덕산그룹 부도로 금융권이 초긴장상태다.

담보물건을 챙기고 관련회사의 재산을 파악하는등 부산함을 보이고 있다.

그러나 금융기관들중에서도 담보를 많이 확보하고 있는 은행권은 다소
느긋한 편이다.

반면 담보가 거의 없는 투금사들은 일손을 놓은채 불안감에 휩싸여
있어 대조를 보인다.

은행들은 총여신 1천8백6억원의 93.5%에 해당하는 1천6백88억원규모의
담보로 잡아놓고 있다.

액면 그대로 보면 피해액인 담보부족액은 1백18억뿐이다.

16개은행이 여신을 준 만큼 은행당 평균 피해액은 10억원 미만이란
얘기다.

은행들은 따라서 덕산관련기업들이 법정관리에 들어가기를 원치
않는다.

이미 부도이후의 법적절차를 검토하고있다.

법원에 담보물건에 대한 경매신청에 들어가 승인이 나면 담보물건을
팔아 현금을 챙기겠다는 생각이다.

은행들은 그래서 협의체형태의 채권단을 구성하는 방안도 아직 검토하지
않고 있다.

덕산에 물린 금액규모가 크지않아 괜한 총대를 메지 않겠다는 뜻이다.

은행들의 여유와는 달리 투금사들은 대응방안이 "무책"이라는 점에서
답답함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박성섭덕산그룹회장등 당사자들이 나타나 앞으로 구상을 밝혀줄
것으로 요구하고 있지만 반응이 없다.

투금사들이 지금 하는 일은 고작 보유어음중 덕산그룹어음과 덕산과
거래관계에 있는 기업의 어음을 구분하는 일이다.

덕산과 거래관계에 있는 어음은 조금이라도 회수가 가능하지 않겠냐는
판단에서다.

투금사들은 그래서 덕산관련 회사들이 가능하면 많이 법정관리에
들어갔으면 하는 눈치다.

현실적으로 그럴 가능성도 많은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덕산이 공중 분해되면 호남지역 경제가 뿌리채 흔들릴 것이어서 정부도
언제까지 내몰라라하지는 못할 것이란 생각에서다.

직접 구제금융은 어렵더라도 이들이 법정관리를 요청해올 경우 가능하면
받아들이도록 법원에 "협조요청"정도는 할 것이라는 희망어린 기대를
하고 있다.

< 육동인기자 >

(한국경제신문 1995년 3월 3일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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