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시에 들어와 있는 외국인 돈이 요즘와서 급속하게,그리고 대량으로
빠져나가고 있다고 한다.

왜 그럴까.

여러가지 설명이 있지만 어느것도 분명하고 시원스럽지가 않다.

보도에 따르면 이달들어 외국인들이 주식을 사기 위해 추가로 반입한
돈은 총 7억3,400만달러인데 반해 주식을 처분해서 해외로 빼나간 돈이
9억8,500만달러나 되었다.

결국 외국인의 증시투자 예탁자금에서 2억5,000만달러 이상이 감소
되었다는 계산인데 이탈규모가 이렇게 크기는 지난 92년 증시개방 이후
처음이다.

금년3월 한달간 1억3,700만달러가 빠져나간게 지난날의 최고 기록이었다.

그땐 10% 외국인투자한도의 소진과 대만의 한도확대조치등 그럴만한
이유가 있었다.

그런데 이번 경우는 좀 다르다. 우선 이번에는 투자한도가 소진된
주식종목수가 많이 줄었다. 다시 말해서 투자한도에 아직 여유가 있다.

또 내달초부터는 한도가 2%포인트 확대될 예정인데 이를 앞두고 투자
자금이 대거 빠져나가는 건 예삿 일이 아니다.

몇갈래의 배경설명이 전문가들간에 나돌고는 있다.

가장 유력한 내용은 지난15일 미국이 단행한 올들어 6번째 금리인상
조치로 주식투자자금이 대거 채권시장쪽으로 이동하고 있다는 것이다.

하긴 뉴욕 도쿄 홍콩 증시주가는 최근 일제히 동반하락세를 보였으며
그점에서는 우리 증시도 예외가 아니다.

이밖에 소수의견으로 한도확대에 앞서 투자자금을 조정하고 있는
탓이라거나,유럽등의 경기회복세가 뚜렷해져 한국등 아시아시장의
매력이 상대적으로 줄어든 때문이라는 설명이 있다.

요컨대 어떤 설명도 자신은 없다. 다만 걱정할 시기는 아니라고 본다.
아직은 이르다. 좀더 시간을 두고 관찰할 필요가 있다.

투자자들은 말할것 없고 증권당국과 통화당국은 특히 각별할 관심을
갖고 주시해야할 것이다.

주식시장의 외국인 자금은 거의가 높은 수익을 찾아 재빠르게 이동하는
핫 머니에 속한다.

이동 규모가 크면 그만큼 외환수급과 통화관리에 부담이 되고 불안요인이
될 위험은 커진다.

그때문에 그 움직임을 주의깊게 관찰하고 추적할 필요가 있는 것이다.

외국인의 주식투자용 예탁자금은 현재 90억달러가 넘는데 내년에는
3%포인트의 투자한도 추가확대의 시기에 따라 30억달러이상 최대
80억달러가 순증 유입될 것으로 당국은 본다.

다만 그것은 최근의 자금이탈이 단지 일시적 현상일 경우이다.

핫머니의 또 한가지 특징은 장래의 경기변동에 대한 고도의 예측능력을
갖고 있는 점이다.

지진에 앞서 새들이 날듯 핫머니도 한발 앞서 이동한다.

혹시 한국경제나 주식시장 장래에 어두운 구석이 있다고 보는건 아닌지
경계해볼 일이다.

(한국경제신문 1994년 11월 30일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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