럭키개발은 아파트공사를 할때 공사단계를 7단계로 나눠 품질검사를 한다.

각 단계별로 본사의 품질보증팀이 점검한후 "품질검사필증"을 부착한다.

품질검사필증에는 검사를 하는 사람과 검사를 받은 사람의 이름이 동시에
기입된다.

이 품질검사필증 7장이 모아져야 현장에선 입주를 위한 마무리작업을 할수
있다.

마치 자동차공장에서 자동차주요 부위별 품질검사필증이 있어야 출고시키는
것과 같은 방식을 건설현장에 도입한 것이다.

럭키개발의 이 품질관리방식은 관계사인 금성사의 가전제품 생산관리기법을
응용한 것이다.

"제조업의 품질관리기법을 건설업에 접목시키는" 독특한 기법은 "고객의
눈으로 품질을 테스트한다"는 전략과 함께 이 회사 품질경영의 핵심전략
이다.

지난8일 입주한 럭키개발의 구리1차 한가람아파트는 입주전에 2차례씩이나
입주예정자들을 초청해서 사전점검을 했다.

지난10월30일 공사마무리단계에 우선 입주가정을 대표한 주부모니터요원들
이 일차점검을 한데 이어 입주 보름을 남겨 놓고 추가점검을 했다.

고객사전점검은 "고객을 감리요원으로 활용한다"는 럭키개발의 기발한
전략에서 나온 것이다.

"주부들까지 만족하게 되면 품질은 문제없다"는 것이 럭키개발의 품질경영
모토다.

고객점검의 날은 주로 토요일이나 일요일로 정해진다.

가족단위로 현장방문이 이뤄지도록 유도하기 위해서다.

한명의 고객이라도 현장에 더 오게해서 소비자의 눈을 통해 사소한 문제점
을 하나라도 더 찾아내겠다는 것이 럭키개발의 복안이다.

어른과 아이, 남편과 주부들이 제각기 집을 보는 관점, 품질이나 디자인에
대해 챙기는 부분이 각기 다르기 마련이다.

따라서 가족 단위 점검을 할 경우 완벽한 품질테스트가 된다는 것이 럭키
개발측의 설명이다.

이렇게 번거로울 정도로 사전점검에 신경을 쓰는데는 또다른 복안이 있기
때문이다.

사전점검을 위한 고객현장방문을 회사PR의 장으로 활용한다는 것.

현장에 입주예정자들이 방문하는 날엔 어린이들이 좋아하는 풍선과 호돌이
인형 팽귄가면복장의 마스코트까지 동원된다.

고객들과 즉석사진도 찍고 기념품도 나온다.

입주예정자들이 미리 예비이웃과 눈맞춤을 할수있도록 다과회도 준비된다.

작은 놀이동산의 분위기가 연출된 아파트현장에서 집을 지은 사람들과
집에 들어가 살 사람들이 함께 아파트품질에 들어간다.

"이런 화기애애한 분위기에선 설사 하자가 눈에 띄어도 고객은 가벼운
마음으로 지적할수 있고 현장에선 흔쾌히 받아들일수밖에 없읍니다"

이 회사 이동진이사는 "이같은 방식으로 본사 경영층을 의식한 품질개선
활동이 아닌 진정으로 소비자를 생각하는 의식이 자연스럽게 현장에 뿌리
내리고 있다"고 자평했다.

분당신도시와 같은 대단지에는 공사초기부터 고객이나 방문객들을 위한
현장 홍보실이 별도로 마련된다.

고객이 지적한 문제점들은 고객카드로 정리돼 컴퓨터에 입력되고 입주전에
해결내용을 통보한다.

입주이후에도 고객대표들로부터 정기적으로 시공품질이나 디자인등에
대해 의견을 듣는다.

고객의 관점에서 접근하는 럭키개발의 경영전략은 일찌기 소비재생산에서
출발한 럭키금성그룹의 전통적인 경영풍토에 뿌리를 두고 있다.

소비자와 바로 만나는 곳이 현장이다.

이같은 품질경영전략에 따라 구자성럭키개발사장부터 본사를 벗어나 주로
현장에서 일한다.

구사장은 지난 3개월동안 무려 40여곳의 국내외현장을 돌았다.

가는 곳마다 구사장은 "원가나 공기에 실패한 현장은 용납할수 있어도
품질과 안전에 실패한 현장은 용납할수 없다"고 누누히 강조했다.

이제 품질과 안전에 실패할 경우 원가와 공기까지 놓치는 이중삼중의
경영손실이 따를수밖에 없는 상황이기 때문이다.

럭키개발이 준비중인 "공사실명제"도 구사장이 현장에서 얻은 아이디어다.

자사에서 공사한 모든 시설물에 담당소장과 직원은 물론 협력업체의
반장이름까지 새겨넣겠다는 것이다.

(한국경제신문 1994년 12월 28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