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계에 95년 벽두부터 포장 비상이 걸렸다.

쓰레기 종량제 실시에 따라 애물단지로 변해 버린 포장지 비닐 스티로폴
등 포장용기를 줄이기 위한 대책마련에 산업계가 몸살을 앓고 있다.

대형 쓰레기가 발생될 경우 처리비용이 증가한다는 현실적인 문제로
소비자들의 소비심리를 위축시킬지도 모른다는 우려가 업계에 팽배해 있다.

또 쓰레기를 줄여 환경문제에 적극 대처해야 한다는데 국민적 공감대가
형성돼 있는 터여서 이문제에 소홀히 대처할 경우 기업이미지에 큰 타격을
받을 것은 뻔한 일이다.

업계는 이에따라 스티로폴대체용품개발이나 포장용지 대리수거 등 대응책
마련에 부심하고 있다.


< 가전회사 >

가전회사들은 포장용으로 사용되는 스티로폴과 포장용지및 폐가전제품의
처리등 3가지 문제를 안고 있다.

이중 가장 심각한 것은 속포장재로 사용되는 스티로폴.

스티로폴은 재활용품이 아닌데다 부피도 커 대형 쓰레기를 발생시킨다.

재질의 특성상 잘 부서져 원형 그대로 보존해 다시 이용하기도 어렵다.

그렇다고 당장 사용을 전면 중단할 수도 없는 처지다.

가전업체들은 이에따라 스티로폴을 대체해 사용하는 속포장재를 개발하거나
재활용품인 종이를 사용해 속포장재로 이용하는 방안을 적극 검토하고 있다.

삼성전자는 우선 냉장고에 스티로폴이 아닌 그릇형 종이박스를 제작,
공급할 계획이다.

내년까지는 속포장재의 사용량을 현재의 60%수준으로 끌어내리기로 했다.

장기적으로는 스티로폴 대체용 속포장재를 개발한다는 방침을 세우고 있다.

LG전자(금성사)는 지난해 스티로폴 대체용품으로 재활용이 가능한 포장용
완충재를 개발했다.

이회사는 현재 이제품을 오디오 PC VTR의 일부 품목에 적용하고 있으나
앞으로 전제품에 확대할 계획이다.

LG전자는 이제품이 아직 대량 생산되지 않고 있으나 빠른 시일내에 양산
체제를 갖춰 나갈 것이라고 밝히고 있다.

대우전자는 스티로폴 대신 재활용이 가능한 펄프몰드(압축종이)로 연차적
으로 교체키로 했다.

올해에는 스티로폴 사용량을 40% 줄이고 내년에는 50%수준까지 떨어뜨릴
방침이다.

가전업계는 외부포장재의 경우 재활용이 가능하기 때문에 별다른 문제는
없다고 보고 있다.

세계각국에서 환경규제를 강화하는 추제에 맞춰 이미 재활용이 가능한
제품으로 대체해 놓았기 때문이다.

그러나 부피가 커 소비자들이 심리적 부담을 느낀다는 점을 감안, 대리점
에서 물건 배달후 스티로폴과 함께 다시 수거해 오는 방안을 강구중이다.

폐가전제품문제는 이미 전자공업진흥회를 중심으로 8개 처리사업자를
선정, 회수처리토록 하고 있다.


< 중소업계 >

중소업계도 종량제로 포장을 바꾸는등 일대 변화를 맞고 있다.

대표적인 업종은 완구 도자기 녹즙기 도시락등이다.

전자장난감등 작동완구의 경우 백판지로 포장하고 내부를 스티로폴로
고정시키는 사례가 많았고 봉제완구는 비닐로 포장하는게 일반적이었다.

하지만 종량제여파로 스티로폴이나 비닐사용이 어려워지자 스티로폴은
골판지성형물로, 비닐은 녹는 비닐로 바꾸고 있다.

어린이용 승용물과 유아복등을 만드는 한국아프리카는 올해초부터 햇빛에
분해되는 비닐로 포장을 바꾸기 시작했다.

회사측은 이 비닐을 햇빛에 내놓을 경우 6시간 정도면 분해돼 쓰레기발생을
줄인다고 설명하고 있다.

도자기업체들도 비닐코팅한 판지나 골판지로 도자기제품을 포장해 왔으나
이들 포장재가 환경을 오염시킬 것으로 우려, 비코팅제품으로 바꿔 나가고
있다.

행남자기관계자는 겉포장재는 비코팅제품으로, 내부재는 골판지등으로
바꾸기 위해 추진중이라고 밝혔다.

녹즙기업체들도 코팅상자의 사용을 억제하고 대신 재생가능상자로 바꾸는
한편 스티로폴의 사용도 억제해 나갈 계획이다.

그린파워의 김종길사장은 "우선 재생가능상자로 포장재를 대체하고 2단계로
디자인단순화및 충격에 강한 제품을 만들어 근본적으로 포장재가 불필요한
제품을 개발할 생각"이라고 말했다.

기업체나 학교등에 단체급식을 하는 도시락업체들은 종전의 1회용 도시락에
쓰던 스티로폴용기 대신 재사용이 가능한 플라스틱용기로 대체해 가고 있다.

인천의 원식품은 "인천지역 기업체에 납품하던 도시락용기를 올해초부터
플라스틱으로 바꿨다"며 회수한 플라스틱용기는 세척 살균소독을 통해 다시
사용하고 있다고 밝혔다.

가구업체들도 이달중 가구연합회에서 종량제대책회의를 갖고 포장재변경
문제등을 논의할 예정이다.

가구업체관계자는 골판지 포장재는 재활용이 가능하고 수수료를 내는
품목이 아니어서 별문제가 없으나 일부 내부충전재와 비닐포장등을 바꿔
이를 가구연합회를 통해 공동으로 구매해 사용할 경우 업체들의 부담을
덜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 김낙훈.조주현기자 >

(한국경제신문 1995년 1월 11일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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