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대 기업그룹의 95년도 설비투자액이 전경련조사로는 올보다 26%나 늘어나
32조3,000억원 규모가 되리라고 한다.

한마디로 내년이후의 우리경제성장을 위해 매우 고무적인 현상이다.

대기업의 설비투자증가는 금년부터 뚜렷해지기 시작한 우리경제의 성장추를
본격적인 궤도로 밀어올리는 원동력이 되기 때문이다.

설비투자 증가가 성장동인이 된다는 것은 생산력 확충으로 공급능력이
강화되는 동시에 투자증가와 경기활성화를 유발하는 수요증가를 가져온다는
데서 연유한다.

92년까지 위축상태에 있던 30대그룹의 설비투자가 93년 16조원으로
늘었다가 94년에는 25조원(추정치), 내년에는 30조원대를 넘어설 것이라는
전망은 8%대의 성장리듬이 내년에도 계속 이어질 것을 기대하게 한다.

대기업들이 이같이 적극적인 투자자세를 갖게된데는 엔고, 세계경제회복,
중국등 동남아의 개발수요 확대등으로 내년 이후의 수출이 계속 증가할
것으로 보고 있기 때문일 것이다.

국제통화기금(IMF)은 세계경제가 93년의 2.3% 94년의 3.1%(전망치)에
이어 95년에는 3.6%의 성장률을 기록, 계속적인 경기상승국면의 전개를
예측하고 있다.

이같은 세계경제의 호전을 우리 경제의 성장견인차로 활용하기 위해
필요한 것이 공급면의 확충임은 말할것도 없다.

그 역할을 맡은 설비투자가 증가하는 것을 환영하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그러나 설비투자의 내용과 방대한 투자자금조달이 문제다.

반도체 액정화면등 전자 자동차 석유화학및 철강등 중화학공업부문의
시설확장증설이 대부분이다.

그밖에 민자유치에 의한 사회간접자본(SOC)과 민영화예정 공기업의 인수에
투자가 예상되고 있다.

그런데 설비투자는 단순히 공급능력을 강화하는 설비확장에 그치는
것이어서는 안된다.

그점에서 우리는 치열해질 국제경쟁에 이길수 있는 경쟁력을 구축해 주는
기술혁신 공정자동화 구조고도화 부문에 더 많은 투자가 있었으면 하는
것이다.

또 하나 큰 문제는 국내외에서 자금수요가 많아짐에 따라 내외공히 금리가
내년에도 계속 내릴 전망이 불투명해짐으로써 투자자금조달을 위한 금융
비용이 증가될 가능성이 있다는 점이다.

그리고 막대한 수요를 유발하는 설비투자로 우려되는 것은 투자 인플레다.

내년에 가장 경계할 문제로 물가가 지목되고 있는만큼 막대한 자금이
투입되는 설비투자 과정에서 물가에의 영향을 경계해야 한다.

특히 자원낭비를 가져올 과잉투자 중복투자는 피해야할 것이다.

(한국경제신문 1994년 11월 25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