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합주가지수가 1,030.27을 기록하면서 어제로 올해 증시가 폐장됐다.

올해는 격변이란 말 그대로 엄청난 변화가 있었으며 숱한 대형사고로
얼룩졌는데 증시도 예외는 아니었다.

무엇보다 올해 증시는 지난해 하반기부터 시작된 주가상승세가 계속
되었으며 이같은 활황세는 종합주가지수가 대망의 1,000 포인트를
넘었다는 사실로 상징되고 있다.

앞으로도 당분간은 경기확장 국면이 지속되고 수출이 활기를 띨것으로
보여 증시도 활황을 유지할 전망이다.

그러나 본격적인 개방경제시대를 맞아 증시의 개방이 확대될수록 해결
해야 할 과제들도 한두가지가 아니라는 점을 잊어서는 안될 것이다.

올해 증시의 가장 큰 특징은 모처럼 활발한 장세가 계속되었다는 점이다.

지난해 하반기부터 붙붙은 주가 상승세가 계속됨에 따라 발행시장과
유통시장 모두 큰폭의 성장을 기록했다.

올 한햇동안 발행시장에서 기업들이 조달해간 자금규모는 지난해보다
36%나 늘어난 25조6,000여억원으로 지금까지 최대규모였던 지난 89년의
21조6,000억원을 크게 웃돌았다.

부문별로는 주식이 5조9,000억원,회사채가 19조7,000억원으로 지난해에
비해 각각 84%,26%씩 증가했으나 구성비를 보면 회사채가 67%로 여전히
압도적인 비중을 차지해 주식비중이 60%를 넘었던 지난 89년 당시와
대비되고 있다.

기업별로는 대기업과 금융기관의 자금조달이 많았으며 특히 기업공개와
유상증자의 경우 금융기관의 비중이 각각 42%,57%에 이르렀다.

그러나 물량규모가 엄청난 금융주의 대량공급이 수급균형을 깨뜨려 자칫
대세하락의 계기가 되지 않을까 하는 걱정도 있다.

종합주가지수가 1,000 포인트를 돌파한 유통시장은 은행 투신등
기관투자가들이 장세를 주도했으며 외국인 투자가들의 움직임도
큰 영향을 미쳤다.

특히 지난해에 시중금리가 안정되고 예대마진이 축소된 반면 자금이
수익성이 높은 신탁,양도성예금증서(CD)등으로 몰림에 따라 은행권의
주식투자가 크게 늘어났다.

지난 89년 12.12 조치로 경영위기에 빠졌던 투신은 올해 내내 교체매매에
주력하면서 약 4년만에 자본금 전액잠식 상태를 벗어나 경영정상화의
기틀을 다졌다.

그러나 전체적으로 매매차익을 노린 단기투자에 지나치게 치중한 나머지
유통시장안정을 도외시한 감이 없지 않아 아쉬운 점으로 남는다.

지난 92년에 자본시장을 개방한뒤 외국인 투자자들의 영향력은 지속적
으로 확대되어 왔다.

올해에도 블루칩과 저가 대형주중 외국인 투자자의 매수대상이 무엇이
될 것이냐가 증시의 주요 관심사였으며 지난 12월1일 있었던 외국인
주식투자한도 2% 확대시기도 많은 관심을 모았다.

그러나 너무 외국인 투자자들을 의식한 나머지 주식투자의 정석을 벗어난
경우가 적지 않았던 점은 개선되어야 할 것이다.

한편 지난 10월14일 포철이 국내 기업으로는 처음으로 뉴욕 증권거래소에
상장된데 이어 10월27일에는 한전도 뉴욕증시에 상장됨으로써 국내자본시장
의 세계화에 큰 진전을 이루었다.

이로써 우리기업의 대외신용도와 기업이미지가 크게 향상되었으며 국제
금융시장에서 값싼 자금을 조달할수 있는 길이 활짝 열렸다고 할수도
있다.

다만 국내증시가 해외증시와 연계되면 될수록 해외 증시동향이 국내
증시에 미치는 영향이 커지는 만큼 이에 대한 적절한 대응자세가
요구되며 부작용을 최소화하는 제도정비가 필요하다고 하겠다.

이와 관련하여 내년부터 기관투자가에 부과되던 20%의 위탁증거금이
폐지되고 내년 4월부터는 주가변동폭이 6%로 확대되는 제도개선이
주목되고 있다.

이같은 변화로 증시에 대한 정부규제가 완화되고 시장효율을 높임으로써
국내 자본시장의 세계화가 가속화될 것으로 기대되지만 동시에 주가변동이
심해짐에 따라 자금과 정보에서 기관투자가에 비해 크게 불리한
일반투자자의 위축이 염려된다.

폭발적인 장세호전에도 불구하고 국내증시가 해결해야 할 과제도 적지
않다.

단적인 예로 주가의 양극화현상및 우선주파동을 들수 있다.

블루칩이나 호재가 생긴 일부 개별종목들의 대폭적인 주가상승에 비해
금융주와 건설주 그리고 우선주 등은 상대적으로 소외감을 맛보았다.

이같은 양극화현상은 부분적으로는 국내증시가 구조적인 변화를 겪음에
따라 어쩔수 없는 결과이지만 상당부분은 시장효율이 낮은 탓도 크다.

즉 일부 기관투자가들에 유리하도록 정보의 유통구조가 왜곡되어 있고
특정종목의 주가가 짧은 기간동안에 몇배씩 오르는등 시세조작이 판을
치고 있다.

특히 지난해말에 8.43%에 지나지 않았던 일반주와 우선주의 가격괴리율이
올해 말에는 40%를 넘나드는 이해하기 어려운 현상이 벌어지고 있다.

이를 해결하기 위해 최저배당률의 규정,이자율연동 배당의 보장,일정기간
뒤의 보통주전환등 다각적인 대책이 논의되고 있으나 아직은 뚜렷한
결론이 없는 실정이다.

앞으로 공격적인 기업의 매수합병이 허용되면 이 문제가 더욱 부각되기
쉬우므로 정책당국은 결자해지의 입장에서 대책마련을 서둘러야 하겠다.

다사다난했던 올한해에 급성장한 증시에서 얻은 교훈을 새기고 남은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새해에도 더욱 노력해야 할 것이다.

(한국경제신문 1994년 12월 29일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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