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전자산업의 내년도 수출전망은 결코 밝다고 할 수 없다.

올해 톡톡히 한 몫을 했던 엔고의 효과가 감소되는 추세인데다 원고라는
수출악재마저 돌출하고 있기 때문이다.

올해 대폭 늘어난 수출은 사실 세계경기회복과 엔고라는 외부적 환경변화
에 의한 것이다.

자력에 의한 수출증대가 아니었다.

원고현상이 나타나고 있는 올연말부터 내년까지 수출성장세가 하향곡선을
그릴 것이란 분석이 나오는 것도 이같은 이유때문이다.

가전분야는 올상반기에 엔고의 영향과 미국시장의 경기회복세등 외부 여건
호조와 러시아 중국 동구 중남미등으로 수출선을 확대한 가전업체의 해외
시장개척노력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1.7%의 수출증가율을 기록했다.

내년에는 엔고효과의 약화및 동남아산 저가제품과의 경쟁등으로 수출이
줄어 올해보다 1.6% 감소한 67억1천만달러의 수출실적을 올릴 것으로
보인다.

컴퓨터분야는 "고내수저수출"의 양극화현상이 더욱 심화될 전망이다.

대부분 PC업체들이 OEM(주문자상표부착)방식의 수주물량이 줄어든데다
가격경쟁력열세로 세계시장에서 부진을 면치못하고 있다.

컴퓨터분야의 내년도 수출은 올해보다 5.7% 줄어든 27억2천만달러선을
맴돌 것으로 보인다.

정보통신분야는 올해의 수출신장세가 내년에도 이어질 전망이다.

휴대용전화기 팩시밀리등의 수출호조가 예상되고 교환기도 통신현대화
사업을 추진중인 러시아 동구 중국등에 대한 판매가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이분야는 올해보다 8.7%정도 증가한 19억6천만달러정도의 수출을 달성할
전망이다.

반도체를 선두로한 전자부품분야의 내년도 수출전망은 쾌청하다.

반도체시장의 활황세가 적어도 내년 하반기까지는 이어질 것으로 보여
국내업체의 수출전선에는 이상이 없을 것 같다.

올해 단일품목수출 1백억달러시대를 연 반도체는 올연말까지 1백25억달러
정도의 수출을 기록하고 내년에는 이보다 30%가량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일반부품도 최근 기술개발에 따른 경쟁력강화로 95년에 수출증대가 예상
된다.

일반부품은 올해보다 29%정도 늘어난 60억달러정도에 달할 전망이다.

국내전자업체의 내년수출 전망은 가전 컴퓨터등이 증가할 것으로 보이는데
반해 전자부품 정보통신기기등이 감소할 전망이다.

그러나 가전분야의 경우 국산제품의 경쟁력제고와 게임기 CD-I등 정보가전
기기분야 세계시장진출로 수출이 올해보다 늘어날 것이란 예상도 나오고
있다.

전자산업이 수출을 늘리기 위해서는 자생력을 갖추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외부환경변화에 따라 수출이 플러스 성장과 마이너스성장을 반복할 정도의
외부의존도를 가지고서는 지속적인 성장을 기대하기 어렵다.

가전분야에서는 브랜드이미지를 높이고 올해 수출급증세를 보인 컬러TV
VTR 캠코더등을 전략품목화해 적극적인 수출정책을 펴는 것이 필요하다.

반도체는 메모리일변도에서 탈피, 비메모리분야의 수출을 늘려가야 한다.

컴퓨터는 모니터등 국내업체가 경쟁력을 갖고 있는 분야에 대해 과감히
지원, 수출물량을 확대해야 한다.

< 조주현기자 >

(한국경제신문 1994년 11월 30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