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쿄에서 북동쪽으로 약30km 떨어진 나라시노시에 자리잡은 다이에이의
쯔다누마점.

다이에이의 2백10여개 전점포중 단일점포로는 최고의 매출액을 자랑하는
이곳 5층의 전기용품매장에서는 대형유통업체의 막강한 바잉파워를
바탕으로 한 가격파괴의 돌풍이 맹위를 떨치고 있다.

다이에이가 붙여놓은 산요TV14인치의 판매가격은 정상소비자가
2만8천8백엔에서 17%가 할인된 2만3천9백엔.1백20분짜리 소니녹음테이프
2개묶음에는 25%가 할인된 5백90엔의 가격표가 붙어있다.

그러나 다이에이가 PB(자체상표)로 내놓은 동종제품에 잠시 눈길을
돌려보면 이들 내셔녈브랜드(NB)제품은 가격경쟁에서 도저히 다이에이
제품의 적수가 되지 못한다는 것을 한눈에 알수 있다.

다이에이가 자체상표 "콜티나"의 브랜드로 판매중인 14인치TV와
"세이빙프라이스"라는 이름으로 내놓고 있는 녹음테이프의 가격은 각각
1만7천8백엔과 4백98엔.

TV 한품목만 봐도 산요제품보다 무려 25%가 싸지만 녹음테이프는 5개
1묶음을 이값에 팔고 있어 개당 가격이 소니의 약3분의1수준까지
내려가고 있다.

일본유통업계의 "가격 끌어내리기"경쟁은 다이에이가 아닌 다른 업체의
매장에서도 얼마든지 찾아볼수 있다.

"탑밸류"라는 이름의 PB상품을 판매중인 쟈스코는 식품의 경우 마요네즈,
간장,토마토케첩,생수에서 캔음료에 이르기까지 초염가의 상품을 무더기로
내놓고 있다.

탑밸류 브랜드가 붙은 간장의 가격은 1 들이가 사가미하라점에서 1백58엔
으로 기코망의 2백58엔보다 39%가 싸며 5백g짜리 토마토케첩은 델몬트제품
의 2백68엔보다 34% 싼 1백78엔의 가격표가 붙어있다.

값이 싸다고 품질이 떨어지는 것도 아니다.

쟈스코는 제품안내문에 "이제품은 당사가 품질관리에 만전을 기한 것"
이라는 설명을 곁들여 소비자들에게 자사 PB상품에 대한 신뢰를 심어주고
있다.

회사원 아오야마(여)씨는"일본소비자들의 구매행동은 과거의 브랜드
지향에서 가격을 우선시하는 스타일로 바뀌었다"고 밝히고 자신도 값이
훨씬 저렴한 유통업체의 PB상품을 안심하고 구입한다고 털어놓고 있다.

제조업체를 곤혹스럽게 만들고 있는 가격파괴바람은 90년대초부터
부쩍 각광을 받기 시작한 디스카운트스토어외에도 GMS(종합양판점),
홈센터,파워센터등 다양한 신업태의 출현이 한꺼번에 맞물리면서
앞으로도 상당기간동안 그위력을 더해 갈 것으로 전문가들은 관측하고
있다.

일경유통신문이 지난해 3천명의 성인남녀를 대상으로 실시한 소비자
조사에서 응답자들은 "수입이 10%감소할 경우 디스카운트스토어 등
염가매장을 이용하겠다"고 밝혀 특별한 변수가 없는한 가격파괴업태는
고성장가도를 질주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전문가들은 하지만 백화점의 부진과 메이커의 가격결정권 약화등
유통시장안팎의 변화가 가격파괴바람을 앞세운 신업태에 유리하게
전개되고 있음에도 불구,신업태의 성장에 걸림돌이 되는 난제 역시
적지않다고 지적하고 있다.

"박리다매의 한계와 동종업태간의 경쟁격화로 어떤 의미에서는
가격파괴의 선두주자인 할인점업 내부에서도 이미 도태가 시작되고
있다고 보아야 한다.

승패의 관건은 양질의 상품을 저렴한 값으로 얼마나 다양하게 조달하고
제반경비를 어느선까지 낮추느냐에 달려 있다" 우라오 쇼고후나이연구소
프로젝트본부장은 경쟁업체의 추격을 봉쇄할수 있는 저가,양질의 PB상품
개발과 물류,점포운영비등의 압축만이 가격파괴업태의 활로를 보장한다고
단언하고 있다.

디스카운트스토어의 PB상품 판매비중은 현재 36%에 머물고 있지만
제조업체와의 마찰을 최소화하면서도 고객을 대량으로 끌어모을수
있는 상품이 앞으로 더많이 나오지 않으면 안된다는 설명이다.

핫도리 요시노부일본경영연구센터사장은 유통전쟁에서 앞으로 승자가
될 업태를 CVS(편의점),소품종의 상품을 집중취급하는 일부전문점,우수한
디스카운트스토어및 쇼핑센터등의 4가지로 점치고 있는 상태.

나카우치 이사오 다이에이회장조차 오는 2010년이면 상품가격이 현재의
2분의 1까지 낮아질 것이라는 극단적 전망을 내놓고 있는 현재의 급격한
가격파괴돌풍 속에서 할인점을 중심으로 한 신업태의 자리매김이 어떤
형태로 귀결될지 관심거리가 되고 있다.


(한국경제신문 1995년 3월 24일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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