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제작과도 얽힌 보험이야기도 적지않다.

우리나라에도 들어와 대히트를 친 "솔로몬과 시바의 여왕"은 보험이
있어 완성된 영화로 유명하다.

우리는 이영화의 주인공이 율 브린너로 알고 있지만 본래는 타이론
파워였다.

그런데 타이론 파워는 제작도중 스페인 로케현장에서 갑작스런 심장발작을
일으켰다.

제작자측은 타이론 파워의 대역으로 율 브린너를 기용하고 영화장면의
대부분을 다시 찍을수 밖에 없었다.

그 비용만 1백20만달러에 달했다.

다행히 제작자측은 주인공에 대한 보험을 들어 예상치않던 비용부담을
커버할수 있었다.

보험이 "불후의 명작"을 만들었다고 하면 과장된 표현일까.

초원의 빛 웨스트사이드스토리로 유명한 나탈리우드도 영화보험 에피소드
를 낳은 인물.그녀는 미국 로스앤젤레스남쪽 산타 카탈리섬에서 "정신착란
(원제:BRAIN STORM)이란 영화를 찍던 중 사망했다.

그녀를 기용한 MGM사는 "영화는 완성단계에 들어갔지만 나탈리우드가
등장하는 장면이 다섯번이나 남았다"고 주장하면서 무려 1천2백만달러의
보험금을 청구했다.

보험사측은 MGM사와의 협의를 통해 3백만달러의 자금을 지급하고
로버트와그너부인을 기용해 영화제작을 마무리짓는데 성공했다.

영화보험에 들었다고 모두 보험금을 받는 것은 아니다.

옛날 TV영화시리즈 "전투"에서 낯익은 배우 빅 모로는 지난82년
7월 캘리포니아주에서 영화촬영중 카메라를 실은 헬기가 머리위로
추락,사망했다.

그의 나이 51세였다.

워너 브라더즈사는 제작중 사고 배우등의 상해로 촬영이 지연된
손해를 보상하는 보험에 들었으나 빅모로의 사망사고는 촬영이 거의
끝난 상태에서 발생, 이로인한 제작자측의 손해가 없는 것으로 드러났다.

보험금이 한푼도 지급되지 않은 것은 물론이다.

우리나라에도 영화관련 보험이 서서히 보급되고 있다.

지난해 한강에서 "남자위의 여자"란 영화를 찍던 도중 헬기가 떨어져
그안에 타고 있던 주연배우 감독이 사고를 당한 일이 있다.

다행히 사고헬기를 소유한 선경건설은 삼성화재에 5백65만5천달러의
기체보험과 5천달러의 제3자배상책임보험 승객및 승무원 1인당 10만달러의
탑승자 상해보험을 들어놓았다.

이로써 사고에 대한 보상은 어느 정도 이루어질수 있었다.

현대해상은 지난10월 액션영화 "테러리스트"에 출연하는 최민수 독고영재
염정아등 전출연진과 스탭들을 대상으로 영화촬영시 발생할 수 있는 각종
상해사고 위험을 보장하는 보험을 인수해 화제를 모는 적이 있다.

대형사고가 빈발하는 요즘의 사회분위기가 아니더라도 위험이 있는 곳엔
보험이 뒤따라야 한다는 사회인식이 우리사회에도 뿌리를 내리는 반증
이라고 할수 있다.

(한국경제신문 1995년 1월 12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