석유화학 투자열기가 달아 오르고 있다.

유공 대림산업 등은 공급과잉 여파로 그동안 미뤄왔던 증설을 다시 추진
하고 나섰다.

기존사업구조를 고도화하기 위해 신규분야진출도 활발하게 시도하고 있다.

경기가 회복되기가 무섭게 신규투자붐이 일고 있는 것이다.

일부 품목에서는 벌써부터 과당경쟁조짐이 표면화하고 있다.

석유화학 투자를 또다시 규제해야 하는가.

아니면 업계가 알아서 투자를 하게 해야 하는가.

석유화학투자를 놓고 업체간에 벌써부터 신경전이 벌어지고 있다.

현대석유화학 삼성종합화학 등 6개사의 나프타분해공장(NCC) 가동이후
잠잠했던 투자논쟁이 재연되고 있는 것이다.

석유화학 투자와 관련한 업계의 움직임과 입장, 정부의 대응 등을 조명해
본다.


유공 대림산업 등 석유화학업체의 기획임원들이 지난4일 석유화학공업협회
에 모였다.

신규투자문제를 협의하기 위해서였다.

이들은 기초유분에서 부터 계열제품에 이르는 갖가지 투자계획을 내놓았다.

자체에서 생산되는 기초유분을 소화하기 위한 수직계열화체제구축이 불가피
하다고 주장했다.

일부에서는 계열제품생산에 필요한 기초유분의 증설을 추진하겠다고
했다.

더 이상 필요한 투자를 미룰수 없다고 한목소리를 냈다.

상공자원부가 일부 공급과잉우려품목을 대상으로 투자를 제한한 ''석유화학
투자지도방안''에 대해 불만을 털어 놓기도 했다.

이날 모임은 석유화학업계에 다시 한번 투자 열풍이 몰아닥칠것임을 예고
하는 것이기도 했다.

중복과잉투자에 따른 경영난으로 투자라면 입에 떠올리기조차 터부시됐던
지난날과는 판이한 모습이었다.

나프타분해공장 등 대규모프로젝트가 완료된 93년에는 업계의 투자규모가
7천9백억원수준으로 떨어졌다.

투자가 러시를 이루었던 90년의 3조3천억원, 91년의 3조2천억원과는 비교
할수가 없을 정도였다.

92년의 1조2천억원에 비해서도 크게 줄어들었다.

투자라면 알레르기반응을 보였던게 사실이었다.

이처럼 부진했던 투자가 올들어 활기를 되찾기 시작했다.

올해에는 투자규모가 1조1천억원선에 이를 전망이다.

내년에는 1조7천억원에 달할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석유화업체들의 투자는 대부분이 수직계열화를 위한 것이다.

그 가운데서도 가장 관심을 끄는 것은 바로 나프타분해공장의 증설움직임
이다.

현대석유화학은 같은 대산단지에 있는 삼성종합화학과 공동으로 새로운
나프타분해공장을 건설하는 방안을 실무차원에서 검토하고 있다.

나프타분해공장의 증설이 ''뜨거운 감자''로 떠오르고 있는 셈이다.

대규모는 아니지만 나프타분해공장의 증설을 추진하기는 타업체의 경우도
마찬가지이다.

유공을 비롯 한화종합화학 등 기존업체들은 시설개보수(디바틀네킹)를
통해 나프타분해공장의 증설을 꾀하고 있다.

공단 입주업체들의 계열제품공장 증설에다 수직계열화에 따른 자체수요증가
에 대비, 나프타분해공장의 증설이 불가피하다는 것이다.

최소한의 투자로 4만~5만톤까지 늘릴수 있는 시설개보수를 마다할수가
없다는 것이 이들 업체의 주장이다.

수직계열화체제를 강화하기 위한 계열제품쪽 투자경쟁도 조만간 치열해질
조짐이다.

유공과 대림산업은 기초유분소화를 위해 고밀도폴리에틸렌(HDPE)과 폴리
프로필렌(PP)을 각각 증설할 예정이다.

한화종합화학도 프로필렌 소화를 위해 폴리프로필렌에 신규참여하고
옥탄올공장도 건설할 방침이다.

제품생산에 필요한 원료및 중간원료 수지를 자체조달하기 위한 투자도
활기를 띨 전망이다.

럭키는 PVC분야 수직계열화를 겨냥, 가성소다와 에틸렌디크로라이드(EDC)
사업에 뛰어들 계획이다.

대한화섬과 태광산업도 합섬원료조달을 위해 각각 고순도테레프탈산(TPA)
과 아크릴로니트릴(AN)모노머사업에 새로 참여한다.

경쟁력제고 차원에서 이뤄지고 있는 기존사업확대 투자도 눈에 띄는 대목
이다.

호남석유화학은 에틸렌글리콜(EG)을, 애경유화는 무수프탈산(PA)을,
유공옥시케미칼은 스티렌모노머(SM)를, 삼성석유화학은 고순도테레프탈산을
각각 대규모로 증설한다.

이제 투자분위기는 무르익었다.

언제 어느선까지 투자를 할 것이냐는 선택의 문제만 남았다.

투자자유화가 몰고온 시행착오를 더이상 반복하지 않으면서 국제경쟁력을
높일 수 있는 길을 찾아 나설때인 것 같다.


(한국경제신문 1994년 12월 12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