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상희 신임회장을 맞은 기협중앙회는 요즘 매우 바쁘다.

집무실을 포함 접견실까지 3개이던 회장실을 1개로 줄이고 임원실을 폐쇄해
일반 사무실로 돌리는등 사무실 개조작업이 한창이다.

박회장의 취임 첫 지시가 임원사무실을축소하라는 것이어서이다.

그는 또 기협의 어려운 살림을 감안,일체의 판공비를 쓰지 않겠다고
밝혔다.

그대신 기협을 그야말로 중소기업을 위한 단체로 탈바꿈 시키겠다며 대단한
의욕에 넘쳐 있다.

그는 앞으로 재임기간 3년동안기협을 "끝까지 물고 늘어지는 근성있는
단체" "현장을 제대로 아는 단체"로 바꾸겠다며 기협이 구태에서 벗어나
젊음의 패기를 갖춘 새로운 단체로 탄생시킬 것임을 선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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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대담 = 이기한 < 산업2부장 > ]]]


-경제4단체장중에 가장 나이가 어리신데.

<>박회장=젊다는 것은 좋은것 아닙니까. 제가 회장에 당선되자 일부신문
에서 40대 돌풍이라고 썼더군요.

저도 중소기업계에 돌풍을 일으키겠습니다.


-취임일성으로 밝히신 근성있는 단체란 무슨 뜻입니까.

<>박상희회장=제가 바깥에서 본 기협의 가장 큰 문제점은 정부와 대기업에
건의만하지 그 건의가 제대로 받아들여지고 이행되는지를 추적하는 역할을
거의 안하고 있다는 점입니다.

예를 들어 상업어음할인원활화를 건의해도 창구에서 제대로 할인이 되는지
파악하는 기능을 거의 수행하지 못하고 있어요.

이러다보니 연간 건의건수는 수백건이 되고 정부도 나름대로 중소기업을
위해 일한다고 하지만 중소기업인들은 피부로 느끼고 있지 못합니다.

끝까지 파고 들어 창구에서 실행되는지 여부를 철저히 가려낼 작정입니다.


-주로 어느부분에 중점을 두실 것인지요.

<>박회장=크게 두가지 나눠 정부정책과 대기업관련부문에 중점을
두겠습니다.

예를 들어 정부정책의 경우 자금 인력 입지등 여러분야의 중소기업관련
정책을 파악해 제대로 시행되는지를 따져볼 계획입니다.

지난달에 발표된 중소기업 9대시책도 마찬가지입니다. 정부의 정책이
제대로 시행되기만 하면 중소기업문제의 상당부분은 해결될 것입니다.


-대기업과 관련돼서는.

<>박회장=하도급관계입니다. 대금은 당초 계약한 대로 받고 있는지 또
제때받고 있는지를 파악할 계획입니다.

중소기업이 자금난을 겪는 원인중의 하나는납품대금을 제때 받지 못해서
입니다.

물건을 많이 팔면 뭐합니까. 대금을 적기에 못받으면 쓰러질수 밖에
없어요.

특히 법에 물품대는 60일이내에 지급토록 돼있고 이를 넘길때는 적정
이자를 물도록 하고 있는데 이들이 제대로 지켜지고 있지 않습니다.


-하도급 관계가 더 불편해지지 않을까요.

<>박회장=절대 그렇지 않을 겁니다. 대기업중 상당수는 법정기일보다
오히려 앞당겨 주기도 하고 중소기업과의 동반자입장에서 기업을 운영하려고
힘쓰는 것을 잘알고 있습니다.

특히 기술개발등은 대기업이 주도하고 개발된 기술을 하청중소기업이
활용하는등 공조체제를 갖춰야 경쟁력을 갖출수 있습니다.

전체적으론 대기업과 중소기업이 협조하고 함께 보조를 맞춰야 한다는데는
이론의 여지가 없어요.

하지만 일부 대기업들이 대금지급을 부당하게 늦추거나 하는 것은 중소
기업에게 말할수 없는 어려움을 주는 것이어서 당연히 시정돼야 합니다.


-중소기업의 어려움을 제대로 건의하고 시행을 점검하려면 기협 직원들이
현상을 정확하게 파악하는 눈을 갖고 있어야 할텐데요.

<>박회장=맞습니다. 제가 알기로는 기협직원들의 자질은 우수합니다.
또 그들은 중소기업관련 정책과 법에 대해 전문가라고 할수 있어요.

한가지 아쉬운 점은 현장경험이 거의 없다는 점입니다. 그러다보니 자칫
현실과는 괴리된 건의를 할수 있습니다.

또 중소기업 정책이나 각종 시책은 시의적절해야 효과를 거둘수 있습니다.
대책이 늦어지면 약효가 떨어지는게 당연합니다.

따라서 저는직원들을 중소기업의 현장에서 보름이고 한달이고 직접
근무토록 하는 방안을적극 추진할 생각입니다.

자금담당자는 직접 중소기업 직원들과 은행을 찾아다니며 무엇이 문제인지
를 파악하고 인력담당자는 노무과에 근무하며 인력부족의 실태를 몸소 체험
하라는 것입니다.

그래야 정부관계자들과 얘기해도 살아있는 대책을 논의할수 있을 것입니다.


-기협조직의 개편을 추진 직원들이 다소 불안해 하는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박회장=3실11부 1담당제로 운영되고있는 조직을 팀제로 바꾸고 공제기금
대출업무등 본부의 업무를 지회로 대폭 이양할 계획입니다.

이와관련 직원의 감원같은 것은 없습니다. 설혹 인원이 남아돌 경우 새로운
업무를 찾아 이들에게 맡길 것입니다.


-중소기업이 경쟁력을 확보할수 있는 방안은.

<>박회장=최근의 연쇄부도사태는 결국 중소기업의 경쟁력이 약해서 생기는
현상입니다.

어떻게 중소기업들이 국제무대에서 경쟁력을 확보토록 할 것인가가 가장
큰 문제입니다.

그 해결책으론 정부가 구조조정사업에 과감하게 지원해야 합니다. 예를
들어 구조조정자금을 대폭 확충해 중소기업의 체질을 강화하고 사양산업에서
유망산업으로 업종을 바꾸는 기업에겐 정리자금을 지원해 신속히 경쟁력있는
업종으로 전환토록 유도해야 합니다.

중소기업 힘만으로론 업종을 바꾸는 것이 힘듭니다. 정부의 지원이 절실한
분야지요.

또 정보부족입니다. 중소기업은 기본적으로 먹고 살기 바쁩니다. 세계의
빠른 변화를 제때 파악하기 힘듭니다.

이런 중소기업에게 기술및 경영정보를 적기에 공급 중소기업이 경쟁력을
갖는데 온힘을 쏟겠습니다.


-경쟁력확보를 위해선 원활한 자금확보가 필수적인데 어떤 대책이 필요
하다고 보십니까.

<>박회장=중소기업은 특성상 은행에 의존할 수밖에 없습니다. 직접금융을
활용하기 힘들고 그렇다고 이자가 비싼 제2금융권을 많이 이용해선 경쟁력을
확보할수 없습니다.

결국 은행대출을 중소기업에게 많이 해줘야 하는데 이는 정책적으로 해결
할수밖에 없습니다.

즉 대기업은 가급적 주식시장이나 회사채등 직접금융시장을 통해 자금을
조달토록 강력히 유도하고 은행돈은 중소기업에 많이 지원해야 합니다.

저는 담보없고 신용없는 기업에까지 무리하게 지원해 달라는 얘기가
아닙니다.

이들 조건을 갖춘 기업중에서도 은행에서 자금을 제대로 끌어쓰지 못하는
업체가 많습니다.

같은 조건이라면 대기업보다 중소기업에 자금을 우선 지원토록 하는 금융
관행의 개편이 시급합니다.

대기업들은 자금조달창구가 얼마든지 많으니까요. 기협 스스로도 중소업체
에 대한 자금공급에 적극 나설 생각입니다.


-기협이 할수 있는 자금공급방안은 어떤게 있겠습니까.

<>박회장=대표적인게 중소기업팩터링회사를 만드는 것입니다. 3백억원의
자본금을 갖춘 팩터링회사를 발족시킬 계획입니다.

그러면 10배인 3천억원까지의 상업어음할인을 해줄수 있을 것입니다.
자본금의 원활한 확보를 위해 제가 운영하는 기업체에서도 약 50억원정도
출연할 생각입니다.

상업어음을 원활히 할인하면 영세업체들의 자금난은 어느정도 숨통이
트일 것입니다.


-지난번 공약을 보니 기협의 재정자립을 어느 후보보다 강조하셨는데
구체적인 복안이 있습니까.

<>박회장=그건 충분히 가능하다고 봅니다. 저는 몇가지 방안을 모색하고
있습니다.

우선 기협이 자체 수익사업을 벌이는 것입니다. 광고전광판 사업도 한방안
이라고 볼수 있습니다.

또 기협회관을 최대한 활용하는 것입니다. 지금 제가 추진하는 임원
사무실축소도 여유공간을 임대로 돌리는등 최대한 활용하자는 취지입니다.

현재 기협은 연간 예산의 40%인 40억원을 정부로부터 지원받고 있는데
이정도는 기협 스스로 해결할수 있다고 봅니다.


-부회장등 새집행부 구성은 어떤 기준으로 할 생각입니까.

<>박회장=우선 협동조합이사장 30명정도로 개혁특별위원회를 만들 생각
입니다.

이 위원회를 통해 부회장을 천거받아 능력있는 사람 5명을 부회장에
앉힐 계획입니다.

부회장은 대단히 중요한 자리입니다. 선거때의 공과는 일절 반영하지
않겠습니다.

그리고 중요한 회의참석을 비롯, 주요 업무는 부회장에게 대부분 맡길
작정입니다.

대신 새로운 사업구상과 현장파악 중소기업인과의 대화등에는 제가
뛰어다니겠습니다.

중소업계 저변에 흐르는 문제점과 요구사항을 적시에 파악해 기협활동에
반영하는 일에는 제가 앞장서겠다는 것이지요.


-맨손으로 창업한지 16년만에 기업체 7개를 거느린 기업가로 성장하셨는데.

<>박회장=작은일에 최선을 다하자는 좌우명으로 열심히 일해왔습니다.
열심히 하다보니 돈도 벌리더군요.

국민은행을 그만두고 28세때 서울 문래동에서 직원 2명으로 철강도매업을
시작할때나 지금이나 저는 항상 작은일에 열심히하자는 생각으로 임해
왔습니다.


- 즐기시는 운동은.

<>박회장=골프를 하고있습니다만 최근에는 시간이 아까워 나가지 못하고
있습니다.

앞으로는 더욱 바빠지겠지요.


- 평소 5공인사들과 친분이 두텁다는 소문이 있습니다.

<>박회장= 고향이 경북 달성이라 웃어른들한테 인사를 하고 지내고
있습니다.


-혹시 이번선거에 이분들의 도움은 없었는지요.

<>박회장=저는 이번 선거기간중 힘있는 전현직 공직자 누구한테도 선거
운동지원을 요청한 적이 없습니다.

오히려 어떤 고위 공직자는 선거후에 전화를 걸어와 어쩌면 선거전에
전화 한통화도 없었느냐고 섭섭하다는 투로 얘기합디다.

이번 선거는 오로지 개혁을 바라는 세력 새로운 바람을 희구하는 세력의
승리라고 장담합니다.

또 그런 희망을 저버리지 않도록 3년동안 열심히 뛰겠습니다. 또한 자금난
에 시달리는 중소기업들이 준조세로 더 어려움을 겪는 일이 없도록 신풍
운동이라는 이름으로 준조세추방운동도 전개해 나갈 생각입니다.

지켜봐 주십시요.

< 정리 = 김낙훈 기자 >

(한국경제신문 1995년 3월 7일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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