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소기업계을 대표하는 기협중앙회가 27일 총회를 거쳐 새집행부를
구성했다.

먼저 새집행부출범을 축하하면서 몇가지 바람을 적고자 한다.

중소업계는 안팎으로 큰 변화를 겪고 있다.

세계무역기구출범으로 경영환경이 급변하고 있으며 국내적으로는 중소기업의
부도사태가 사상최고를 기록할 정도로 어려움을 겪는 중소기업이 속출하고
있다.

특히 소기업과 경공업제품업체들은 자금난에서 헤어나질 못하고 있으며
심지어 유망한 기업조차 일시적인 자금부족으로 무너지는 사례가 많다.

대기업들은 경기활성화의 과실을 향유하는동안 중소기업은 음지에서
어려움을 격는 이중구조가 심화되고 있다.

이같은 상황에서 수십만 중소기업을 대표하는 기협중앙회 새집행부의 역할을
매우 중차대하다고 할수 있다.

가장 중요한 일은 우선 중소기업의 부도사태를 막는 일이다.

중소기업의 도산은 해당기업뿐 아니라 납품업체 대리점등 많은 업체에
피해를 주게 된다.

또 오랜기간동안 쌓아온 기업경영노하우를 사장시키는 국가적인 손실도
가져온다.

부도사태를 최소화할수 있게 기협은 공허한 건의가 아닌 현장에서 피부로
느낄수 있는 대책을 수립해 정부와 금융기관에 건의하는 한편 해결책 마련에
머리를 맞대야할 것이다.

두번째는 중소기업 체질강화를 위한 뒷받침이다.

필자가 기협회장으로 재직할 당시인 80년대에는 중소기업 고유업종과
단체수의계약확대등 중소기업을 보호하기 위한 각종시책이 많이 마련됐고
강력히 시행됐다.

하지만 세계무역기구(WTO)출범을 계기로 이들 보호막이 급속도로 걷히고
있다.

또 보호막을 언제까지나 고집할수는 없는 것이 현실이다.

그렇다면 중소기업의 체질을 강화하는 별도의 대책마련이 시급하다.

작지만 단단한 체질을 갖춘 기업으로 육성할수 있는 알찬 방안을 정부와
공동으로 마련해 나가야 한다.

그것은 자동화정보화촉진을 통한 구조개선사업이 될수있고 신용보증제도의
확충을 통한 담보능력 강화이다.

그러나 무엇보다 중요한 것중의 하나는 금융제도를 신용대출위주로 바꾸는
것이다.

만성적인 자금조달난을 겪어서는 도저히 선진국과 경쟁력을 갖출수가 없다.

세번째는 중소기업도 이제는 세계로 눈을 돌려 외국기업과 교류를 확대할
수있게 여건을 조성하는 일이다.

세계는 하루가 다르게 바뀌고 있다.

또 이같은 변화는 즉각 중소기업에 영향을 미친다.

따라서 중소기업이 외국의 경영및기술변화를 신속히 파악하고 이들과의
경협에 활발히 나설수 있게 각종 정보를 제공하고 이들을 접할수 있는 기회를
만들어야 한다.

외국의 업종별 중소기업단체와의 교류를 확대하는 한편 국제적인 기술및
디자인변화의 흐름을 신속히 파악할수 있도록 국제전시회에도 많이 참가토록
유도해야 한다.

마지막으로 또 당부하고 싶은것은 현행 기협회장 선거방식이 최선의
방식인가를 검토해봐야할것 같다.

이번 선거의 경우 너무 과열이라는 지적이 많았던점을 감안하면 새로운
선거방식에 대한 연구도 필요할것으로 본다.

일부에서는서로헐뜯기 내지는 비방으로 중소업계의 편가르기로 골만
깊어졌다는 이야기도돼새겨 봐야한다.

(한국경제신문 1995년 2월 28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