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러니까 천지가 생겨날 때 뿌려진 애정의 씨가 여기 저기서
자라나 남녀들의 마음을 애타게 한다 이거군요.

홍루몽 열두 곡도 이런 애타는 마음을 담고 있겠네요"

습인은 그 내용들이 짐작이 되는 듯 자기 가슴을 손으로 한번 쓸어
내렸다.

"이제 홍루몽곡 이야기는 이 정도로 하고, 경환 선녀가 자기 동생
가경에게로 나를 인도하여 운우지사의 비밀을 가르쳐준 이야기를
해야겠군"

보옥은 서둘러 홍루몽곡 이야기를 건너뛰려 하였다.

그러자 습인이 슬그머니 보옥의 허벅지 부분을 누르며 홍루몽곡
이야기를 더 들려달라는 표정을 지어 보였다.

그 바람에 습인의 새끼손가락이 보옥의 귀두부분을 살짝 건드렸다.

새끼손가락이 스쳐지나갔는 데도 그 물건이 꿈틀꿈틀 더욱 성을
내었다.

보옥은 습인의 열 손가락이 자신의 음경을 애무한다면 까무러칠지도
모른다는 생각을 얼핏 하였다.

꿈속에서 가경이 그런 애무를 해주었을 때도 너무나 좋아 두 다리를
버둥거리며 헉헉거리지 않았던가.

"홍루몽곡 이야기를 조금만 더 해주세요. 제일곡 이야기만이라도"

습인이 손을 보옥의 허벅지에서 떼는 척하며 오히려 손바닥이
음경부분을 스치며 건드리도록 하였다.

보옥은 그 감촉을 견디지 못하고 자기도 모르게 오른손으로 습인의
손을 허겁지겁 쥐고는 사타구니를 꾹 눌렀다.

이제 습인의 손바닥 전체가 보옥의 음경을 덮어 누른 꼴이 되었다.

습인은 손을 빼낼 수도 없어 얼굴이 뜨뜻해지기만 했다.

그러면서 습인은 손바닥으로 보옥의 음경이 꼼지락거리며 한껏 살아나
꿈틀대는 감촉을 느꼈다.

보옥이 이제는 더 이상 못참겠다는 듯이 습인의 저고리를 벗기기
시작했다.

처음에는 경환 선녀가 운우지사의 비밀을 가르쳐준 대목까지 이야기한
연후에 습인의 옷을 벗기려고 했는데, 옷을 벗겨가면서 나머지 이야기를
해도 될것 같았다.

"제일곡 말인가? 금과 옥의 인연이 나무와 돌의 인연만 하겠느냐는등,
나도 잘 모르는 가사 투성이였어.

그리고 아내의 정성이 나무랄데 없지만 답답한 가슴을 씻어내리기에는
부족하다는 가사도 있더군"

"금과 옥의 인연? 나무와 돌의 인연?"

습인이 뭔가 생각하는 것 같더니 끝내 입을 다물었다.

"왜 갑자기 말이 없느냐? 그 제일곡 노래는 무슨 의미인것 같으냐?"

보옥은 이상하게 초조해져서 약간 언성을 높이며 물었다.

"결혼 생활에 만족하지 못하는 어떤 불행한 남자의 운명을 노래한것
같군요. 그 정도밖에"

(한국경제신문 1995년 4월 1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