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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노동교육원과 한국경제신문사는 23일 오후 서울 여의도 중소기업회관
국제회의장에서 노동계, 재계, 학계관계자등 3백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세계화와 신노사관계 패러다임 모색을 위한 대토론회"를 공동 개최했다.

이날 참석자들은 개방화 국제화시대를 맞아 기업의 국제경쟁력강화가
시급하다고 지적하고 이를 위해선 노사대립구도를 청산하고 인간존중의
경영에 바탕을 둔 새로운 노사관계질서를 모색해야 할 것이라고 입을
모았다.

현대자동차의 이영복노조위원장이 발표한 노사협력사례를 간추려 소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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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현대자동차 노사관계 사례 ]]]

지난87년이후 우리나라 노동계는 그야말로 구미 선진국들의 초기노동조합
형태를 그대로 답습하며 지역간 단위사업장간 연대파업과 가두시위, 그리고
정치적 역량강화에 몰두함으로써 수많은 피해와 구속 해고로 이어지는
노동자의 아픔을 경험했다.

현대자동차노조 또한 7년의 역사는 참으로 다사다난했고 그간 한국노동운동
이 겪어온 역사를 그대로 반영하고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두명의 위원장은 직권조인과 관련한 어용시비로 상처를 입었고 또 한명의
노조위원장은 강성투쟁결과 구속되었다.

그 와중에 수많은 노조간부가 함께 구속당하였으며 해고의 고통을 겪기도
했다.

노조위원장이 금속연맹의 간부로서 노총에서 활동을 한 경험도 가지고
있으며 현총련을 만들고 전노대에 가담하기도 했다.

그러나 분명한 것은 재야나 정치권등 외부세력을 이용하여 노사문제를
해결하는데는 한계가 있으며 그들이 문제해결의 주체가 아니라는 것이다.

이러한 과정을 겪으면서도 다행인 것은 다른 기업과 달리 비교적 노조
위원장이 제임기를 채울수 있었고 그간의 노조활동에 대해 조합원들이
평가할수 있는 여러가지 근거들을 가지고 있다는 점이다.

그 핵심은 우리가 공멸의 대립으로부터 공존의 동반자적 관계를 조심스럽게
모색하고 있다는 점이다.

조합원들 속에서도 "회사와 나"라는 공동발전에 관한 공존공영의 인식이
조용히 확산되고 있다.

현자노조의 현 집행부는 이러한 동반자적 노사관계를 정착시키기 위하여
출범초기의 공약대로 노조의 자주성과 독립성을 최대한 살려 조합원의
실익을 위한 합리적 노동운동을 전개하고자 한다.

이를위해 노조에서는 첫째 "인간본위의 도덕성회복"을 위해 상집위 간부들
에 대한 근무시간과 공중도덕준수를 강조하고 있으며 연륜이나 사회적
지위를 무시한 언행이 협상에서 대등한 위치내지는 우위를 점할수 있다는
그릇된 전략을 버리고 노사협상장에서 예절을 준수하도록 하고 있다.

둘째 "노동운동에 대한 국민의식을 제고"키 위해 노동운동형태의 변화를
시도하고 있다.

종전의 붉은 머리띠를 두르지 않기로 했으며 파업을 전제로 한 임금협상
전략을 청산하고 조합원 찬반투표는 근무를 하면서 실시토록 하고 있다.

지역사회와의 조화및 공익에 기여하는 활동도 전개하고 있다.

셋째, "노조위상을 재정립"하고자 무분별한 외부와의 연대활동을 단절하여
자주적단체로서의 위상을 강화하고 책임지지 못하는 무분별한 파업형태
근절을 위해 종래의 투쟁지향주의적 정책방향에서 탈피하여 공존공영의
노사관계 정착에 노력하고 있다.

이러한 현대자동차 노조집행부의 의식변화는 곧바로 94년도 임금협상과정
에서 확연히 증명되었다.

우선 노조에서는 조합원의 실리추구라는 공약을 내세워 당선된 만큼 올해
임금협상은 그 무엇보다도 조합원의 선택이 잘못되지 않았다는 것을
확인시켜 줄수 있는 최대의 기회였다.

출범 초기부터 생산량증대에 적극 협조할수 있도록 분위기를 전환시키고
협상시기 임금요구액 제시선 자료준비 협상방법등 모든면에서 최대한의
노력을 기울였다.

이러한 결과로 현대자동차 창사이래 최고의 액수로서 분규없이 임금교섭을
종결지을수 있었다.

특히 94년7월에는 그룹사 최초로 생산성 본부에서 수여하는 생산성향상
대상을 수여받았고 올해에는 현대자동차 역사상 처음으로 연간생산 100만대
를 돌파하여 경이적인 성과를 맞이할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93년도 연간
생산대수는 94만7,547대).

이로써 매출액대비 순이익률도 93년 0.8%에서 94년에는 2%선까지 이룩할
것으로 전망된다.

또하나의 큰 성과는 노사협력의 동반자적 관계를 형성했다는 점이다.

현대자동차를 21세기 초일류기업으로 함께 만들어가는 동반자로서 특히
노사공동으로 추진하고 있는 직제개편위원회는 새로운 현장직제와 과학적인
임금체계를 만들어가는 노사동반관계의 모델이 되고 있다는 점이다.

지금 한국이 생산대수 기준 세계자동차생산 5대국의 위치를 차지하고
있지만 국내선두주자인 현대자동차가 차지하는 세계시장에서의 위치는
그다지 부각되지 못한 상태에 있다.

적어도 현대자동차가 추진하고 있는 "Global Top 10"의 경영목표가 달성
되어야만 21세기에도 살아남을수 있을 것이다.

따라서 현대자동차노동조합은 사용자와 동반자로서 회사를 초일류기업으로
발전시키는 경영전략의 한 축을 담당하여 이 목표를 달성하는데 최선을
다할 방침이다.

물론 이 과정에서 발생되는 어려움을 슬기롭게 극복하기 위한 노사간의
노력이 필요하다.

특히 경영측의 발상의 대전환이 필요하고, 노동조합에서도 이러한 목표를
달성하는데 필요한 조합원들과 노조간부들의 역량을 강화시킬수 있도록
능력개발을 위한 대대적인 교육훈련프로그램을 마련하여 협의에 들어갈
것이다.

(한국경제신문 1994년 11월 24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