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반적으로 한나라의 화폐가치가 떨어지면 국제수지의 개선효과를 가져
온다.

예를들어 원화의 환율이 달러당 800원에서 900원으로 올랐다면 우리나라의
돈가치는 떨어진 것이 되고 이렇게 되면 과거 1달러 짜리 물건을 수입하는데
800원 들던것이 900원이 들게되므로 수입품의 값이 올라 수요감소를 초래
하게 된다.

반면 1달러를 가지고 800원짜리 물건을 사갔던 외국에서는 같은 물건을
사는데 채 1달러가 들지 않기 때문에 우리 물건에 대한 수요가 늘게 된다.

수입은 감소하고 수출은 늘기 때문에 국제수지는 개선된다.

그러나 화폐의 평가절하(환율상승)가 언제나 이같은 결과를 가져오는 것은
아니다.

화폐가치의 변화에 따른 물건가격 변화에 수입 또는 수출물량이 어떻게
대응해서 변화하느냐에 따라 국제수지의 개선효과는 달라질 수 있다.

즉 수입재화와 수출재화의 가격탄력성이 어떠한가에 국제수지의 개선효과가
달려있다고 생각할 수 있다.

먼저 수입재화가 국내에서 가격탄력성이 매우 낮은 경우 통화의 평가절하에
의한 수입재가격의 상승에도 불구하고 수입물량은 크게 줄지 않을 수 있다.

더구나 수출재가 외국에서 매우 낮은 가격탄력성을 보일 경우 수출재의
가격하락에도 불구하고 수출물량 역시 크게 늘지 않게 된다.

결과적으로는 수입재 구입에 더 많은 외화를 지출하고 수출로 벌어들인
외화는 오히려 줄어들어 국제수지가 악화될 수 있는 것이다.

마셜-러너의 조건은 이같은 현상을 체계적으로 표현하여 수출재와 수입재의
가격탄력성의 합이 1을 넘을 때만 평가절하가 국제수지의 개선효과를
가져온다는 것이다.

수입재와 수출재의 가격탄력성이 합해서 1이 된다는 것은 가격변화에
의해 수입재 구입에 필요한 외화지출이 변동한 것과 수출재 판매에 따른
외화수입이 변동한 것을 합하면 0이 되는 것을 의미한다.

탄력성의 합이 1보다 크다는 것은 물론 외화의 지출변동과 수입변동의
합이 0보다 큰 것, 즉 국제수지의 개선을 의미한다.

(한국경제신문 1995년 2월 14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