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천 국립현대미술관이 운영하는 "움직이는 미술관"이 지난 한해 총6만
600명의 관람객을 동원했다는 소식이다.

"움직이는 미술관"은 미술문화로부터 소외된 지역을 찾아 볼거리를 제공
한다는 점에서 미술의 대중화에 한 몫 했음도 사실이다.

하지만 이 제도는 근복적으로 현대미술관의 장소적 여건과 관계가 있다고
생각한다.

즉 미술관을 찾는 관람객이 예상보다 적음으로써 미술관이 전국 각지의
관객을 직접 찾아 나설수 밖에 없는 실정이다.

미술관은 이제 결코 일부 전문가와 애호가의 전유물이 될수 없다.

이점에서 현대미술관은 너무나 외진 곳에 있다는 느낌이다.

그리고 미술관이 서울대공원안에 자리하고 있다는 것도 어쩐지 어색하다.

이렇듯 미술관이 먼데도 홍보를 적극적으로 하는 것도 아니다.

외국의 경우는 어떤지 몰라도 미술관은 교통이 편리한 도심에 위치하고
국민 누구나가 항시 가까이 할수 있는 장소에 있어야 할 것이다.

요컨대 "미술의 해"를 맞아 현대미술관이 온 국민의 진정한 명소로 탈바꿈
하려면 현재 위치에서의 이전을 적극적으로 검토해야 하지 않나 여겨진다.

이혁진 < 서울 구로구 독산동 >

(한국경제신문 1995년 1월 10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