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밑이 다가오고 있다.

지나온 한해를 뒤돌아보고 아쉬워하면서도 새로운 희망과 기대를 안고
새해를 맞을 채비를 한다.

친지들에게 보낼 선물을 준비하는 발길도 바빠진다.

선물의 가치는 값의 높고 낮음에 있는 것이 아니라 거기에 담겨져 있는
마음과 정성에 있다.

그런데 분수에 맞지 않는 고급선물세트나 외국산이 아니면 국제화에
뒤떨어지는양 값비싼 수입품만 찾는 허례허식과 과소비풍조를 보면 우리
사회의 건전한 선물문화가 아직 정착되지 못하고 있다는 느낌을 지울 수
없다.

그런 의미에서 이번 연말연시에는 값비싼 공산품이나 수입품보다도
우리체질에 맞는 우리농수산물을 택해 이웃과 고향의 부모에게 감사와
사랑의 뜻을 담아 보낼것을 권하고 싶다.

농어민들의 정성과 땀방울이 배어있는 우리농수산물이야말로 송구영신의
참뜻을 더하는 값진 선물일뿐만아니라 우리 농수산물을 선물하는 작은일이
외국농수산물과 힘든 경쟁을 벌이고 있는 농어민에게 도시민이 줄수 있는
격려와 성원이 될것이기 때문이다.

오늘날 우리농민이 당면하고 있는 어려움을 헤쳐나가도록 하기 위해서는
농촌과 도시가 한뿌리의 공동체라는 인식의 공유와 동참이 필수적이다.

우리농산물을 애용하는 일은 주름진 농촌경제에 도움을 주는 동시에
고향을 묵묵히 지켜온 농민들에게 보답하는 길이며 농업이 갖는 공익적기능
의 실질적인 수혜자인 도시민의 당연한 도리일 것이다.

오정환 < 인천 남동구 구월동 >

(한국경제신문 1994년 12월 27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