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3년말 영화 "투캅스"가 개봉됐을 때 사람들은 기대반 우려반으로
극장을 찾았다.

경찰을 주인공으로 한 코미디영화가 만들어진 것도 신기한데 제작사
마저 낯설었기 때문. 그러나 영화속의 "한심한 경찰"은 전국에서 무려
85만명의 "선량한 백성"을 웃음보따리속으로 몰아넣었다.

한국영화사상 두번째로 많은 관객을 동원한 이 영화가 바로 강우석
프로덕션의 창립작품이자 감독 강우석(35)을 제작자로 성공시킨
도화선이었다.

이듬해 그는 "마누라죽이기"를 내놓으며 흥행행진을 계속한다.

관객은 34만명.

지금은 신세대미시족의 얘기를 그린 "엄마에게 애인이 생겼어요"를
제작하고 있다.

5월초 개봉예정.

"영화는 재미있어야 합니다. 재미는 작품성과 흥행성이 함께
갖춰져야 가능한거죠.

외국영화에 관객이 몰린다고 원망할게 아니라 우리도 좋은작품을
만들어야죠"

그는 우리영화가 해외에서 반짝관심을 끌고 마는 이유도 지나치게
한국적인 것을 내세운 나머지 어둡고 칙칙한 사극으로만 승부하려는
관행때문이라고 지적한다.

"서양사람눈에 이런 영화는 중국이나 일본영화와 비슷하게 비칩니다.

그들은 오히려 태권도영화가 왜 없느냐고 물어요.

생활주변소재로 세계인이 웃고 울수있는 영화를 만드는게 중요하죠"

그는 또 방화수출을 위해 메이저배급사가 생겨야한다며 대기업의
참여는 영화산업의 국제경쟁력 강화 중심으로 이뤄져야한다고
강조한다.

"대우와 손잡고 처음 만든것이 "미스터 맘마"였죠. 지금도 협력관계를
유지하고 있어요.

영화제작을 제품생산처럼 여기는 일부기업의 태도는 바뀌어야 합니다.

1년에 1편이라도 세계와 겨룰만한 "큰영화"를 만들고 수출배급등
마케팅도 국제적이어야 대기업 참여의 의의가 있는거죠"

일본영화에 대해 그는 "극영화의 수준은 낮지만 에로물과 만화영화는
위협적"이라며 나름의 노하우가 있는 만화영화를 육성하는등 종합적이고
실질적인 진흥책이 나와야 한다고 말한다.

"정부지원은 즉흥적이고 단발성이어서 별도움이 안됩니다.

영화를 서비스업에서 제조업으로 조정한 뒤 금융.세제면에서 더 불리
해졌어요"

그래서인지 그는 요즘 국내보다 해외에 거는 기대가 더 크다.

14일부터 5주간 미국LA에서 강우석감독주간이 열리는 것을 비롯
할리우드의 그에 대한 관심이 각별한 까닭이다.

그는 이 기간중 "행복은 성적순이 아니잖아요" "누가 용의 발톱을
보았는가" "미스터 맘마" "투캅스" "마누라 죽이기"등 대표작을 통해
세계영화의 메카에 한국영화의 미래상을 제시하게 된다.

< 고두현 기자 >

(한국경제신문 1995년 4월 1일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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