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사회란 시민이 주도하고 시민이 이끌어가는 사회라야 한다.

각계의 시민들이 자발적으로 연대하여 사회의 공동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서로의 전문분야나 관삼사에 능력에 따라 참여해야 한다.

필요한 협조를 자발적으로 수행하는 주인의식을 행동화함으로써
민주사회는 이루어지는 것이다.

선거에 나가 투표하고 대표를 뽑는 것만으로 시민 민주사회가 자연적으로
이루어지는 것은 아니다.

성숙된 선진 민주사회의 역사를 돌아보면 용기있는 지도자나 운동가의
희생과 투쟁으로 시민자치의 길을 열었고 그 완성은 모든 시민들의
책임있는 행동과 공동사회를 위한 보앗로서 이룩되었다.

우리는 그동안 정치적인 민주화를 실현하고 정착시키기 위해 많은
사람들이 희생과 고통을 감내해 왔다.

그 결과 민원의 신장과 언론의 자유 그리고 공정한 선거문화를 이룩할수
있다.

그러나 이것으로 우리가 바라는 시민민주사회가 정책되는 것이 아니다.

이제부터 모든 사람들이 스스로 주인의식을 가지고 자진하여 사회각계의
공동문제 해결에 참여하여 이 사회를 이끌어가야 한다.

우리손으로 뽑은 우리의 대표나 공복들이 여기에 승복하여 시민의 여론을
존중하도록 하는 시민지도의 사회를 만들어 가지 않으면 안된다.

이를 위해서는 우리가 대결하고 비난하는 습성을 극복하고 함께 문제를
해결하려는 협력의 정신과 언제나 대안을 제시하는 건전한 비판정신을
가져야 한다.

우리 스스로의 시민의식을 과감히 전환해 나갈 필요가 있다.

이제 우리사회는 그 규모와 복잡다단한 문제성에 비추어 정부나 정치가
에게 모든 문제의 해결을 기대하기 어렵게 되어가고 있다.

시민모두가 환경을 지키고 마약퇴치운동에 스스로 나서듯 우리 사회문제
에 발벗고 나섬으로써 이 사회를 주도해 나가지 않으면 안된다.

이제 우리도 경제적으로 선진국을 지향하듯이 시민정신과 시민활동도
이에 발맞추어 나가야 한다.

겨우 자리를 잡아가는 이 정도의 민주화마저 후퇴하고마는 일이 없도록
노력하는 것이 오늘 우리에게는 더욱 절실히 요청된다.

(한국경제신문 1994년 11월 15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