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극계의 94년은 뮤지컬의 해였다.

뮤지컬 공연 자체가 많았을뿐만 아니라 곳곳에서 전문극단이 생겨나고
대형화,국제화 현상도 이뤄져 뮤지컬의 상업적성공 가능성을 열어보였다.

올해 만들어진 뮤지컬은 연말연초에 공연될 것을 포함,총40여편.

그간 공연된 국내뮤지컬은 "동숭동연가" "유논과 아보스" "조지오웰1984,
로미오와 줄리엣" "마지막춤은 나와 함께" "노동의 새벽" "아가씨와 건달들"
"지하철1호선" "바람,타오르는 불길"" 저섬에 무슨일이 일어났나" "들풀"

"요셉 어메이징 테크니칼라 드림코트" "징게맹게 너른들" "금강" "성춘향"
"번지없는 주막" "결혼일기" "번데기" "황금신화2001" "꿈꾸는 기차"
"웨스트사이드스토리" "서울사람들" "별님들은 세상에 한사람씩 의미를
두어 사랑한다는데" 등.

여기에 "지저스 크라이스트 수퍼스타" "홍도야 우지마라" "심수일과
이순애" "그리스" "나도 출세할수있다" "우리집 식구는 아무도 못말려"
등이 연말연초작품으로 준비돼있다.

뮤지컬붐의 도화선을 당긴 것은 지난1월 뮤지컬전문극단 에이콤이
공연한 "아가씨와 건달들"과 삼성나이세스가 초청한 영국 뮤지컬전문극단
RUM의 "캣츠".

"아가씨와 건달들"은 순이익 3억을 올리고 "캣츠"는 입장료수입만 14억을
벌어들여 "뮤지컬이 돈이 된다"는 점을 부각시켰다.

이에따라 제작비가 억대를 넘는 대형뮤지컬이 줄을 잇고 외국안무가와
음악지도자를 초빙하는등 뮤지컬의 국제화현상도 생겨났다.

뮤지컬전문극단이 늘어난 것도 특징적 현상.지난해까지 뮤지컬전문극단은
뮤지컬프로덕션(대표 이종훈)과 극단 학전(대표 김민기)등 2곳뿐이었지만
올해에는 에이콤,가극단 금강,극단신시에서 분리된 신시뮤지컬컴퍼니,
극단신한등이 가세해 6곳으로 늘었다.

현재 창단공연을 준비중인 뮤지컬컴퍼니 대중과 대영뮤지컬컴퍼니(대표
신대영)를 포함하면 뮤지컬전문극단만 8개가 된다.

이처럼 뮤지컬 공연이 늘어나면서 상업적 성공을 위해 인기인을
기용하는 사례도 많아졌다.

윤석화 하희라 신애라 신효범 유열씨등이 이미 얼굴을 내놓았는가
하면 가수 조하문 강산에 나현희 엄정화 탤런트 유인촌 최수종씨등이
현재 연습중이다.

그런가하면 극단가교의 악극시리즈,소극장용 창작뮤지컬과 어린이용
뮤지컬,동학1백주년기념 창작뮤지컬등이 만들어진 것은 뮤지컬붐이
이뤄낸 올해의 수확으로 꼽힌다.

연극계 최대잔치인 서울연극제에서 뮤지컬(극단맥토의 번데기)이 처음
대상을 탄것도 뮤지컬붐을 보여준 대목.

뮤지컬의 인기에 힘입어 한국적뮤지컬 혹은 총체극(크로스오버)붐이 인
것도 올해 연극계의 특징이다.

예술의전당이 제작한 "영고" 창무예술극단의 "유화의 노래"등이 대표적인
예.

그러나 뮤지컬붐과 연극의 상업성 제고라는 나름대로의 긍정적 측면에도
불구하고 소극장연극의 전반적인 침체,서울연극제의 구태의연한 운영,
미란다를 비롯한 연극의 외설시비등 부정적 사례도 적잖았던 것으로
지적됐다.

또 일본극단 "사계"의 "지저스 크라이스트 슈퍼스타"와 베세토축제
참여극단 스코트의 "리어왕"의 일본어공연은 일본대중문화 유입의
시초일 수 있다는 점에서 우려를 낳았다.

결국 연극계는 뮤지컬의 부흥으로 계속 늘어날 대형상업극과 대학로의
소극장연극을 어떻게 조화롭게 발전시킬 것인가라는 새로운 과제를 안은
채 새해를 맞게 됐다.

(한국경제신문 1994년 12월 15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