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루몽] (37) 제1부 운우의 정 (37)
습인은 자신의 깊은 곳에서 살점이 갈라지는 듯한 아픔을 느꼈다.
습인은 남자의 성기처럼 생긴 기구를 사용하여 자위행위를 할 적마다
자신의 처녀막이 터지지나 않았나 염려를 하였는데 지금껏 건재했던
모양이었다.
하지만 그토록 지켜왔던 처녀막이 이제 무슨 소용이란 말인가.
앞으로 낭군이 될 남자에게 처녀성을 드리기는 영 글렀지 않은가.
그런데 한차례 통증이 지나가고 난 후 희한하게도 다시금 쾌감이
찾아들었다.
아니, 통증과 쾌감이 교체하는 묘한 상태가 이어졌다.
보옥은 섣불리 파정을 하지 않으려고 애를 쓰며 얕게 전후좌우로
방향을 바꾸어 가며 방아질을 하였다.
그러다가 파정 직전에 이르러 어금니를 악물며 자신의 음경을 습인의
몸에서 쑥 빼내었다.
습인은 자신의 분신 한덩어리가 옥문을 통하여 훌렁 빠져나가는 듯
허전함을 느꼈다.
그리고 다시 자기 몸이 채워지기를 간절히 바랐다.
보옥이 부스스 일어나더니 방 구석으로 가 거기에 놓여 있는 등잔불을
들고 왔다.
그 등잔불로 습인의 허벅지를 비추어보고 자신의 사타구니를 비추어
보았다.
과연 습인의 허벅지와 보옥의 사타구니,그리고 깔려 있는 평상의
요에도 붉은 핏자국이 묻어 있었다.
습인은 조심스럽게 몸을 움직여 마른 수건을 가지고 와 자신과 보옥의
살을 훔치고 요의 핏자국을 닦았다.
하지만 요에는 여전히 얼룩이 남아 있었다.
습인은 요위에 다른 마른 수건을 깔아 핏자국이 더이상 배어들지 않도록
조치하고는 아까처럼 누웠다.
"이번에는 내가 누울게.네가 내 배위에 올라타" 보옥은 꿈속에서 가경과
시험해보았던 공번접, 즉 춤추는 나비체위를 습인과 더불어 실습해보고
싶었다.
보옥이 요위에 등을 대고 두 다리를 쭉 편채 눕자, 습인이 엉거주춤
보옥의 양 다리위에 걸터앉았다.
그리고는 드 다음 어떻게 할 바를 모르고 보옥을 멍청히 내려다 보고만
있었다.
다른 애무의 동작들은 본능을 따라 자연스럽게 해내던 습인이었지만
이번만은 미숙하기 그지없었다.
"손으로 만져줘"
보옥이 습인의 손을 잡아 자신의 사타구니로 끌어 당기며 지시를
하였다.
그제서야 습인이 한 손으로 보옥의 음경을 애무하기 시작했다.
약간 처져 있던 그것이 습인의 애무로 다시 되살아나 단단해졌다.
"조금 엉덩이를 들고 그래, 그런 자세로 넣어봐"
습인은 보옥의 지시를 따라 공번접의 체위를 완성하였다.
(한국경제신문 1995년 4월 7일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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