한국과 베트남간의 교역은 90년 1억달러를 넘어선후 급속히 신장, 94년에는
10억달러를 돌파했다.

94년 교역량은 11억4천1백만달러에 달했다.

이로써 한국의 베트남수출이 현지 수입시장의 (94년 45억달러)의 5분의 1
이상을 점유하고 있고 베트남의 제3대교역국으로 부상했다.

대베트남수출은 화학 철강 기계등 중화학공업제품이 주를 이룬다.

수입은 농수산물 원면 석탄 고철등이 대부분이다.

양국교역이 전형적인 산업간 분업양상을 보이고 있는 셈이다.

최근들어 베트남의 저임금노동력을 이용한 한국기업의임가공진출이 활발해
지면서 봉제 의류등 경공업제품수입도 점차 증가하는 추세다.

교역수지면에서는 양국간 산업발전격차로 인해 한국의 흑자규모가 90년
8천4백만달러에서 94년 9억1천4백만달러로 확대됐다.

한국기업의 베트남투자도 매년 빠른 속도로 늘고 있다.

투자규모는 94년 2월말현재 한국은행허가기준으로 총1백11건 4억4천1백만
달러에 이르고 있다.

이에따라 한국은 대만 홍콩 싱가포르등에 이어 베트남의 제4위 외국투자국
위치를 차지하고 있다.

업종별로는 조립금속 섬유의복등 베트남이 선호하는 제조업이 투자를 주도
하고 있다.

의류 자수 완구등을 포함한 봉제 의류가 17건으로 건수면에서는 가장 많고
투자금액은 2천2백만달러에 달한다.

다음으로 신발이 14건, 가방이 10건, 서비스업이 9건등이다.

지역별 투자건수에서는 호치민시에 대한 투자가 가장 많다.

대규모프로젝트는 대부분 수도 하노이에 치중돼있다.

이는 베트남의 내수시장을 지향하는 대규모프로젝트는 경제적으로 낙후된
수도권에 투자함으로써 경영관리상의 이점을 추구하고 우회수출을 목표로
하는 중소기업들은 사회간접자본이 비교적 나은 호치민시와 인근지역을
선호하기 때문이다.

대표적인 투자기업으론 포항제철 대우 LG 방림방적 태광산업 쌍용양회등을
들수있다.

베트남은 외국인투자를 유치하기 위해 투자장려분야를 정해놓고 있다.

규모가큰 투자프로젝트, 수출상품생산, 고도기술및 숙련공사용및 잠재력
개발활용을 위한 집중투자, 천연자원및 원료사용분야, 사회간접자본건설
등이다.

포철이 철강생산프로젝트에 참여했고 대우가 비지니스센터를 세웠으며
방림방적이 직포공장을 건설한 것도 이같은 장려분야에 대한 진출로 볼수
있다.

베트남은 한국의 교역협력국으로서 잠재력이 큰 나라로 평가되고 있다.

한국상품에 대한 수입수요가 지속적으로 늘 전망이기 때문이다.

베트남정부는 2000년까지 연평균 8%정도의 경제성장목표를 설정해 놓아
7천만인구의 구매력은 계속 커질수 밖에 없다.

또 공업화및 사회간접자본확충과정에서 자본재및중간재를 확보해야만 하는
상황이다.

베트남으로부터는 석유및 광물수입이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일본의 베트남경제연구소가 추정한 베트남의 광물자원매장량은 원유
50억톤, 석탄 30억-35억톤, 철광석 7억톤, 보오크사이트 30억톤등이다.

이에 대한 한국기업의 개발참여가 활성화되고 있어 수입이 늘어난다는
전망이다.

정부는 베트남과 <>노동및 자본집약적 분야의 산업협력 <>기술수출 <>석유
및 광물자원개발사업참여 <>전력사업참여등에 관심을 갖고 있다.

이를위해 다각적인 지원방안도 마련중이다.

우선 베트남에 대한 공적개발원조(ODA)를 확충, 한국기업의 베트남사회
간접자본건설 참여기회를 넓히고 양국통상장관회담이나 경제공동위원회등을
통해 세제및 금융지원대책을 마련할 방침이다.

이와함께 산업기술연수생을 도입할때 중소기업협동조합중앙회와 협조,
베트남에 대한 우호적인 배려가 이뤄지도록 하고 베트남진출한국기업의
현지사회에 대한 기여도 확대해 나갈 계획이다.

그러나 현재 베트남에 진출해 있는 한국기업의 상당수가 투자상 적지않은
애로를 겪고 있어 이분야에 대한 개선조치가 시급하다는 것이 업계의 지적
이다.

베트남은 사장경제체제로 전환하고 있으나 아직은 과도기여서 각종 무역
제도나 투자제도가 투명하지 못하다.

게다가 각종 제도들이 사전공시도 없이 수시로 바뀌어 업계가 낭패를
보는 일이 비일비재하다.

특정 사업에 진출하거나허가를 받을때 절차가 복잡한데다 제도의 불투명
으로 인해 당담자들에게 가욋돈을 지불해야만 일처리가 빨라진다는게 현지
에서는 공공연한 비밀로 통할 정도다.

이로인해 양국간 교역이나 투자가 급증하고 있음에도 투자자본을 제대로
회수하지 못하는 기업도 적잖은 것으로 알려졌다.

정부도 이같은 문제점을 인식, 통상교섭채널을 활용해 교역및 투자환경개선
을 촉구할 방침이다.

양국간 통상장관회담이나 양국간 경제공동위원회및 현지 상무관의 교섭
지원등을 통해 한국기업의 투자여건을 개선해 나간다는 전략이다.

(고광철기자)

(한국경제신문 1995년 4월 11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