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성이라는 이유로 면접에서부터 불이익을 받는 일반기업공채와는 달리
공인회계사시험은 남녀 차별이 없다는 점이 매력으로 느껴졌습니다"

지난 9월 공인회계사시험에서 전체 2백86명의 합격자 가운데 수석을
차지해 우먼파워를 과시했던 이진경씨(23.안진회계법인)는 회계사시험에
응시하게된 이유를 이렇게 밝혔다.

이화여대경영학과 3학년에 재학중이던 지난 91년 시험준비를 시작했다는
이씨는 "동기생이 하나둘씩 취직하고 졸업후 혼자 남았을 때는 불안한
생각도 들었다"며 "그러나 목표를 세워놓고 꾸준히 공부한 것이 좋은 성적을
내게 된 비결인것 같다"고 말했다.

이씨가 졸업후 공인회계사 시험준비를 위해 매달린 시간은 하루평균
8시간정도.

설날이나 추석에도 빼놓지 않고 공부했다.

이씨는 "처음엔 학교고시반을 이용, 정보를 많이 얻고 고시반학생들과
그룹을 지어 공부했다"며 "어느정도 공부방법을 터득한 다음에는 집근처
독서실에서 혼자 공부했다"고 소개했다.

이씨는 또 "처음부터 과목별로 세부사항을 암기하기보다는 전체를 조망
하려는 자세가 훨씬 효과적"이라고 공부방법을 공개했다.

"보통 수학에 약한 사람은 회계사시험에 합격하기 어렵다고들 생각하는데
회계는 수학하고 다르기 때문에 전혀 그렇지 않다"고 설명하는 이씨는 "경영
이나 경제학 전공자가 유리한 것은 사실이지만 비전공자로 합격하는 사람들
도 많다"며 누구든지 열심히 하면 된다고 강조한다.

이씨는 "특히 비전공자들의 경우 학원을 이용하는 것도 좋은 방법"이라며
"단, 학원에 갈 때는 반드시 배울 내용을 한번 훑어보고 가야 학원수업을
효율적으로 이용할수 있다"고 조언한다.

회계사시험에 합격하면 2년간의 수습기간을 거쳐야 등록회계사로 활동할수
있기 때문에 합격자 거의 대부분이 회계법인에 취직한다.

초봉은 90만원선.

시험은 1차 객관식(경영학 회계학 세법 상법 경제학 영어), 2차 주관식
(세법 재무관리 재무회계 원가회계 회계감사)으로 치러지며 면접은 없다.

< 노혜령기자 >

(한국경제신문 1994년 11월 18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