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선창 < 한국원자력문화재단 이사장 >


"세계화"를 국정 추진방향으로 잡은 정부는 대대적인 조직개편등 일련의
조치를 단행하고 국정 전반에 걸친 세계화 노력을 강구하고 있다.

에너지는 세계화 과정에서 간과할 수 없는 중요한 과제이며 모든 국가
경제활동이 안정된 에너지 공급에 바탕을 두고 추진되어야 하는 만큼 이
시점에서 에너지의 중요성을 다시 한번 살펴보고 세계화 시대에 걸맞는
우리의 선택이 무엇인지를 진단해 볼 필요가 있겠다.

불의 발견 이후 시작된 에너지 이용은 인류문명이 비약적으로 발전할수
있는 원동력 역할을 하였다.

실질적으로 현대사회가 에너지에 대하여 심각성을 인식하고 본격적으로
해결책을 강구하게 된 것은 1973년에 발생한 제1차 석유파동을 겪으면서
부터라고 할수 있다.

두차례에 걸친 석유파동 이후 에너지에 대한 위기의식이 고조된 세계
각국은 에너지의 안정공급을 우선으로한 정책수립에 많은 노력을
기울였으며, 에너지절약 효율향상및 대체에너지 연구개발에 적극적인 투자를
해왔다.

당시 원자력발전은 확실한 석유 대체에너지원으로서 각광을 받았으며
세계 각국은 앞다투어 원자력발전소 건설에 힘을 쏟게 되었다.

그 결과 147기에 불과하여 세계 전력에너지의 0.8%만을 공급하던 원전이
20년후인 1993년에는 430기로 크게 증가하였으며 공급비율도 17%나 차지하게
되었다.

이러한 에너지정책의 효과와 더불어 석유위기에 따른 세계경기의 퇴조,
그리고 중동 산유국들의 경제불황 타개책등으로 원유가격과 공급의 안정이
이루어졌지만 중.장기적인 관점에서 보면 매장량에 한계가 있고 지역적으로
편중되어 있는 석유 석탄 천연가스등은 항상 수급과 가격의 불안정 요인을
내재하고 있다.

한편 공급의 안정화에 초점을 두고 추진되었던 에너지문제는 1980년대부터
새로운 국면에 접어들게 된다.

즉 산성비 지구온난화등 화석연료의 사용에 따른 지구환경보호가 시급한
과제로 떠오른 것이다.

1992년6월 브라질에서 개최된 유엔 환경개발회의에서는 지구환경보전을
위한 국제적 의지를 강력히 표명하는 "리우선언"과 구체적 실천계획인
"기후변화협약"등이 채택되었다.

1994년3월 발효된 "기후변화협약"은 지구의 기온을 높이는 이산화탄소의
방출량을 2000년까지 1990년 수준으로 동결하기 위해 화석연료의 사용감축을
목표로 하고 있다.

이른바 환경보전을 전제로 한 새로운 국제무역질서의 그린라운드 시대에
접어들게 된 것이다.

우리나라의 에너지수요는 매우 큰 폭으로 늘어나고 있다.

특히 사용이 편리하고 깨끗한 전기에너지는 최근 10여년간 경제성장률을
훨씬 상회하는 두자리 숫자의 증가율을 기록하고 있다.

93년도 우리나라 에너지 해외의존도도 94%나 되며 특히 화석연료 의존도는
80%이상이 되기 때문에 그린라운드에 대처하기 위해서는 청정에너지의
개발이 시급한 실정이다.

이러한 점을 고려할때 원자력에너지가 우리가 선택할수 있는 최선의
대안이 될수 밖에 없다.

즉 원자력은 이산화탄소등 환경오염물질을 전혀 배출하지 않는 깨끗한
에너지원이며 공급의 안정을 도모할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일부에서는 원자력을 중단하고 태양열 풍력 조력등 대체에너지를 활용
하여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지만 불행하게도 이러한 에너지원은 기술개발이
미흡하며 에너지밀도가 낮아 대규모 에너지 공급원으로 이용하기에는 아직
많은 문제점들을 갖고 있다.

물론 대체에너지에 대하여도 적극적인 투자와 지속적인 기술개발이 필요
하다.

에너지원의 선택에 있어 경제성 또한 매우 중요한 요소이다.

최근 3년간의 발전원별 실적원가를 비교해 보면 원자력은 1kwh당 24.17원
으로 석탄 석유 가스보다 18~33%가량 싸게 전력을 생산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원자력은 타발전방식에 비해 건설비가 비싼 반면 연료비가 월등히 저렴하기
때문에 가장 경제적인 발전방식으로 꼽히고 있다.

원자력발전의 원가에는 방사성폐기물 처분비용과 수명이 끝난후 해체
철거비용까지 모두 포함되어 있다.

이와같은 원자력의 경제성 우위는 프랑스나 일본등 원전을 효율적으로
운영하고 있는 대부분의 국가들에서도 입증되고 있다.

또 최근 정부에서 발표하기까지 논란이 많았던 방사성폐기물 처분문제도
현재의 과학기술은 이를 충분히 안전하게 관리할수 있을 만큼의 수준에
도달하여 있다.

우리는 세계화라는 기치아래 미래지향적인 목표를 갖고 매진하여야 할
중요한 위치에 서있다.

그러나 세계는 WTO체제의 출범, 유럽 미주 아시아등의 경제블록화등 실로
자국의 이익만을 앞세운 무한경쟁시대에 돌입해 있어 그 어느때 보다도
안정적이고 경제적인 에너지원의 확보가 중요시되고 있다.

세계화시대.국내자원 여건을 고려하고 경쟁력을 갖추고 있으며 환경문제
해결에 기여할수 있는 에너지가 무엇인지 냉철하게 판단내려야 할 시기인
것으로 보인다.

(한국경제신문 1995년 1월 6일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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