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오현 <동국대교수/재정학>

금년에 정부가 마련한 소득세제개편안의 핵심은 공평과세와 금융실명제의
정착을 촉진하기 위한 금융소득의 종합과세로 집약된다.

금융소득 종합과세의 기본골격은 96년 귀속분부터 금융소득 종합과세의
기준금액을 부부합산하여 4,000만원으로 설정하고 이에 미달하는 이자.
배당소득은 96년에는 15%,그 다음해의 귀속분은 10%의 원천분리징수세율을
적용하여 납세의무를 종결짓는 것으로 하고,기준금액을 초과하는 금융소득
은 다른 소득과 합산하여 개정된 소득세율로 누진과세하는 것으로 규정
하고 있다.

이번 금융소득 과세방안은 몇 가지 긍정적인 측면에도 불구하고 오히려
현행세제하에서보다 세부담의 불공평을 심화시키며 또한 금융실명제의
정착에 역행하는 근본적인 문제점을 안고 있을 뿐만 아니라 조세체계의
일관성을 결여하고 있다.

예컨대 같은 4,000만원의 과세소득을 올리고 있는 경우에도 근로소득은
최고 30%의 한계세율로 누진과세되는데 반하여 금융소득은 15% 또는
10%로 분리과세되기 때문이다.

이러한 과세방법은 이자.배당소득을 4,000만원 이하로 분산시키는 등
조세회피의 유인을 조장할 뿐만 아니라 금융실명제의 정착에 역행하는
부작용을 낳는다.

또한 이러한 과세방안은 소득유형간에 세부담의 수평적 불공평을
조장함은 물론,종합소득세율이 원천징수세율보다 낮은 소득자에게는
상대적으로 높은 세부담을 강요하는 반면 종합소득세율이 원천징수세율
보다 높은 소득자에게는 낮은 세부담의 혜택을 주는 모순을 낳는다.

이러한 세부담의 불공평을 축소하기 위해서는 금융소득 종합과세의
기준금액을 1,000만원 수준(93년 기준 가구당 평균 금융소득금액
350만원의 약3배)으로 낮추고,기준금액 이하의 납세자에게는 종합
또는 분리과세의 선택을 허용하여야 한다.

기준금액을 하향조정하고 과세방법을 개선하지 않는 한 기왕에 값비싼
사회적 비용을 치루면서 도입된 금융실명제의 실시와 금융소득 종합과세
는 본연의 기능을 발휘할 수 없으며 납세자주권의 원리에도 배치된다.

이번 소득세재개편안은 모든 금융소득을 과세대상으로 삼는다는 원칙을
표방하고 있으나 실제에 있어서는 과세대상을 일반저축,세금유대저축,
3년이상 저축성보험차익 그리고 채권이자 등 일부의 금융자산소득에
국한하고 있다.

채권의 경우 5년이상 10년미만 만기의 채권이자소득은 30%,그리고
10년이상 장기채권의 이자소득은 25%로 분리과세를 허용하고 있다.

뿐만 아니라 상장주식과 채권의 매매차액은 처음부터 과세대상에서
제외되고 있다.

절대다수의 저소득계층과 중간소득계층은 자산을 예금형태로,그리고
소수의 고액소득계층은 자산의 대부분을 주식과 채권의 형태로 운용하는
것이 일반적이라면, 예금의 이자소득에 과세하면서 상장주식과 채권의
매매차익에 비과세하고,또한 장기채권의 이자소득에는 분리과세를
허용하는 방안은 소득세의 세부담 불공평을 조장할 뿐만 아니라
자산시장의 왜곡을 심화시키게 될 것이다.

이러한 과세방안은 금융설명제의 정착과 과세기반의 확충에 배치되며
따라서 모든 금융소득은 그 종류와 원천에 불문하고 종합과세되어야
한다.

채권의 매매차익과 상장주식의 양도차익은 물론 국공채의 거래차익도
본질에 있어서는 이자소득이란 점에서 과세대상에 포함되는 것이
당연하다.

소득세율의 인하는 과세베이스의 확충을 위한 제도장치가 전제될
때만이 세부담의 공평성과 조세의 중립성이 제고된다.

그러나 이번 소득세제개편안에서는 과세베이스의 확충을 위한 체계적인
노력은 소홀히 한채 고소득계층에 적용되는 한계세율은 인하한 반면,
절대다수의 납세자에게 적용되는 최저세율은 2배로 인상하면서 면세점을
대폭 상향조정하였는데 이러한 방안은 소득세제의 기능강화란 기본목표에
배치된다.

금융실명제의 실시와 기준금액을 낮추어 종합과세할 경우 이것은
단순히 이자.배당소득의 세원확대차원을 넘어 부가가치세가 적용되는
재화와 용역의 거래노출을 불가피하게 하고 과거에 은폐될수 있었던
사업소득이 포착됨으로써 소득세의 과세기반이 크게 확대될수 있다.

이것은 소득세제의 과세기반 확충과 전반적인 세율인하및 세부담의
공평성 제고를 위해 능동적인 세정의 과학화가 관건임을 의미하는
것이다.

작년에 도입된 부가가치세의 한계세액공제제도를 폐지해야 하며 또한
금년의 세제개혁에서 시도하고 있는 소액부징수제도에 완화를 철회하고
그 대신 세원관리를 강화해야 하는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다.

양도소득세는 당분간 현행 제도를 유지하되 조세감면을 전면 축소하여
과세기반을 확대해야 한다.

이를 위해서는 과표를 공시지가로 조속히 전환해야 하며 세정의 강화를
통해 세원의 탈투를 방지해야 한다.

이러한 선행조치와 함께 세율을 낮추어 궁극적으로 종합소득세제에
흡수하여야 한다.

이번 세제개편안이 안고있는 보다 근본적인 문제점의 하나는 토지관련세
부담의 적정화 노력이 결여되어 있다는 점이다.

토지관련세제의 개혁이 선행되지 않는 한 부동산투기 유발과 자본시장의
교란을 예방할수 없으며 따라서 소득세제의 기본골격이 바로 될수 없다.

금융소득의 부부합산과세제도는 차제의 부부별산제도로 대체되어야
한다.

이러한 대안은 부부별산 개념을 기본원칙으로 하는 민법정신에도 부합될
뿐만 아니라 인별합산을 전제로 형성된 현행 소득세율체계와도 일치한다.

이상에서 제시한 정책대안의 수용은 물론 국민경제적 관점에서 국세,
지방세및 국공채제도 전반에 걸친 개혁청사진의 마련을 전담할 대통령
직속 전문기구의 창설을 제안한다.

(한국경제신문 1994년 12월 13일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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