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둑의 도는 하늘과 땅의 둥글고 모단 형상속에서 흑과 백의 음.양이
움직이는 오묘한 이치가 있고, 인생의 흥망 성쇠가 모두 여기에 있다.

그 도를 거스르지 않는 사람만이 인으로 지키고, 의로서 행하며, 예로서
질서를 정하고,지로 사리를 판단하는 것이다.

한치의 오차도 허용하지 않는 바둑의 냉철함이란 어떤 경우에도 서두르거나
당황하지 않게하는 침착함과 어느 단면보다는 전체를 보게 하는 상황
판단력, 세가 불리할때는 대의를 생각하여 일보후퇴하는 순간의 인내력이
요구되는 점을 볼때 필자의 전공인 수학이나 조금은 급한듯 하면서도 느긋한
성격과 상통하는 점이 있어 대학시절 걸음마를 시작하였다.

흥국생명 기우회는 지난 83년 바둑을 애호하는 본사 근무직원 50여명으로
태동하여 현재 79명의 회원을 확보하고 있다.

긴 연륜에 비하여 회원수가 크게 증가하지 못하고 있는 것은 지방 발령의
경우 지역적인 문제로 자연 탈퇴가 되고,바둑의 정석은 쉽게 터득되는 것이
아니기에 새롭게 시작한다는 것은 많는 어려움이 따르기 때문이다.

기우회에서는 매년 봄, 가을 2회에 걸쳐 사내 친선 바둑대회를 개최해
오고 있으며 93년부터는 연 3회씩 개최하고 있고, 지난 3월11일에는 전
임직원의 성원하에 제25회 바둑대회를 개최하였다.

말이 통하지 않는 이국인 끼리도 바둑을 두면 마음이 통한다는 수담이란
말이 있듯이, 회원 모두가 끈끈한 정으로 뭉쳐지고, 바둑인의 기본자세인
인,의,예,지를 겸비하여 회원 모두가 회사내의 맡은바 업무처리에도
빈틈없이 임하고 있는것이 필자로서는 더욱 마음이 든든하다.

기우회에는 아직 프로에 입단하지는 못했지만 포로수준에 속하는 회원으로
박재성 투자증권 팀장, 최선홍 소장, 이인석 대리, 홍석표 주임, 강신창
주임, 황춘일 사원등이 있으며 틈틈히 바둑의 도를 연마하여 각종 직장인
대회에서 좋은 성적을 올리고 있다.

이 자리를 빌어 회원 여러분의 협조와 기우회 간사인 류규형 과장의
노고에 감사의 말을 전한다.

아직 사내에 써클룸이 없이 정기대회를 제외하고는 별도의 모임을 갖지
못하고 있지만 신임회장으로 취임하게될 신재근 차장(보전부)은 벌써부터
신임 회원의 대대적인 유치와 야외 바둑대회 개최를 구상하고 있어 새로운
도약을 다짐하고 있다.

(한국경제신문 1995년 3월 31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