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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가지수선물시장이 4월3일부터 개장된다.

오는 12월까지는 시험(모의)시장을 운영한뒤 내년 1월 정식으로 개장한다.

본격적인 파생금융상품으로는 국내 처음으로 도입되는 주가지수선물시장에
대해 증권거래소의 홍인기이사장, 한양증권 이만기사장, 한양대학교 강병호
교수, 한국조세연구원 최흥식연구위원이 참석한 가운데 그 의미와 효용성
등을 좌담회를 통해 들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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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회 : 양봉진 증권부장 ]]]

<>사회=주가지수선물시장의 도입으로 우리나라에도 마침내 파생금융상품
시대가 열리게 됐읍니다.

우선 주가지수선물시장 개설의 의의부터 짚어볼까요.

<>홍인기이사장=준비는 오래전부터 시작됐지만 주가지수 선물을 위한 증권
거래법 개정시기를 기준으로 한다면 만7년7개월만의 결실입니다.

87년 11월 증권거래법이 개정된이후 많은 어려움과 우여곡절이 있었읍니다
만 거래소가 적극적으로 추진해 4월3일 우선 시험시장을 개설하게 됐읍니다.

파생금융상품은 이제 피할수 없는 시대조류입니다. 주가지수선물시장의
개설은 이런 흐름에 적극적으로 동참해 나가자는데 그 의의가 있습니다.

특히 최근 발생한 영국 베어링스사의 파산이후 파생상품의 리스크에 대한
인식이 높아지고 있는 시점이어서 시장개설은 특별한 의미가 있다고 보여
집니다.

<>이만기사장=그동안 기관투자가들은 물론 일반투자자들도 선물시장의
미비로 현물시장에서 불가피하게 직면하게 되는 리스크를 최소화할 수있는
수단이 없었읍니다.

이제 주가지수선물시장의 개설로 시장위험을 다소나마 헤지할 수있을
것같습니다.

<>강병호교수=우리나라에서도 주가지수선물시장을 개설할 수있는 여건은
충분히 갖춰져 있다고 봅니다.

증권거래소에서 거래되는 주식의 거래규모는 세계6위입니다. 그리고 시가
총액은 세계 13-14위에 이르고 있읍니다.

전세계에 주가지수선물시장을 개설한 국가가 34개국이나 된다는 점에서
보면 주가지수선물 도입이 늦은 감마저 있습니다.

파생시장으로 금리 통화선물도 생각할수 있으나 지수선물을 먼저 도입
하는게 안전하다고 생각됩니다.

<>최흥식연구위원=주가지수선물시장의 개설은 주식투자자들에게 시장위험을
줄일 수있는 수단과 장을 제공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읍니다.

즉 현물시장에서 분산투자를 통해서도 회피하기 어려운 시장의 체계적인
위험을 헤지할 수있다는 효용성을 주목할 필요가 있습니다.

<>사회=도입의 명분이나 당위성에 대해서도 모든분들이 공감하시는 것으로
여겨집니다.

그렇다면 시장의 실수요자에대한 평가는 어떻게하고 계십니까.

<>홍이사장=증권회사나 은행 기관투자자들이 실수요자가 될 것입니다.
예를들면 이들은 보유하고 있는 증권을 팔고 싶어도 팔수없는 경우가 있을
수 있는데 이럴 경우 주가지수선물은 그 대안으로 이용될 수 있다고 봅니다.

<>이사장=현재 우리나라의 기관화률은 35%선에 이르고 있읍니다. 또 이들이
보유하고 있는 물량도 1백50조원에 달합니다.

따라서 기관투자가들의 실수요는 적지 않으리라 평가됩니다.

<>강교수=기관투자자들뿐아니라 일반기업들도 자사주를 관리하기 위해
선물시장을 이용할 수 있을 것으로 본다면 실수요 잠재력은 적지 않으리라
평가됩니다.

<>최연구위원=외국의 경우와 달리 아직까지 우리나라는 선물시장을 이용
하는 방법과 의욕이 적극적이지 못하고 이에대한 사전 지식도 완벽하게
갖추어져 있는 것같지는 않습니다.

따라서 시장을 개설하면서 동시에 시장을 이용하는 방법까지 제대로 홍보
하고 교육할 필요가 있다고 봅니다.

그래야만 피해가 적을 것입니다.

<>사회=선물시장은 예측을 전제로 합니다. 그러나 현재 우리의 시장은
자율적인 시장메카니즘에 의한 시장이라고 평가하기에는 다소 이른 감이
있다는 지적도 있습니다.

이런 상황에서 선물시장이 효율적으로 운영될 수있을지 의문을 갖는
사람들도 있는데.

<>홍이사장=완전하지는 않지만 다른시장에 비해 그래도 하면 주식시장은
시장원리가 제대로 적용되고 있다고 봅니다.

통화나 금리와 비교해 볼때 주식시장은 훨씬 시장원리가 존중되고 있다고
할수 있읍니다.

또 가까운 일본의 경우와 비교하더라도 우리시장이 더 자율적입니다.
일본에는 최근 PKO라는 용어가 유행하고있는데 평화유지활동이란 뜻이
아니라 "주가떠받치기 원리"라는 의미로 쓰이고 있습니다.

그만큼 정부의 시장개입이 많다는 뜻이지요. 거기에 비하면 우리는 시장이
아주 자율적이라고 할수있읍니다.

<>이사장=다소 미흡한 점이 있긴 하지만 자본시장이 개방되면서 과거에
비하면 시장이 많이 자율화되었다고 봅니다.

선물시장이 개설되면 정부가 개입하고 싶어도 개입하지 못할 것으로
봅니다.

<>최연구위원=시장이 많이 자율화된 것은 사실입니다만 아직까지 더
자율화돼야 합니다.

또 자율화 속도도 빨라져야 합니다. 선물시장은 예측을 전제로 하므로
선물시장이 개설되면 정부의 시장개입을 억제할 수 있는 제도적인 장치로서
의 역할을 담당할 수도 있다고 봅니다.

<>사회=투신사들이 취급하는 펀드와 주가지수선물은 대체관계에 있다고
볼수도 있습니다.

그래서 투신이 있는데 별도로 주가지수선물을 도입해야할 필요가 있느냐는
지적도 있는데 이부분에 대해선 어떤 견해를 갖고 계신지.

<>최연구위원= 주가지수선물과 투신을 비교하면 주가지수선물은 2차적이고
이미 짜여진 포트폴리오에 투자하는 것이므로 관리보수등이 들지않아 투신
보다 거래비용이 싸다는 점이 다르다고할 수있습니다.

그러나 지수선물과 다양한 투신상품이 절대적인 대체재라고 보기는
어렵습니다.

<>사회=지수선물이 성공적으로 안착되게 하기위해 관심을 가질 것이
있다면.

<>이사장=우리회사의 예로들면 전산교육에 많은 신경을 쓰고 있읍니다.
시행착오를 겪지 않도록 만반의 준비를 하고 있지요.

업계가 교육 조직등에도 신경을 쓰고 있는 것으로 압니다. 현재 증권회사
32개사중 2개사를 제외하고는 선물전담팀을 별도로 만들어 시장에 참여할
준비를 하고 있읍니다.

<>홍이사장= 얼마전에 미국 시카고에 가보니 국내 증권회사와 은행등에서
약 1백50명의 직원이 나와 연수를 받고 있더군요.

거래소에서는 지난해 60여명의 직원을 해외연수 시켰읍니다.

<>강교수=실적이 우수하다고 딜러에게 성과급을 주는 일은 자제해야할
것으로 봅니다.

주가지수선물시장을 개설하는데 대체로 많은 준비를 하고 있는 것
같읍니다만 한가지 우려되는게 사실 있읍니다.

그것은 선물시장이 발달하면 그 반작용으로 현물시장이 영향을 받을 수가
있다는 점입이다.

선물시장은 투기적인 요소가 많기때문에 투기적인 수요자들이 선물시장으로
이동할 가능성이 있기 때문이지요.

현물과 선물을 동시에 살릴수 있는 방안도 조심스럽게 강구돼야할
것입니다.

<>홍이사장=선물시장을 도입하면 현물시장의 가격진동폭이 커진다는 의견과
작아진다는 의견이 상반되어 나오고 있으나 대부분 커진다는 쪽으로
기울어져 있는 것이 사실입니다.

마찬가지로 선물시장이 개설되면 현물시장에서 상당한 수요자들이 선물
시장으로 옮겨갈 것이라는 주장과 선물시장과 현물시장의 참여자들이 동시에
늘어날 것이라는 주장도 있읍니다.

어찌됐건 두시장이 균형발전되는 일이 중요하고 따라서 현물시장과 선물
시장을 모두 관장하는 거래소로서는 이에대한 준비를 충분히 할 계획입니다.

<>사회=베어링사건을 계기로 레버리지(지렛대효과)에 대한 관심이
높습니다.

외국에서는 증거금을 높이는 경향이 있읍니다. 우리나라의 경우 증거금을
15%로 정하고 있는데 적정한 수준이라고 보시는지요.

<>강교수=미국의 경우 증거금을 거래종류에 따라 달리 적용하고 있읍니다.
헤지거래와 차익거래 투기거래등으로 구분하고 있지요.

하지만 우리시장에서 이를 나누어 차별적으로 적용한다는 것은 어려운
일입니다.

당분간 현재의 계획대로 하는게 바람직하다고 봅니다.

<>최박사=가격제한폭의 2-3배수준으로 되어있는 상황이므로 15%는 그런대로
적정한 수준이라고 생각합니다.

<>사회=선물에 관한한 흔히들 파생상품의 헤지기능만이 강조되는 가운데
그에따른 "숨은"비용등은 무시된채 논의되는 경향이 있습니다.

보다 건전한 주가지수 선물시장의 발전을 위해 유의해야할 점이 있다면.

<>홍이사장=최근 미국은 일본에 대해 원가주의를 싯가주의로 변경할 것을
요구하고 있는등 국제간의 회계전쟁이 일어날 가능성에 대비해야 한다고
봅니다.

조만간 선물회계에 싯가주의를 적용하는 문제가 미.일간에 큰 이슈로
등장할 것같은데 우리도 이에 대비해야 한다고 봅니다.

<>강교수=공시제도와 주가감시시스템도 강화돼야 할 것입니다. 또
베어링스사례에서도 보았듯이 최고경영자는 선물거래에 관한한 직원들에게
권한을 위임하지 말고 직접 챙겨야 하리라 봅니다.

< 정리=박주병기자 >

(한국경제신문 1995년 3월 27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