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V시장 전선에 "와이드태풍 상륙예보"가 일고 있다.

LG 삼성 대우 아남 필립스등 가전사들이 와이드스크린 TV시장에
본격 출진할 채비를 서둘면서 TV산업 판도에 일대 재편을 예고하고
있는 것. 와이드TV는 가로와 세로화면 비율이 4대3인 기존 TV와
달리 극장화면과 똑같은 16대9로 돼있어 업계의 판촉경쟁에 따라서는
안방시장에서 기존TV를 밀어낼 가능성까지 점쳐지고 있다.

이미 위성수신을 통해 와이드방식으로 전송되는 외국TV프로그램을
시청할 수 있게 된데다 오는 3월부터는 영화전문 CA(케이블)TV방영이
본격 시작돼 와이드TV 수요는 갈수록 커질 전망이다.

여기에 KBS(한국방송공사)가 올 9월부터 와이드방식 시험방송에
들어갈 예정이어서 흑백TV를 대체한 "컬러혁명"에 버금가는 "와이드혁명"이
가전업계에 거세게 불어닥칠 날도 멀잖은 것으로 업계는 보고있다.

업계는 지난해 6천~7천대에 불과했던 와이드TV시장 규모가 올해는
적어도 2만대, 많게는 3만대선으로까지 커질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이에따라 지금까지 이 시장을 양분해 온 LG전자(금성사)와 필립스코리아사
에 대해 삼성전자와 대우전자가 올 4월부터 양산 공급을 시작할 것이라고
선언하며 도전장을 내밀고 있는 양상이다.

AV(오디오.비디오기기)전문업체인 아남전자도 12월시판을 목표로
와이드TV 개발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국내업체로는 가장 먼저인 92년 9월 "와이드 비전"이란 애칭으로
36인치형 와이드TV를 선보였던 LG전자는 지난해(11월말 기준)3천1백70대를
판매해 42%의 점유율을 차지했으며 올해는 이 비중을 절반이상으로
높일 계획이라고 밝혔다.

현재 36.32인치 2개 모델을 시판하고 있는 LG전자는 이들 제품가격이
대당 3백78만원과 2백52만원으로 지나치게 높아 판로확대에 어려움이
있다고 보고 올 상반기중 2백만원선의 28인치짜리 와이드TV를 추가한다는
방침이다.

초기 "꼬마시장"을 독식했던 필립스사는 연초부터 주요 일간지에
전면으로 와이드TV광고를 연일 게재하며 올해 본격 형성될 "와이드시장"을
계속 주도한다는 전략이다.

삼성전자와 대우전자는 각각 32인치와 36인치짜리를 시험 생산해
예약 판매하고 있는 단계에서 벗어나 올 3월이후 양산체제에 들어간다는
계획이다.

삼성과 대우는 각각 28인치짜리로 "보급형 판촉경쟁"을 주도한다는
방침인데 대우의 경우는 파격적으로 1백90만원대에 내놓은 방안도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동성대우전자 TV연구소 기획팀장은 "올해를 고비로 와이드TV수요가
본격화되기 시작해 2000년이후에는 기존TV를 완전히 몰아낼 전망"이라며
"특히 와이드TV는 화면방식이 HD(고선명)TV와 동일해 시장성 타진측면에서도
효과가 클 것으로 보인다"고 말한다.

문제는 HDTV상용 보급이 멀지않은 상황에서 "틈새상품"으로서의
와이드TV가 얼마나 상품으로서의 생명력을 지속할 수 있겠냐는 점이다.

정부는 빠르면 오는 98년부터 HDTV 시험방송을 시작한다는 계획으로
있고 미국의 경우는 내년 애틀랜타 올림픽때부터 HDTV방영을 본격화한다는
일정이다.

일본은 이미 HDTV방송이 보편화돼 있다.

전문가들은 그러나 HDTV가 보급되더라도 초기에는 가격이 1천만원을
오르내리는 고수준을 형성할 전망이며 상업적인 보급이 가능한 시기는
2005년께나 될 것(백만기통상산업부 전자기기과장)으로 보고 있다.

적어도 10년간은 와이드TV시장이 유지될 수 있을 것이란 얘기다.

일본의 경우는 지난 91년 JVC사가 와이드TV보급을 시작한 이래 작년한햇
동안에만 1백60만대가 팔려나가는 시장력을 과시하고 있다.

올해는 이 규모가 3백만대수준으로 높아져 전체TV시장(9백만대)의 3분의
1선으로까지 육박할 것으로 점쳐지고 있다.

한국은 전체TV시장이 2백30만~2백40만대인 것을 감안하면 와이드TV의
수요신장 가능성이 무궁무진한 셈이다.

<이학영기자>

(한국경제신문 1995년 1월 26일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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