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신원철 <한국관리회계연구원 대표이사 > ##

우리는 정치인들의 연설이나 행정관료들의 말에서 우리나라가 부국하는
길은 오로지 "국제경쟁력을 강화시키는 길"이외에는 별다른 방도가 없다고
주장하는 말을 자주 듣는다.

기업인들 또한 기업이 경쟁에서 살아남는 길은 "오로지 경쟁력을 갖춘
제품을 시장에 내놓는 일"이 최선의 방책임을 늘상 강조한다.

기업인들은 그 실천적인 방안으로 원가절감과 품질의 고급화를 제시하고
공장 곳곳의 벽면에 "원가절감의 극대화"라든지 "품질관리의 생활화"등의
구호를 걸어놓기도 한다.

그런데 정치인과 관료들,그리고 기업인들에게 경쟁력의 강화나 원가
절감을 실천할 수 있는 구체적인 접근 방법에 대해서 아는게 있느냐고
질문하면 제대로 대답할수 있는 사람이 많지않다.

왜냐하면 경쟁력의 강화,즉 경쟁우위나 원가절감을 실천하려면 고도의
경영도구( management tool )를 이용하는 기술적인 측면을 제대로 알아야
하기 때문이다.

실제로 경영도구를 이용하는 관리기술은 생산의 합리화,인간노동의
능률화를 중심으로 하는 관리의 과학화로 발전되어 왔다.

이는 경영활동의 모든 부문을 통합적으로 계획하고 통제하는 예산관리
시스템을 중심으로 한 관리회계기술로 집약,발전되어 왔다.

관리회계기술이란 계획을 수립 실시하고 그 성과를 검토하는 관리사이클을
반복함으로써 경제성및 생산성,즉 능률을 향상시켜 나가는 기술을 말한다.

미국의 세계적인 비행기 생산업체인 노드롭사가 그 대표적인 예다.

노드롭사 공장현장의 벽면을 보면 "원가절감"이란 구호의 표지판이 놀라울
정도로 많이 걸려있는 것을 볼수 있다.

우리나라 생산공장의 경우에도 양적으로 노드롭사정도는 아닐지라도 비슷한
구호의 표지판이 심심찮게 걸려있는 것을 흔히 볼수 있다.

공장벽면에 걸려있는 표지판의 내용에서 우리는 분명히 짚고 넘어가야할
부분이 있다.

미국과 우리나라가 똑같이 내걸고 있는 내용이지만 두나라는 그 실천적인
접근 방법에서 엄청난 차이를 보이고 있다는 점이다. 즉 대부분의 미국기업
들은 원가절감을 실천할수 있는 경영도구가 완비되어있는 반면 대부분의
우리나라 기업들은 그렇지 못하다는 사실이다.

그렇다면 경쟁우위란 무엇이며 기업이 창출할수 있는 경쟁우위에는 어떤
것들이 있을까.

경쟁우위란 말 그대로 제품의 시장경쟁에서 유리한 자리에 서는 것을
의미한다. 이러한 경쟁우위는 기업환경의 변화나 경쟁업자의 대응에도
불구하고 지속될 수 있는 우위여야 한다.

그러기 위해서는 경쟁의 대상으로 내놓는 제품이 가격면이나 품질면에서
사실상의 차이를 가져올 정도로 확실히 구별되는 것이어야 한다.

기업은 소비자에게 좋은 제품을 저렴하게 만들어서 공급하고자 한다.어디
까지나 소비자들의 효용 극대화에 바탕을 두고 있다. 좋은 제품은 "차별화
우위"이고 저렴한 가격의 생산은 "원가우위"로서 이것이 바로 경쟁우위이다.

즉 기업은 소비자들이 효용 극대화를 위하여 소비자에게 제품을 싸게 공급
하든지,아니면 독특한 혜택을 제공함으로써 경쟁우위를 확보할 수 있는 것
이다.

기업의 모든 활동은 가치활동이다.

가치활동이란 소비자에게 가치있는 제품을 제공하기위해 기업이 수행하는
일련의 활동을 말한다. 이러한 가치활동은 연관성이 있는 몇개의 활동들로
나누어 원가가 발생하는 원천과 자기제품을 경쟁사의 제품과 차별화시키는
원천을 밝혀내는 일을 지속적으로 하는 것이다.

이것이 바로 미하버드대학교 마이클 포터교수가 내놓은 가치사슬(Value
Chain)의 분석이다.

따라서 경쟁우위를 갖기위해서는 가치활동 수행에 소요되는 원가를 최소화
시키는 것을 목표로 한다.

그렇다면 기업의 가치활동을 어떻게 하면 경쟁우위 쪽으로 몰고 갈수
있을까.

기업의 모든 가치활동은 자원의 투입과 산출이 동일한 설비와 인력에 의해
이루어졌느냐에 따라 책임 중심점인 원가 중심점들로 구분, 설계되며 이는
규모의 경제수준에서 결정된다.

규모의 증가는 종업원의 동기부여를 저하시키고 노무비와 제조 간접비를
상승시킬 수 있다.

따라서 가치활동은 어디까지나 책임중심점안에서 측정되며 이는 구체적으로
유효성과 능률의 향상, 또는 저하로 나타난다.

가치활동으로 구분된 책임중심점 설계의 궁극적인 목적은 투입된 자원을
얼마만큼 낭비하였는가를 측정하는데 있다. 이는 오로지 업적평가 회계
시스템(PEAS)을 통해서만 그 추적이 가능하다. 원가 차이중 불리한 차이에
대해서는 VA/VE기법이나 IE기법이 개입하게 된다.

그러나 업적평가 회계시스템의 구조가 과학적으로 설계돼 있지 않은 경우
에는 능률의 측정이 잘못되어 자원의 낭비가 어디에서, 어떻게, 얼마만큼
이루어졌느냐에 대한 추적이 불가능하게되기 때문에 원가우위등 경쟁우위를
달성하기가 어렵게 된다.

이러한 일련의 모든 관계를 조직적으로 체계화한 경영도구가 책임회계
시스템 (RAS)을 포함한 경영통제시스템(MCS)의 구조이다.

(한국경제신문 1994년 12월 9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