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업체들의 생산확충계획을 살펴보면 마치 전국이 자동차공장화할
것이라는 착각마저 갖게 된다.

현재 국내완성차조립공장은 9곳.

울산(현대) 광명 평택(기아) 부평 부산(대우) 광주(아시아) 송탄(쌍용)
울산(현대정공) 창원(대우중공업)등이다.

그러나 몇년만 지나면 19곳으로 늘어나게 된다.

이같은 공장 늘리기는 그만큼 경제규모의 생산체제를 급히 갖추지 않으면
21세기에 살아남을수 없다고 스스로 판단하고 있기 때문이다.

게다가 노사분규의 분산이라는 잇점도 있다.

지방자치시대를 맞아 각지역에 일자리와 세수를 늘려 판매에 도움을 얻자는
"지방화 전략"은 기본적이다.

"부산 정서"를 활용한 삼성의 승용차신규진입 성공도 같은 맥락에서 찾아
볼수 있다.

현재 각업체들이 내세우고 있는 설비확충 계획을 합쳐보자.

2000년이면 생산설비가 6백만대규모가 될 것이라는 답이 쉽게 나온다.

올해 생산능력이 3백30만대이고 유효생산능력은 3백만대라는 것과 비교하면
거의 2배가 늘어나는 셈이다.

게다가 삼성이라는 거대 기업이 승용차시장에 뛰어들어 2005년까지
1백50만대의 생산시설을 갖추겠다고 선언, 이때면 거의 생산능력은 7백만대
에 육박할수도 있을 것으로 보인다.

현대 울산공장은 생산설비를 늘릴 공간이 더이상 없다.

올해도 단지 생산라인의 병목현상을 제거하고 생산성을 향상시킨다는
정도이다.

따라서 다른 지역으로 생산거점을 넓힐수밖에 없다.

우선 전주에 짓고 있는 공장이 상반기중 일부가동에 들어가 연말 완공된다.

울산의 대형상용차라인이 이곳으로 옮겨오게 된다.

연산 10만대규모이다.

충남 아산에도 공장을 세우고 있다.

수출전략형 중형승용차가 생산될 이공장은 연산 30만-40만대규모로 연말께
완공된다.

전남 여천에 건설되는 율촌공장의 완공시기는 2000년.

연산 50만대 규모의 승용차공장이다.

지난해 연말부터 부지정지작업에 들어간 이공단에는 자동차공장외에도
현대그룹의 강관공장 수리조선소등이 들어서 "제2의 현대타운"이 조성된다.

이같은 계획이 완성되면 현대의 2000년 생산능력은 올해의 1백30만대에서
2백30만대로 늘어난다.

"세계 10대 자동차메이커"라는 고지가 멀지만은 않다.

기아자동차는 소하리공장 아산만공장외에 다른 지역에 추가공장설립계획은
없다.

대신 아산만공장의 여유부지에 설비를 크게 늘려나간다.

올해 우선 30만대공장을 추가 건설하고 2000년까지는 이공장에서만
1백만대의 생산체제를 갖춘다는 계획이다.

소하리까지 합치면 2000년 1백40만대의 생산능력이 확보된다.

대우자동차는 군산에 대단위 종합자동차공장을 짓고 있다.

98년까지 완공될 이공장의 규모는 연산 50만대.

이공장중 우선 오는10월 대형상용차공장이 문을 연다.

50만대규모의 부평공장, 25만대규모의 창원공장, 6천대규모의 부산버스
공장을 모두 합하면 국내에서만 1백25만대의 생산체계가 갖춰진다.

아시아자동차는 대형버스전용공장인 평동공장을 건설중에 있다.

연산 10만대규모로 96년 완공된다.

아시아는 기아의 위탁생산물량을 포함해 2000년 50만대 생산체제를 갖춘다
는 구상이다.

쌍용자동차는 그동안 송탄공장에서 4륜자동차와 상용차만을 생산해 왔으나
이곳의 여유부지 위에 곧 승용차공장을 건설, 승용차사업에 나선다.

승용차공장규모는 20만대이다.

현재 환경영향평가중인 경북 달성 구지공단에는 50만대의 승용차공장을
추가한다.

늦어도 98년이면 70만대의 생산체제를 갖출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지난해 연말 승용차시장 진출에 성공한 삼성의 의욕도 만만치 않다.

우선 대구 성서공단에 짓고 있는 연산 4만대규모의 소형상용차공장이 97년
완공된다.

신호공단에 지을 연산 50만대규모의 승용차공장은 오는6월 착공된다.

완공시기는 98년.

이와함께 2002년 완공 목표로 연산 1백만대의 공장을 부산 가덕도나
군장공단에 세운다는 계획이다.

이같은 업계의 활발한 증설 움직임에 비해 2000년 자동차 연간수요는
승용차 1백55만8천대, 상용차 83만7천대로 모두 2백39만5천대에 불과할
것으로 대우경제연구소는 내다보고 있다.

따라서 생산물량의 절반이상을 해외에 내보낼수 없다면 공장의 가동율이
형편없이 떨어진다는 것은 불을 보듯 뻔하다.

중복과잉투자가 될지는 몰라도 이미 화살은 시위를 떠났다.

이제는 국제경쟁력을 선진국수준으로 끌어올려 해외시장에 승부를
거는수밖에 없다.

(한국경제신문 1995년 2월 13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