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4년전 결혼할때 아내는 나에게 값진 약속을 했다. "앞으로 당신이 하는
것은 무엇이든지 따라 할 거예요" 선견이 있는 양처로서 동호동락의
표본이다.

그 이후 테니스에서 시작해서 자동차 운전면허 골프 요가 스노클링에
이르기까지 도전과 동락을 계속하고 있다.

스쿠버는 작년에 시작했고 아내는 호흡조절 중인데 언젠가는 스쿠버
까지도 함께 즐기는 대열에 합류하게 되리라 기대한다.

전문성보다는 다양성에 더 비중을 두고 있는 나의 동호동락은 항상 주제
의 선택으로 고심하게 된다. 그중 백미는 역시 테니스다.

73년 포니 프로젝트때 테니스를 다시 시작하니까 아내는 충실히 약속을
이행해서 매일같이 코치에게 레슨을 받아 얼마 지나지 않아서 나보다
깨끗한 폼을 완성해서 친구간 부부시합에서도 손색이 없게 되었다.

그이후 아들들까지도 겨울방학을 이용해 레슨을 받아 지금은 기회있을
때 마다 가족간 테니스 시합을 하게되면 주위의 부러움을 살 정도로
우리 가족은 테니스를 통한 동호동락으로 건강과 화목을 다지고 있다.

박준서 대법관, 이선기 전무공사장, 최평욱 전철도청장, 이석채
농수산부차관 등 여러분과도 테니스를 통해 동호동락하기도 하고 고교
(경복고 36회) 동창과의 교류는 더욱 두드러져 최홍건 상공부 산업정책
국장, 김정룡 산림청차장, 정태익 카이로 총영사, 길형석 덕성여대 교수,
이창호 KBS 아나운서 실장, 함종대 치과원장, 조풍 조흥은행 지점장,
홍순호 사단장 등은 빼놓을 수 없는 호적수들이다.

회사 내의 영원한 맞수인 이수일 전무와의 일화가 가끔 좌중을 즐겁게 하는
윤활유역할을 하기도 한다.

두사람간의 한판 승부를 부추기며 좌중을 즐겁게 하는 것도 정세영 회장님
의 단골메뉴 중 하나이다.

이전무와의 시합은 한때 회사내에서 내기의 표적이 되어 거금(?)의 베팅이
걸리기도 했으나 아직 정식시합은 불발인 상태다.

요즈음 주말이면 라켓하나 덜렁메고 자전거를 타고 양재동 시민의 숲
테니스 코트에 나간다.

그곳에서 만난 직원들과 격의 없이 어울리다 보면 사무실에서 나눌수
없었던 진솔한 대화와 친목을 다지게 된다.

테니스를 통해 매너와 건강과 친목을 다지는 삼위일체야말로 빼놓을 수
없는 생활의 즐거움이다.

(한국경제신문 1994년 11월 25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