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12월 서울 사당대로상에 3중추돌사고가 일어나 차와 사람이 크게
다쳤다.

사고내용은 대략 이렇다.

총신대에서 이수교방향으로 4차선을 두 차량이 앞뒤로 나란히 가던 중
골목길에서 차가 불쑥 튀어 나왔다.

이를 본 앞차가 급브레이크를 밟고 정차했으나 뒤차는 미처 급정거를 하지
못해 앞차를 들이박고 말았다.

연이어 앞차는 뒤차의 충격에 의해 골목길에서 나온 차량의 옆을 다시
추돌한 사고였다.

이상황에서 어느 차량에게 사고책임이 있을까.

서로 책임을 떠밀다 법원소송으로까지 비화된 이사고의 판정은 큰길의
앞차는 앞뒤가 크게 부서지고 사람도 크게 다쳤으나 잘못이 전혀 없는
것으로 결론이 났다.

대신 골목길에서 나온 차량은 사고원인을 제공했다는 책임을 지고 사고
피해의 30%를 부담해야 한다.

뒤차는 안전거리 미확보에 전방주시 태만이란 과실로 나머지 70%의 피해
보상을 물게됐다.

교통사고에서 "보행자우선"은 상식에 속한다.

그러나 피해자가 보행자라해도 모든 손해를 보상받지 못하는 일도 적지
않다.

단적인 예 하나.

지난91년 7월20일 오전1시 서울 답십리 편도 5차선을 무단으로 횡단하던
오모씨가 시속 50km로 달리던 차에 치어 사망하는 사고가 일어났다.

이사고에 대한 손배배상청구소송에서 법원은 보행자가 횡단보도를 이용
하거나 차량의 움직임을 살펴 신속하게 길을 건너야 함에도 이를 게을리
했다는 이유로 60%의 과실이 있다는 판결을 내렸다.

결국 피해자측은 피해액의 40%밖에 보상을 받을수 없었다.

일반적으로 보행자가 정상적으로 횡단보도를 건너다 사고를 당하면 무과실
판정을 받게 되나 무단횡단이나 빨간불이 켜져있는 상태에서의 횡단보도상
사고에는 보행자도 최소한 10% 많게는 60%까지 책임을 지게 된다.

피해보상을 제대로 받지 못한다는 얘기다.

또 피해자가 만6세이하 어린이일 경우 부모의 책임도 있다해서 10~20%의
과실을 인정하고 65세이상 노인에 대해서도 5~10%의 과실이 있는 것으로
간주한다.

보행자가 2명이상 집단횡단하다 사고를 당하면 5~10%의 과실비율을 적용
한다.

여기서 과실비율이란 피해자의 책임을 물어 전체피해보상금에서 빼는
비율을 말한다.

자동차보험에선 이처럼 피해자의 잘못이 어느 정도인지를 가려내 그만큼
보험금을 적게 지급하는 것을 "과실상계"라고 한다.

그러나 과실상계를 따지는게 간단치 않다.

비슷한 사고이면서도 결과는 사뭇 달라지는 경우가 없지 않다.

도로여건 가.피해자의 당시상태 사고장소및 시간등 당시의 종합적인 상황을
고려해 결정되기 때문이다.

자동차 사고로 인한 피해액을 보상할때 보험사는 치료비 위자료 휴업손해액
상실수익액등 모든 손해에 대해 피해자의 과실비율만큼 빼고 지급한다.

다만 사망사고시 장례비용은 과실상계 대상에서 제외되며 과실상계이후
보상금이 치료비에 미달하면 피해자보호차원에서 치료비는 보험사가 전액
부담한다.

결국 운전자들도 안전운전에 신경을 써야 하지만 보행자도 보행질서를
철저하게 지켜 만일의 경우라도 불이익을 받지 않고 사고를 예방하는게
최선의 길이다.

(한국경제신문 1995년 1월 19일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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