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수익 성장 유망사업을 붙잡아라''

보수적 성향이 짙은 섬유업계가 섬유만으로는 살아남지 못한다는 위기의식
아래 공격적 경영으로 변신을 꾀하고 있다.

80년대 말부터 점진적인 ''탈섬유'' 작업을 추진해온 대형화섬사 등 섬유
업체들이 올들어 불어닥친 세계화바람을 타고 사업다각화와 해외투자확대 등
본격적인 구조재편에 착수한 것.

업계는 이같은 변신이 성공적으로 추진될 경우 지난 60~70년대의 ''영광''을
되찾을 수 있을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화섬업계는 주력업종인 섬유사업의 매출비중을 50% 이하로 끌어내리는
대신 유화 의약 환경사업에 나서 수익기반을 강화한다는 전략을 추진하고
있다.

면방 모방 의류업체들은 원가부담이 높아진 공장을 해외나 도심지 외곽으로
이전하고 그 부지를 활용해 건설 유통사업에 앞다퉈 진출하고 있다.

특히 의류업체들의 경우 어느정도 다각화 성과를 올리고 있다.

신원 나산 이랜드등은 레저 유통등 성장성 높은 사업에 뛰어들어 중견그룹
의 반열에 올라섰다.

화섬업계는 변신의 초점을 사업다각화쪽에 맞추고 있다.

선경인더스트리는 현재 매출의 60%인 섬유부문 비중을 2001년까지 40%로
끌어내린다는 전략아래 신소재와 의약부문 진출을 서두르고 있다.

이회사는 2001년에 <>섬유 1조원 <>비섬유 1조5천억원의 매출을 달성할
계획이다.

동양나이론도 2000년까지 현재 61%인 섬유비중을 40%로 낮춘다는 구상이다.

이 회사는 특히"전천후 성장기업"을 목표로 신규사업을 대폭 강화해
나갈 계획이다.

정밀화학 신소재 의료기기 생명공학 정보통신등 고부가산업쪽으로 사업을
다각화해 수익기반을 확대해 나간다는 전략이다.

올해엔 온산항 부두건설등 정부의 SOC(사회간접자본)민자유치사업에도
적극 참여할 방침이다.

해외부문투자를 강화해 지난해 중국 북경에 세운 PET병공장 증설작업에
들어간다.

삼양사는 올 연말부터 지난해 국내최초로 개발한 수술용봉합사와 패치제형
의약품을 본격 생산하는등 의약사업을 강화해 나갈 계획이다.

또 미국 PTI사의 기술이전을 받아 건설중인 폐PET병재생공장이 10월에
완공되면 환경사업에도 본격적으로 뛰어들 방침이다.

지난 91년 한효과학기술원을 세워 생명과학부문에 진출한 한일합섬은
이제 유통업쪽으로 사업을 넓혀가고 있다.

유통분야진출은 기존 공장부지인 수원지역을 전초기지로 삼고 있다.

이곳에 대형유통센터를 세우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건설사업의 경우 올해 아파트및 주문주택 건설사업을 확대해 1천2백40억원
의 매출을 올릴 계획이다.

고려합섬은 "고기술 자본집약적 사업"을 목표로 종합화학 정밀화학부문을
강화하는 사업다각화를 적극 추진중이다.

이를 위해 지난 91년 준공한 울산구조재구축 공장의 2단계 사업에
들어갔다.

그룹 전체로는 고수익사업인 정보통신 에너지및 신소재 생활문화사업으로
확대해 나가고 있다.

제일합섬은 자동차관련소재 고기능성필름등 고부가가치제품 생산위주로
구조조정을 진행하고 있다.

98년에 1조원으로 책정한 매출목표중 해외플랜트수출(20%) 필름(20%)
신규사업(5%)등 비섬유분야에서 4천5백억원의 매출을 올릴 계획이다.

분리막 생분해성수지등 환경관련사업도 강화해 섬유비중을 점진적으로
줄여 나간다는 방침이다.

코오롱은 96년까지 기존 사업부문의 경쟁력제고에 주력하고 97년부터
신규투자확대와 함께 다각화를 본격화할 계획이다.

이 회사는 이를 위해 김천공장 12만평 부지내에 따로"2000년을 위한 땅"을
확보해 뒀다.

신규사업 거점으로 활용하기 위해서다.

코오롱은 사업다각화 아이템으로 환경 정밀화학 의료기기분야를 꼽고 있다.

면방 모방 의류업체들은 해외나 시외곽으로 이전한 공장부지에 아파트
유통단지를 세우는등 다각화를 적극 추진하고 있다.

충방은 대전과 천안공장부지를 활용해 아파트나 대단위 유통단지를 건설할
계획이다.

경방은 지난해 8월 영등포공장 부지에 경방필백화점을 세워 유통사업에
뛰어든데 이어 나머지 1만4천평에는 종합레저타운 건설을 추진중이다.

방림은 영등포부지를, 동일방직은 안양시 외곽 공장부지 4만평을 각각
개발키로 했다.

이들 지역에 백화점 아파트등을 세울 것을 검토하고 있다.

중견 의류업체들도 신규사업진출을 향해 발빠르게 움직이고 있다.

대유통상은 올 상반기중 마산방적공장 부지 1만여평에 아파트를 건설
분양할 계획이다.

총분양예상액은 8백억원에 이른다.

세계물산도 올해 경기도 마석 소재 1백80만평 회사소유임야에 아파트
양로원 병원 문화시설을 갖춘 대단위 실버타운을 조성할 예정이다.

스키장 골프장등을 세워 종합레저사업을 벌인다는 계획도 갖고 있다.

서광은 부평공장부지에 대단위 유통센터를 세우고 전남 영암목장을 개발해
생수 비육우등 식품사업에 진출하는 전략도 추진하고 있다.

이같은 섬유업계의 사업다각화 "붐"에 대한 우려도 없지는 않다.

특히 관련산업과 연계해 구조개편작업을 벌이는 화섬업계를 제외한 나머지
업체들의 다각화작업에 우려를 표하는 시각도 있다.

건설이나 유통등 비제조업으로의 사업확장이 제조업체로서는 결국 위험
부담이라는 지적이다.

국가적으로도 일부 산업공동화현상이 우려되고 있다.

지난날 "효자산업"이었던 섬유업계의 변신이 단일기업의 변신만으로 인식
되지 않는 것도 이 때문이다.

< 김형근.권영설기자 >

(한국경제신문 1995년 1월 28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