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이버스페이스는 사이버트라이브(Cybertribe)란 신인류와 사이버컬쳐
(Cyberculture)란 새문화의 등장을 촉진, 사회내에서의 갈등요인으로 작용
하고 있다.

신.구 세대및 문화의 만남에는 갈등과 융화과정이 필연적이기는 하나
사이버스페이스로 인해 초래된 알력은 훨씬 더 격렬하다.

이는 사이버스페이스가 밑거름이 된 디지털사회의 문화가 종래와는 차원이
달라 중년층이상의 기성세대는 거의 경험해 보지 못했으며 상상하기도 힘든
"별천지"여서 단절의 폭이 어느 때보다 큰 탓이다.

사이버스페이스는 돈이 있다고해서 누구나 가볼수 있는 세계는 아니다.

이를 경험하기 위해서는 특수한 장비와 기술이 있어야 한다.

개인용컴퓨터(PC)와 모뎀이 필수적이며 컴퓨터를 다룰수 있는 능력을
갖춰야 된다.

현재 20살 안팎의 젊은이나 그 아래 연령층은 컴퓨터가 보편화된 덕분에
컴퓨터에 익숙해져 손쉽게 사이버스페이스를 여행할수 있는 기본적인 조건은
충족돼 있다.

그러나 나머지 연령층은 사정이 다르다.

80년대중반 PC란 물건이 선보이기 시작할 당시 그 가격은 엄청나게 비쌌다.

특수계층이 아니면 만지기 힘든 고가품이었다.

때문에 중년이상의 연령층은 상대적으로 컴맹율이 높아지는 것은 물론
컴퓨터에 대한 외경심까지 갖고 있을 정도이다.

따라서 웬만큼 노력하지 않는한 사이버스페이스를 구경하지 못한 경우가
허다하다.

사이버스페이스의 원조 나라인 미국도 예외는 아니다.

한 조사결과에 따르면 미국에서 인터넷을 이용하는 인구의 평균연령은
23세로 30세안팎도 인터넷의 주인공과는 거리가 멀다는 사실이 드러났다.

이 조사에서는 또 평균 연령이 빠른 속도로 낮아지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사이버컬쳐의 기저에는 첨단 컴퓨터망을 자유자재로 드나드는 "전자인간"
세대들의 의식구조가 자리잡고 있다.

이들에게는 국경이란 별 의미가 없다.

사이버스페이스는 안방에 있는 컴퓨터 모니터화면 속으로 세계를 들여다
놓는 일을 가능케 한다.

공부방 컴퓨터앞에 앉아 있는 청소년이 지구반대편에 있는 같은 또래
학생들과 대화하는 일이 생기고 있는 것이다.

이 사이버인류의 한 특징은 컴퓨터성 "자폐증"을 보이며 컴퓨터를 잘
다루는 사람을 우상화한다는 점이다.

지난 2년여 동안 미연방수사국(FBI)을 괴롭힌 31세의 컴퓨터해커인 케빈
미트닉의 경우가 이런 상황을 잘 보여준다.

인터넷을 통해 기업의 중앙컴퓨터에 침입, 수천건의 신용카드번호를 훔친
혐의로 지난 2월중순 체포돼 법정에 서게된 그를 어린 팬들은 "디지털
로빈후드"등으로까지 표현하고 있다.

심지어는 그를 미대통령후보로 내보내자는식의 이야기도 있어 기성세대를
당황하게 만들고 있다.

사이버컬쳐의 충격파는 이 정도로 끝나지 그치지 않는다.

관습등 종래 사회구조를 떠받치는 틀을 뒤흔드는 사례도 생겨나
사이버스페이스로부터 비롯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법률이나 제도를
전면 재검토해야할 판이다.

국제사회에서의 변화도 불가피하다.

한예로 얼마 있지 않으면 빈국과 부국의 이름이 바뀔 가능성도 있다.

비슷한 인구를 가진 독일과 멕시코를 비교해 보면 독일은 인구의 절반이상
이 40세를 넘었다.

반면 멕시코는 20세미만 인구가 50%를 웃돈다.

미래사회를 주도할 인구분포란 측면에서 보면 양국의 위치가 바뀌지 말라는
법이 없다.

사이버스페이스는 사회 경제등 모든 영역에 영향을 미치고 있다.

따라서 누가 이를 제대로 활용하느냐에 따라 미래사회의 승자와 패자가
갈라진다고 할수 있다.

< 김현일기자 >

(한국경제신문 1995년 3월 29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