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D가 인류의 문화양식을 변화시키고 있다.

CD는 세상에 나온지 불과 10여년만에 활자와 소리 영상등을 담는 도구로서
의 한계를 넘어 이제 인간의 생활자체를 바꾸는 주역으로서 자리매김되고
있는 것이다.

CD혁명은 우선 출판문화의 혁명을 가져왔다.

세계 제1위의 컴퓨터소프트웨어기업인 마이크로소프트사 빌 게이츠회장의
말처럼 CD롬은 전통적인 "책"의 개념을 바꾸고 "전자책"의 시대를 열고
있다.

조선왕조실록 43권이 CD롬 3장에 모두 들어간다.

전자지도 교통정보 주소록등 모든 정보들이 CD롬으로 처리된다.

대형도서관의 책을 CD롬으로 대체하는 일도 가능하다.

컴퓨터를 통해 모든 자료를 검색하고 복사할 수 있다.

검색할 수 있는 데이터의 양과 범위도 넓혀지고 논증을 위한 정리도 한결
수월해진다.

움직이는 화상으로 자료를 보관할 수도 있다.

기존의 활자문화로는 할 수 없던 일이 가능해지는 것이다.

CD는 또 시각뿐만 아니라 청각 촉각등에 영향을 미치는 복합매체로서의
역할을 수행한다.

CD롬으로 게임을 즐기는 것은 물론 영화도 볼 수 있다.

그림과 함께 음성해설과 음악도 들을 수 있다.

CD는 문서와 음성 화상등 여러종류의 데이터를 하나의 미디어속에 혼재
시킴으로써 인간의 감각기능까지 통합시키는 기능을 발휘하고 있는 것이다.

CD는 완전히 새로운 3차원화면을 전달하면서 인간의 환상적인 꿈을 현실로
만들어주고 있다.

많은 용량을 저장할수 있는 이 그릇은 컴퓨터그래픽을 통해 현실과 허구를
자유자재로 결합시킨다.

기존의 어떠한 매체도 하지못한 "감성처리"를 해내면서 이른바 컴퓨터
엔터테인먼트라는 새로운 영역을 창출하고 있다.

CD의 등장은 교육분야에도 큰 변혁을 가져왔다.

특히 오락의 요소를 가미한 교육용(에듀테인먼트)CD롬은 지금까지의
학습용 참고서나 도구를 모두 대체시키고 있다.

국내에서도 역사이야기를 게임으로 풀어가거나 영어를 시청각적으로
즐기며 배울 수 있는 CD롬이 속속 출현하고 있다.

인터액티브기법을 도입해 단순히 보고 들을 뿐만 아니라 직접 참여할
수 있는 프로그램도 개발되고 있다.

수학등 어려운 분야에도 CD롬이 활용된다.

화려한 애니메이션과 음향을 사용, 아동교육의 효과를 더욱 높이는 새로운
교육스타일을 창출하고 있다.

광디스크기술의 세계는 비즈니스의 세계도 변화시킨다.

사무실의 골칫거리이던 문서와 자료들을 CD롬을 이용, 문자와 화상의 복합
데이터로 간단하게 보관할 수 있다.

캐비닛 서류등도 CD로 대체된다.

회의에서도 CD롬을 이용, 그림이나 음성 동화상등을 통해 보고의 극대화를
꾀할 수 있다.

재무관리및 경영관리 인사관리등에도 관련 CD롬소프트웨어를 이용, 업무
혁신을 이룬다.

광정보와 통신이 결합되면 회사의 모든 업무를 집에서 처리할 수 있는,
이른바 재택근무가 가능해진다.

의료계에서도 CD롬을 이용하면 보다 정확한 의료데이터를 찾아낼 수 있는
만큼 관련소프트웨어가 인기를 끌고 있다.

CD는 예술계에도 엄청난 변화를 일으키고 있다.

음악분야에서 CD는 없어서는 안될 존재가 되고 있다.

듣고싶은 곡을 임의로 불러낼 수 있을뿐 아니라 듣고싶은 곡의 순서를
정해서 기억시킬 수도 있다.

LP와 달리 반영구적이다.

컴퓨터자체가 오디오기능을 겸할 수 있도록 만들고 있다.

비디오CD등을 통해 영상도 담을 수 있다.

CD디지털기술은 청각예술과 시각예술을 결합해 아티스트의 상상력을 마음껏
펼치게 한다.

기존 예술분야를 해체시키고 컴퓨터를 이용한 신종 멀티미디어예술을 탄생
시키는 것이다.

CD가 처음 등장한 것은 81년.

직경 12cm, 무게 15g의 이 은색음반은 14년만에 기존의 어떤 것도 따라갈
수없는 최고의 기록매체로 자리잡고 있다.

CD의 세계가 앞으로 우리의 라이프스타일을 어떻게 변화시킬지는 아무도
모른다.

기존의 메가CD시대에서 곧 기가CD시대로 진전되면 모든 정보가 작은 원반
하나에 들어갈 수 있다.

이렇게 되면 종이와 테이프 필름등으로 유지돼온 기존매체의 일대 변혁이
불가피해진다.

그러나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이 CD에 무엇을 담을 것인가 하는 점이다.

CD는 도구이며 그 내용물은 인간창조력의 소산물이기 때문이다.

멀티미디어사회 전자정보사회는 CD와 여기에 담겨지는 소프트가 어떻게
변화.발전되느냐에 달려 있는 셈이다.

< 오춘호기자 >

(한국경제신문 1995년 2월 23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