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슨을 따라 잡아라"

지난해 아모코는 대형석유회사중 수익성부문에서는 1위자리를 차지했지만
지난 5년간 연평균자기자본이익률은 11.4%로 오랫동안 수위를 지켜온 엑슨에
여전히 3%포인트가 뒤처졌다.

그러나 올해는 기필코 선두자리를 탈환하고야 말겠다는 의지를 새롭게 하고
있다.

아모코가 지난해 300억달러의 소득을 거둔것은 로렌스 풀러회장의 결정적인
공헌이 있었기 때문이다.

풀러회장은 전기공학자인 아버지밑에서 부자는 아니었지만 부족한 것이
없이 자라온 코넬대학출신의 수재였다.

당시 그가 공부하던 화공학은 100여명의 입학생가운데 35명만이 학교를
졸업했을 만큼 교육과정이 어려웠다.

그 힘든 과정을 그는 장학생으로 학교를 마쳤다.

"사립학교출신의 수많은 학생들과 부대끼면서 경쟁하는 법을 배웠다"

풀러회장 스스로 자신의 강한 승부욕이 학생시절부터 몸에 밴 것임을 시인
했다.

그가 수익성이 나는 사업을 찾아낸다음 거기에 투자하는 전략은 화학제품
부문을 보면 금방 알수 있다.

지난 91년이래 그는 낡은 화학제품생산라인을 폐기하고 17억달러를 들여
성장속도가 빠르고 수익성이 높은 라인을 건설해왔다.

한 예로 세계시장의 40%를 아모코가 차지하고 있는 폴리에스테르와
파락시린(PX), 순수 테레프탈산(PTA)등이, 특히 아시아시장에서 수요가
크게 늘자 그는 싱가포르 인도네시아 대만등과 함께 새로운 PX, PTA공장을
짓기 위해 20억달러를 투자하고 있다.

풀러가 지난 91년 불황기에 회장에 올랐을때 화학부문은 고작 6,800만달러
를 벌어들이는데 그쳤지만 지난해에는 무려 5억7,400만달러의 순이익을
화학제품에서 거둬들였다.

오는 97년에는 8억3,800만달러로 늘어 11%인 화학제품의 투자자본 수익률이
17%까지 증가할 것으로 석유업종 분석가들은 예상하고 있을만큼 사업전망이
밝다.

풀러는 지난해 7월에는 익스플로레이션&프러덕션, 리파이닝&마케팅,
케미컬등 아모코의 세 회사를 17개의 독립적인 사업단위로 개편하면서 경비
절감에 착수했다.

풀러의 기업구조개편에 대해 천연가스사업담당인 레베카 맥도널드사장은
"많은 기업들이 기업재구축을 한다. 중요한 것은 그 다음에 무엇을 하느냐
하는것"이라며 반론을 제기하기도 했다.

그러나 그 개혁으로 아모코는 올해말까지 노동력의 8%를 절약해 종업원을
총 4만3,000명으로 유지할수 있을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천연가스가격하락과 정유상의 문제등에도 불구하고 아모코는 지난해 93년
보다는 부진하지만 18억달러를 벌었다.

증권분석가들은 올해는 수입이 16%가 증가해 20억달러에 달할 것으로 보고
있다.

이렇게 될 경우 자기자본이익률이 14.3%에 달해 엑슨보다 높아지게 된다.

풀러는 지난 1월 1주당 연간배당금을 2.2달러에서 2.4달러로 올렸는데
이같은 배당금증액 또한 그가 회장이 된 이후 처음이다.

이것이 바로 그와 아모코가 갖춘 경쟁력을 확신케하는 강한 징표이다.

< 이창호기자 >

(한국경제신문 1995년 3월 20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