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쿄가 쓰레기더미에 묻히고 있다" "미국의 쓰레기 매립장이 만원이다"

80년대초까지만 해도 이런 외신보도를 보면서도 무심했었다.

아직 우리나라는 그렇게 되려면 멀었다는 생각에서 였다.

그때만해도 가정에서 음식물찌꺼기를 뜨물통에 버리면 그것을 받아다
돼지를 키우는 사람이 있었다.

그런데 눈깜짝할 새에 우리 발등에도 불이 떨어졌다.

산업연구원(KIET)집계에 따르면 우리나라의 하루 쓰레기 발생량은 80년의
4만7,000t에서 지난해에는 6만7,000t으로 늘어났다.

연평균 2.7%씩 늘어난 셈이다.

하루 한사람이 배출한 쓰레기량도 1.24kg에서 1.51kg으로 증가했다.

이런 증가추세로 미루어 보면 2001년에는 하루의 쓰레기량이 8만3,000t에
달하게 되는데, 앞으로 종량제등 감량정책이 실효를 거둬야 7만5,000t
수준에 머물게 되고 1인당 하루 배출량도 1.58kg에 그칠 것이라는 전망이다.

인간생활에서 쓰레기의 배출은 피할수 없는 일이고 생활수준이 높아질수록
쓰레기량이 늘어나는 것도 어쩔수 없는 일이다.

그러나 쓰레기문제의 해결방법은 쓰레기의 발생량을 줄이고 재활용률을
높이는것 외에는 아직까지 묘책이 없다.

해가 갈수록 쓰레기가 늘어나는 것은 따지고 보면 손쉽게 버리기 잘하는
우리의 생활습관에도 문제가 있다.

아직 멀쩡한 냉장고 선풍기 TV등의 가전제품, 몇년은 더 써도될 소파 장롱
등 가구를 헌신짝처럼 내다 버린다.

골칫거리인 대형 생활쓰레기의 표본이다.

이사하면 흔히 멀쩡한 가구나 전자제품을 모조리 새로 사들인다.

"외상이면 소잡아 먹기"식의 생각으로 사들이는 물품들이다.

먹지도 않고 버리는 음식찌꺼기도 여전히 문제다.

미국의 수필가 벤델 베리는 쓰레기문제의 근원은 현대인의 전도된 가치관에
있다고 지적했다.

노동력 시간 돈의 값은 비싸지만 창조의 원료인 물질은 상대적으로 너무
저렴해 이것을 아낄 여유가 없다는 것이 그의 주장이다.

E F 슈마허는 이런 문제를 극복하는 방법으로 "최소의 소비로 최대의
복지 달성"이라는 목표를 제시했다.

새해부터 전국적으로 쓰레기 혁명이라 할만한 "쓰레기 종량제"가 실시된다.

한번 썼던 종이의 뒷면에도 빈틈없이 글을 쓰고 버리는 천조각을 모아
조각보를 만들던 우리 선조들의 알뜰한 검약정신을 다시 되새겨볼 때다.

생활쓰레기를 줄이는 방법은 그것밖에 없을듯 싶다.

(한국경제신문 1994년 12월 29일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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