군에서 배운 테니스라 기본기가 대개 들쑥날쑥하지만 우리 5기생들의
테니스수준은 ROTC선후배들이 다 알아주는 수준이다.

공병출신 동기생들이 주측이 되어 부부동반으로 운동을 시작한 우리모임은
부부동반이라 더욱 단단한 결속력을 자랑한다.

운동주선은 잠시 부산에 내려가 있는 부산주교좌 성당 조선규사무장이
책임지고 있는데 조기축구로 단력된 체력을 자랑하고 있다.

지금은 외손녀를 본 유규은준장이 소집책인데 코트에 들어서면 볼을
끝까지 쫓아다니는 집념이 대단하다.

이광묵박사는 대위시절인 학군단 시절부터 뛰어난 솜씨를 보여왔으며
사단장으로 재직중인 노연웅소장은 캐논서브가 일품이고 파워있는
스매싱은 박기준소장이 빠질수 없다.

자기 앞에 오는 볼만은 책임지고 곱게 넘기는 조운승사장은 한약상을
성공적으로 잘 운영하고 있고 넘어질듯 하면서도 스카라무슈의 칼솜씨
비슷하게 뽑아내는 이선홍재향군인회 연구원의 백핸드 솜씨는 일품이다.

폼생폼사의 체육부대장 김종식준장도 가끔 참여하고 인목대회 후손으로
고향에 99칸의 고향문화재를 가지고 있는 김옥주부장도 끼고 운수사업을
하는 이교영도 빠질수 없는 멤버이다.

온다고 약속만 하고 꼭 뒷풀이만 참여하는 데이콤의 문창주본부장도
한 멤버.라켓보다 입으로 패스하는 박재수이사가 안나오면 심심하고
자기위치를 잘 지키는 최계수는 운동중에는 절대 무리를 하지 않는다.

6천거구에 90 이 넘는 몸을 가지고도 운동할 때면 항상 선글래스를
멋지게 끼고 뛰는 태평양건설의 김병수부장의 실력도 대단하다.

파일럿출신이면서 시를 쓰고 있는 양승대,자기를 끼워 주어야 분위기가
잡힌다는 오남배양평소장.항상 깔끔하고 스마트한 테니스복장을
하고 나타나는 지광준교수,배를 들어가게 하는데는 테니스가 최고라는
서웅경단대학군단장,공병으로 군사령부 군수참모인 이강수준장도
가끔 참여한다.

군사령부 헌병대장인 장태준은 오히려 부인이 상당한 수준급이고
국조단장 조래원준장도 수준급이다.

배가 나온것이 아니라 인격이 나왔다고 하는 곽한용군의 발리폼은
유별하지만 볼을 쫓는 포인트 하나는 정확하다.

이제 나이는 50줄에 들어섰지만 운동하러 나오는 진지한 자세는
변함없으며 안나오면 혹 건강관리에 이상이 있지나 않은지 근황을
궁금해 한다.

80kg이 넘는 내가 코트에 들어서면 동작이 둔하다고 웃어대지만 코트에
들어서면 난 아직도 30대의 기분이다.



(한국경제신문 1994년 11월 27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