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의 제조업체가 밀집해 있는 관서지역에서 대지진이 발생함에 따라
대일산업 의존도가 큰 국내기업들에도 적지않은 영향이 예상되고 있다.

특히 이 지역에 공장이 밀집돼 있는 철강 전기.전자 섬유등 일본의 주력
산업이 조업차질에 따른 생산 감소가 불가피할 전망이어서 관련 국내기업들
은 업종에 따라 명암이 엇갈릴 것으로 보고 있다.

예컨대 전자업계의 경우 <>메모리 반도체 분야에선 일본의 생산감축에
따른 반사이익이 예상되는 반면 <>비메모리 핵심부품을 일본에 의존하고
있는 전자제품분야는 원가상승 등 압박요인이 더 클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이미 해운업계의 경우 고베항 입출항 금지조치로 유럽 미주등 원거리해운에
차질이 빚어지는등 즉각적인 영향권내에 들고 있다.

일본 철강업체들로부터 제품을 수입, 부족분을 충당해온 조선 자동차 전자
강관등 국내 수요업계는 어느 정도나 주름살이 일지 파장을 짚어내기에
분주하다.

유화업계의 경우 기초유분생산업체는 국제가격상승으로 득을 볼수 있으나
플라스틱 등 수요업계는 원가부담요인으로 작용할 것으로 점쳐지고 있다.

또 관서지역이 우리나라 대일수출의 20%이상을 소화하고 있는 지역이어서
모처럼 호조를 보여온 수출무드에도 악영향이 우려되고 있다.

업계 관계자들은 그러나 수출물량의 대부분이 지진피해가 적은 오사카지역
으로 나가고 있어 당장 큰 피해는 없을 것으로 보고 있다.

기업들은 오히려 일본이 본격적인 피해복구 작업에 나설 경우 관련 기자재
공급 등 ''특수''를 누릴 가능성도 없지 않은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 편 집 자 >


< 전자.전기 >

<>.삼성 LG 대우등 전자업체들은 일본 관서지역 반도체업체들의 생산차질이
장기화될 경우 액정표시장치(LCD) 주문형반도체(ASIC)등 핵심 부품을 일본
에서 들여와 생산하고 있는 컴퓨터등 전자제품 생산에 영향을 미칠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특히 지진발생의 진원지로 알려진 효고에 있는 샤프사의 TFT(초박막)
LCD공장이 가장 큰 타격을 입은 것으로 알려져 업계가 바짝 긴장하고 있다.

업계는 그러나 현재까지 파악된 상황이라면 크게 걱정할 수준은 아니라는
입장이다.

대우전자 관계자는 "일본에서 들여오는 비메모리반도체등 핵심 전자부품의
경우 상당량을 비축해 놓고 있어 당장 우려할 일은 없다"고 말했다.

LG전자측은 "지진피해지역 대부분이 통신두절상태여서 정확한 피해상황을
파악하지 못하고 있다"며 "그러나 관서지역은 국내에서도 공급여력이 충분한
D램 메모리반도체가 주로 생산되는 곳이어서 한국업계에 미칠 영향은 크지
않다고 본다"고 밝혔다.

< 이학영기자 >


< 반도체 >

<>.반도체업계도 이번 지진으로 세계적인 D램 공급부족현상이 심화되면서
일시적이나마 값이 뛰는등 파장이 적지 않을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이는 지진피해가 심한 효고현과 오사카일대에 KTI 일본전기(NEC) 미쓰비시
일본IBM등 메모리반도체 생산업체들이 대거 밀집돼 있기 때문이다.

NEC는 4메가및 16메가D램용 6인치 웨이퍼(반도체제조 기본장비)를 월
2만장, 일본 고베강철과 미국 텍사스 인스트루먼트사의 합작사인 KTI사는
8인치 웨이퍼를 1만8천장씩 생산하고 있다.

이들 공장이 조기에 조업을 정상화하지 못한다면 국내 반도체업계가
세계시장에서 주공급자로서 가격및 공급량 결정등에서 더욱 주도권을
행사하는등 반사이익을 누릴수도 있을 것이란 설명이다.

또 샤프사 TFT-LCD공장의 조업차질도 장기적으로는 국내 업계에 유리하게
작용할 소지가 큰 것으로 보고 있다.

올들어 삼성 LG 현대등 반도체 3사가 TFT-LCD생산라인을 갖추고 본격
생산에 들어갈 채비를 갖춰 놓은 만큼 일본업체들을 대체해 세계시장에서
수요를 확보할 수도 있을 것이기 때문이다.

< 조주현기자 >


< 유화.섬유 >

<>.동남아지역의 유화가격이 일시적이나마 급등할 가능성이 있다는게 국내
유화업계의 대체적인 전망.

업계에서는 일본 석유화학업체의 피해가 정확하게 파악되지는 않고 있으나
근로자들의 출근율이 5%로 떨어지고 있는 점을 들어 최소한 유화제품 생산
공장의 가동률이 상당폭 떨어질 것으로 보고 있다.

따라서 업계관계자들은 일본의 수출물량감소로 인해 국내 유화업계는
동남아시장의 가격상승호재를 다시 만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작년 여름 가뭄으로 인해 일본 유화업체들이 조업을 단축함으로써 국내
업체의 수출물량이 크게 늘어난 것과 동일한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는
설명이다.

그러나 고밀도폴리에틸렌 폴리프로필렌등 범용 합성수지의 공급이 현재에도
달리는 형편이기 때문에 일본 대지진은 합성수지 수요업체(주로 플라스틱
가공업체)에는 원가상승 부담을 가중시킬 우려가 크다.

플라스틱가공업체들은 고밀도 폴리에틸렌의 경우 현재 동남아가격이 t당
9백30달러선(최고가기준)으로 작년7월가격(7백60달러)에 비해 급등, 이와
연계되는 국내가 상승으로 인해 원가상승부담에 힘들어 하는 상태이다.

한편 섬유업계 가운데는 오사카 및 고베지역에서 카프로락탐 고순도
텔레프탈산(TPA)등 원료를 수입하고 있는 화섬업계가 특히 원료구득난가중을
우려하고 있다.

오사카 고베지역 수출물량이 많은 직물및 의류업계는 당분간 수출물량의
적기공급에 차질을 빚을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 양홍모.권녕설기자 >


< 철강 >

<>.국내철강업체들은 지진이 강타한 일본 관서지방이 신일철 고베제강
스미토모금속 가와사키제철등 고로업체들의 주요 제철소가 밀집해 있는
지역인만큼 세계철강시장에 커다란 변화를 몰고올 것으로 전망.

물론 일본철강업체들이 지금까지 보유설비의 70~80%정도만 가동해 왔기
때문에 그동안 쉬던 설비를 새로 가동하면 수급에 큰 차질이 발생하지는
않을 것이란 시각도 일부 있으나 일본 5대 고로업체에 속하는 스미토모금속
고베제강 가와사키제철등의 주력제철소가 가동을 못하고 있는 만큼 그
파장은 결코 무시할수 없을 것이란는게 대체적인 관측.

따라서 포철등 국내철강업체들은 이번 지진이 세계철강시장의 공급부족
현상을 가속, 철강재가격을 상당폭 끌어올릴 것으로 분석.

내수를 우선공급해야 하는 상황이어서 수출물량자체는 늘리기 어려우나
가격조건은 훨씬 더 개선될 것으로 기대.

그러나 다른 한편에서는 내수공급을 늘리라는 국내철강수요업체들의 압력이
가중, 당초 계획대로 수출을 할수 있을지는 미지수라고 설명.

< 이희주기자 >


< 항공 / 해운 >

<>.일본 대지진으로 이날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등 항공사와 여행사엔
해당지역에 대한 예약 취소사태가 벌어졌으며 한일간 항로을 운영하고 있는
국내 선사들은 현지의 선박을 긴급 대피토록 조치하는등 비상태세.

아시아나항공은 18일 오전 오사카로 출발하는 여객기 예약자중 15명이
이미 예약을 취소했으며 후쿠오카행 항공권 예약자 10명이 출국을 포기했다
고 밝혔다.

세일여행사에는 18일 오사카등으로 떠날 예정인 33명의 단체 여행객중
10여명이 예약을 해약한 상태.

또 이날 오전11시50분 간사이 공항을 이륙, 서울로 향할 KE721편의 예약
승객 1백80명중 지진이후 교통마비로 20명밖에 공항에 나오지 못해 출발이
1시간이상 지연됐다고 대한항공측은 설명.

<>.해운업계의 경우도 피해가 심각한 고베항에 들어갈 선박을 인근 항구로
대피시키는등 발빠른 움직임.

흥아해운은 이날 새벽 고베항에 입항 예정이었던 한척의 선박을 인근
오사카항으로 긴급 대피시켰고 고려해운의 코스모스호도 고베항에서의
하역을 포기하고 오사카항으로 피신.

현대상선도 이날 오전 7시30분 요코하마를 거쳐 고베항으로 기항할 선박을
바로 부산으로 회항토록 지시.

해운업계 관계자들은 이번 지진으로 앞으로 5개월정도는 한일항로의 운항
스케줄과 화물집하에 차질이 불가피할 것으로 전망.

이에따라 고베와 오사카로 나가는 국내 수출물량의 감소도 우려되고 있다.

한국의 대일수출물량중 오사카와 고베로 들어가는 비중은 <>철강류 40%
<>농수산물 1백% <>전자 10% <>섬유류 40% 등이다.

< 이성구기자 >

(한국경제신문 1995년 1월 18일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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