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 신호처리용 칩인 DSP(디지털 신호처리기)가 멀티미디어시대의
새로운 주역으로 떠오르고 있다.

DSP는 최근 컴퓨터 전화기 오디오 등에 채택, 일반에게 친숙한 용어가
될 정도로 응용범위가 넓어지고 있으며 세계시장도 폭발적으로 증가하는
추세를 보이고 있다.

이와관련, 지난 80년 DSP를 세계 최초로 개발했던 미국 TI(텍사스
인스트루먼트)사는 최근 홍콩에서 ''DSP솔루션 세미나''를 개최, DSP경향과
미래 응용전망및 자사의 아시아시장전략 등을 밝혀 관심을 끌었다.


이회사 아.태지역 DSP총책임자인 쿤 린박사는 "오는 2000년 처리속도
1백MIPS(초당 1억개의 명령수행을 하는 속도)급의 DSP가 개발되면 이 제품이
정보 가전산업에 혁명적인 변화를 가져올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앞으로 반도체산업이 DSP기술의 빠른 발전에 힘입어 기존 반도체산업
의 주도세력인 D램과 마이크로프로세서와 더불어 신트로이카체제를 형성할
것이라고 예고했다.

이같은 DSP의 도약에 따라 전세계 시장은 93년말 현재 18억달러규모에서
96년 36억달러, 2000년 1백억달러로 대폭 신장하게 될 전망이라고 쿤
린박사는 말했다.

디지털 신호처리기술은 음성이나 영상등 일상에서 오감으로 느끼는 모든
신호를 "0"과 "1"로 부호화해 컴퓨터가 인식토록 하는 것이다.

이 기술은 신호를 수치화함으로써 기존 아날로그 신호처리에 비해 데이터의
손상이 없이 정확하고 신속하게 처리할 수 있다는 특징을 지닌다.

기존 컴퓨터는 화상이나 영상을 압축할 경우 초당 10억번에 이르는 양의
연산을 필요로 한다.

또 컴퓨터 CPU(중앙처리장치)는 한번에 하나의 데이터밖에 처리하지 못하는
단점이 있다.

DSP는 반면 마이크로프로세서보다 10배이상 빠른 고속의 연산능력과 다양한
기능을 하나의 칩에 집적시켜 방대한 양의 데이터를 동시에 처리할 수있는
장점을 지니고 있다.

특히 어떤 명령이라도 1 사이클에 끝낼 수있기 때문에 기능수행능력이
그만큼 빠르다.

현재 나와있는 기술수준의 DSP는 초당4천만~5천만개의 명령어를 동시에
수행하는 능력을 지니고 있다.

이러한 장점때문에 DSP는 최근 비디오CD 게임기 디지털TV 화상회의시스템등
다양한 멀티미디어기기의 고성능엔진역할을 담당하고 있다.

특히 컴퓨터에만 응용될 수있는 마이크로프로세서에 비해 자동차등 어떤
기기에도 적용할수 있다는 점이 큰 특징으로 지적된다.

TI아시아사 부회장인 데이비드 반 윈클박사는 "DSP칩이 일반화되면서
사회정보기반 전체가 디지털로 통일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한편 TI사는 이번 세미나를 통해 DSP기술에 대해 한국을 비롯한 아시아
시장에서의 전략을 보다 공격적으로 전환할 것임을 내비쳤다.

TI는 지금까지 아시아시장에 대해 주로 DSP칩만을 기업등에 제공하는
마케팅전략을 구사해 왔으나 앞으로는 고객들에 대해 최종제품에 대한
응용분야의 설계기술까지도 제공하겠다는 전략을 발표했다.

TI관계자들은 DSP칩주변에 필수적으로 붙게 되는 ADC(아날로그 디지털
변환기) DAC(디지털 아날로그변환기) ASIC(주문형반도체)칩등을 묶어
전자제품의 설계자가 그 제품의 용도에 맞게 직접 설계할 수있도록 해 줄
방침이라고 전했다.

이와관련, TI코리아는 최근 DSP응용기술분야 인원을 크게 늘려 한국내
멀티미디어 CDMA(부호분할 다중접속방식) 오디오 비디오제조 기업에 대해
DSP기술을 적극 제공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 홍콩=윤진식기자 연착 >

(한국경제신문 1995년 1월 28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