뭉칫돈이 이리저리 몰려다니는 현상이 계속되고 있다.

한국통신주식 입찰때의 이상과열에 이어 지난 25일 마감된 중소기업은행
주식공모에도 2조1,424억원이 참여했다.

이는 한국통신주식 입찰보증금보다 약 6,800억원정도 많은 금액이며
총통화의 1.6%에 해당되는 엄청난 액수이다.

기대수익률이 높은 금융상품을 찾아 떠도는 부동자금은 상당한
금액에 이를 것으로 추정되고 있으며 금융소득 종합과세제의 시행을
앞두고 더욱 증가할 전망이다.

여기에는 금리자유화로 금리나 수익률에 민감하게 반응하게된 탓도
있고 금융실명제로 차명예금이 움직이는 탓도 있다.

또한 부동산경기의 침체로 돈이 증시로 몰리기 때문이기도 하다.

자본주의 경제에서 보다 수익성이 좋은 쪽으로 돈이 몰리는 것은
당연한 일이다.

문제는 이렇게 많은 돈이 시중에 풀려 있는데도 불구하고 금리가
오르고 주가가 떨어지며 중소기업의 부도는 크게 늘어났다는 점이다.

또한 한꺼번에 많은 자금이 이동함으로써 금융시장이 불안해지고
자금가수요를 자극하여 통화관리가 어려워지고 있으며 물가상승압력도
커질수 있다.

이같은 문제에 대한 대응방향은 크게 두가지로 요약된다.

하나는 풍부한 자금이 생산적인 산업활동에 투입되고 비생산적인
부동산투기 등으로 흘러가지 않도록 애쓰는 미시적인 대응방안이다.

여기에는 안정성과 수익성,그리고 유동성을 고루 갖춘 다양한 금융상품의
개발이 필수적이며 시중은행의 지나친 주식투자는 금융기관의 경영안정을
위해서도 자제되어야 한다.

또한 부동산투기를 예방하기 위해서 과표현실화를 서두르고 자금출처조사를
강화하며 부동산투기수단으로 악용될 소지가 큰 부동산명의신탁
제도를 가능한한 빨리 폐지해야 할것이다.

또다른 대응방안은 통화관리를 한층 강화함으로써 시중 통화수위를
낮추고 총수요억제를 통해 물가안정을 꾀하는 거시적인 안정정책이다.

이미 총통화증가율은 당초 목표인 14.5%를 훨씬 넘는 16%선을 기록하고
있으며 오는 12월초에 외국인 주식투자한도가 확대되면 해외자본의
국내유입이 늘어날 가능성이 크다.

정책당국은 통화관리를 강화할 경우 시중금리의 상승을 걱정하고
있으나 대기업들은 이미 충분한 자금을 확보하고 있으며 중소기업들은
약간의 금리상승보다 금융시장불안과 자금편중으로 더큰 고통을
당하고 있다.

또한 지속적인 금리상승은 곤란하지만 금리자유화가 추진중인 마당에
시장상황에 따라 일시적인 금리상승까지 걱정할 필요는 없다고 본다.

정책당국은 상황이 더 악화되기 전에 때를 놓치지 말고 단호한 경제안정의지
를 보여주어야 할 것이다.

(한국경제신문 1994년 11월 27일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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