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창피혁의 윤두중사장(39)은 이른바 3D업종이라는 피혁에서 승부를 걸고
있다.

의류용 우피원단메이커인 삼창은 요즘 가장 빨리 발전하는 피혁업체의
하나로 꼽힌다.

지난 9월 열린 파리국제가죽전람회부터 퍼진 소문이다.

세계시장에 처음 명함을 내밀러 나간 이 전시회에서 의외의 성과를 거둔
것이다.

전시회기간중에만 1백만달러어치의 수출계약을 체결했고 그때 뿌린 명함
으로 아직까지 찾는 바이어가 있을 정도다.

지난해 무역의 날엔 로칼수출로 1천만달러 수출탑을 타기도 했으나 이번
직수출성사로 내년의 경우 2백억원의 매출목표중 70%는 해외에 바로 팔기로
했다.

윤사장이 지난 88년 삼창을 창업한지 6년만에 본격적인 직수출시대를 연
것이다.

법원경락에서 지금의 원주공장을 매입, 공장에 연기를 피우기 시작한
것으로는 4년만의 일이다.

고려대 중문학과 출신인 윤사장은 한미친선협회등 제조업체와는 전혀
성격이 다른 단체에서 일하다 피혁임가공업체인 삼창을 출범시켰었다.

임가공사업을 한 2년새 꽤 많은 돈을 모았고 은행차입금등으로 그리
어렵지 않게 원주공장을 매입했다.

그렇지만 사양산업으로 분류되 기업인들로부터 외면받고 있는 피혁업종에서
윤사장은 금맥을 캐나가듯 시장을 넓혀가고 있다.

대견스런 일이다.

첫선에서 바이어들로부터 인정을 받은 것은 물론 제품의 질이 우수해서
이다.

삼창은 소량다품종전략을 실천하고 있다.

다품종이어서 관리비용이 많이 든다.

그러나 윤사장은 싸구려제품의 대량생산으로는 경쟁력을 갖출수 없다며
고부가가치를 추구할 수 있는 소량다품종개발전략을 고집한다.

그는 신제품의 반이상이 실패가능성에서 개발된다며 실패의 경험도 결국
제품개발력을 높여준다는 논리를 편다.

윤사장의 이런 생각은 피혁업종이 노동집약적 업종이 아닌 정밀화학산업
이란 판단에서 출발한다.

삼창은 올들어 자동화투자로 15억원을 썼고 공업용수가 잘 공급되는데도
불구하고 4천만원을 들여 정수시설을 들여놓았다.

남보다 앞선투자를 한다.

윤사장은 "물과 온도를 잘 조절하고 여기에 정성이 들어가면 좋은 가죽이
나오는 것은 당연하다"고 말한다.

피혁업계엔 "양동이떼기"라는 말이 있다.

물이나 약품투여를 대충한다는 얘기다.

윤사장은 이것부터 고쳐 놓았다.

매번 정확한 테이터를 바탕으로 일정량을 제때에 투여하는 것을 주지시켜
놓은 것이다.

처음에는 현장종업원들이 고분고분하지만은 않았다.

그렇지만 30대사장의 패기로 설득해 나갔다.

맨투맨방식이다.

그는 이른바 "패거리문화"를 인정치 않는다.

조직을 위해 매진하도록 노력한다.

그는 원주공장에 "높은 손님"이 찾아와도 항상 사내식당을 고집한다.

종업원과의 거리를 없애기 위해서다.

이런 노력들이 어우러져 소량다품종전략을 궤도에 올려 놓았다.

윤사장은 영업부직원들에게 칼과 가위를 항상 챙겨 다닐 것을 강조한다.

경쟁사제품을 수집해 오라는 뜻이다.

영업직원의 할 일은 판매지만 제품개발의 전위부대원이란 점을 인식하고
전장을 누비라는 주문이다.

이렇게 억척스러운 윤사장이지만 원주공장을 인수한뒤 공장이 제대로
굴러가지 않았을 때엔 손을 털어버리고 싶은때도 있었다.

종업원들이 마음을 잡지못하고 훌쩍 떠나는 사례가 많았다.

창업때 1백5kg에 달하던 몸무게가 그때쯤 80kg으로 뚝 떨어졌다.

사람이 기업을 만든다는 평범한 교훈을 얻었다.

윤사장은 서울사무소 직원들과의 새벽 검도로 하루를 시작한다.

그는 검도하는 자세로 세계시장을 내리치고 있다.

(한국경제신문 1994년 11월 20일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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