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에 진출한 외국인 투자기업이 한국기업보다 두배이상의 이익을 벌어
들이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 매출액중 내수판매 비중이 66.1%(93년 기준)에 이르고 있는 반면 수출은
33.9%에 불과, 외국계 기업의 높은 이익은 한국 내수시장 공략을 통해
이뤄지고 있음을 보여줬다.

통상산업부는 5일 한국에서 활동하고 있는 1천1백60개 외국인 투자기업을
상대로 최근 실시한 "제1회 외국인 투자기업 실태조사"(응답 9백12개업체.
회수율 78.6%)결과 이같이 분석됐다고 밝혔다.

조사결과에 따르면 외국계 기업의 93년기준 매출액 경상이익률과 순이익률
은 각각 4.5%와 2.7%를 기록, 한국기업(2%,1.2%)의 2.3배에 달한 것으로
밝혀졌다.

업종별로 외국계 기업의 평균 순이익률을 보면 음식료품이 7.7%로 가장
높았고 <>숙박.음식(7.4%) <>금융.보험(5.9%) <>목재.가구(6%) <>종이.인쇄
(6.7%) <>전기.전자(3.9%)등의 순으로 높은 이익을 거둬들인 것으로 조사
됐다.

외국계 기업들은 자기자본비율과 부채비율이 각각 30.4%와 2백47.5%로
한국기업(24.2%,3백12.9%)에 비해 건실한 재무구조를 유지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 총 제조원가중 인건비가 차지하는 비중이 <>91년 20.7%(한국기업
16%) <>92년 21.4%( " 15.4%) <>93년 21.6%( " 15.3)를 기록, 한국기업들에
비해 훨씬 노동집약적 생산양식을 보였다.

이는 외국기업들의 대한국 투자진출이 주로 낮은 임금을 활용한다는데
초점이 맞춰져 있음을 드러내는 것이다.

통산부는 국내임금이 지속적 상승추세를 보이고 있는 만큼 이들 기업중
상당수가 고도화투자로 대응하기 보다는 "철수"를 택할 가능성이 커
보인다고 분석했다.

이를 반영, 1개 기업당 평균 설비투자액을 보면 93년중 한국기업은 1백18억
5백만원이었던데 비해 외국계 기업은 그 67% 수준인 79억3천9백만원에
머물렀다.

94년 계획치에서도 한국기업이 1백56억9천1백만원에 달한 반면 외국계
기업은 91억3천만원에 그쳤다.

매출액 대비 연구개발(R&D)투자비중도 93년기준 한국기업은 1.8%를 기록
했으나 외국계 기업은 0.6%에 불과, 외국기업들의 한국진출 목적이 국내
에서의 생산및 기술기반 구축보다는 판매.유통망 확보에 치우쳐 있음을
엿보게 했다.

실제로 외국계 기업들은 한국진출 동기와 관련, "생산비 절감"(41.2%)과
"내수시장 개척"(35.3%)이 주종을 이뤘고 "제3국 수출"이 목적이라고 밝힌
응답기업은 전체의 9.2%에 지나지 않았다.

외국계 기업은 이같은 진출전략과 관련, 66.7%가 "성공적"이라고 밝힌
반면 "실패"라고 응답한 기업은 1.3%에 불과해 대체로 만족하고 있는 것으로
분석됐다.

그러나 "판단 곤란"이라고 밝힌 기업이 32%인 2백80개사에 달해 이들의
향후 거취가 주목된다.

안세영 통산부 국제기업담당관은 "외국계 기업들의 투자실태로 미뤄볼 때
아직도 한국은 개도국 범주를 벗어나지 못하고 있음이 확인됐다"며 "국내
기초및 첨단기술개발에 자극을 주고 생산구조 고도화에 기여할 수 있는
외국기업 투자유치를 위한 다각적인 대책마련이 절실하다"고 말했다.

통산부는 이번 조사에 이어 앞으로는 매년 한차례씩 주한외국인 투자기업을
상대로 한 실태조사를 정례화, 정책자료로 활용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학영기자>

(한국경제신문 1995년 1월 6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