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일 실시된 미중간선거에서 야당인 공화당이 상하 양원의 다수의석을 차지
하며 압승을 거둠에 따라 클린턴행정부는 앞으로의 정국운용에 큰 어려움을
겪게 됐다.


다수당이 모두 차지하도록 돼있는 상원상임위원장들은 법안심의등 위원회
운영에 막강한 권한을 갖고 있어 클린턴대통령의 국정운용방향에 거부권을
행사할 것이 확실시되기 때문이다.

이에따라 클린턴대통령은 각종법안의 의회통과를 위해 공화당의 온건파
의원들을 끌어들여야만 현국정기조를 유지해 나갈수 있다는 점에서 이들의
입맛에 맞는 정책과 법안을 추진해 나갈 것으로 보인다.

특히 이번 선거에서 쟁점이 됐던 범죄 사회보장 불법이민등 국내문제전반에
걸쳐 적지 않은 정책변화가 예상되고 있다.

우선 클린턴행정부가 그동안 적극 추진해 왔던 사회보장이나 의료제도
개혁안등 주요법안의 의회통과가 한층 어렵게 됐다.

이법안은 과다한 재정지출을 전제, 민주당주도하의 현의회에서도 거부
됐었다.

클린턴행정부는 다소 약화된 법안을 제출해 놓고 있지만 의회통과여부는
극히 불투명한 상태이다.

공화당측은 균형재정을 통한 미국경제의 신뢰성회복을 강조하고 있다.

공화당은 재정지출을 줄이는 대신 세금감면을 통한 수요확대를 통해
경제활성화를 도모한다는 전략이다.

또 의회가 보수성향을 띄면서 범죄 불법이민문제도 보다 강경하게 대응해
나갈 것으로 점쳐지고 있다.

기업활동의 국가지원을 강화하는 것을 골자로한 클린턴행정부의 신산업
정책 역시 제동이 걸릴 전망이다.

미기업의 기술력제고를 위해 19억달러를 정부가 지원한다는 내용의 이
법안은 상하양원을 통과하긴 했지만 공화당의 견제로 지난 7월 양원합동
회의에서 최종안 마련에 실패했었다.

새의회에 재상정될 이 법안과 관련, 공화당은 정부의 시장개입이 어불성설
이라며 승인할수 없다는 태도를 분명히 하고 있다.

그러나 봅 돌 공화당 상원원내총무의 말대로 중소기업에 대한 지원을
강화, 개미군단의 경쟁력을 한층 제고한다는 현정부의 정책은 변화없이
추진될 것으로 예상된다.

주요 통상및 군사 외교정책 역시 종전의 정책기조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을 것으로 예측되고 있다.

우루과이라운드(UR)이행법안의 경우 법안자체를 반대하지 않는다는 분위기
가 우세, 연내통과가 무난할 전망이다.

미의회는 올해 국제 반독점규제법을 통과시킬때 양당 모두 이를 전폭 지지
했었다.

민간기업활동과 상품교역은 물론 미기업의 해외시장진출을 방해하는
행위에까지 이 법안을 확대한다는 클린턴행정부의 의지를 공화당이 지지함
으로써 통상정책의 강성기조는 지속될 전망이다.

이에따라 한국 일본등에 대해 취해 왔던 강압적인 통상압력은 누그러지지
않고 오히려 강화될 것이 확실시 되고 있다.

상원재무위원회를 이끌어 왔던 다니엘 모이니언 민주당상원의원이 뉴욕주
에서 재선된 것도 이같은 예상을 뒷받침하고 있다.

그러나 환경및 노동문제를 무역정책에 연계시키려는 클린턴의 의도는공화당
이 부정적인 태도를 보이고 있는데다 미업계에서도 반대하고 있어 내년초
행정부에 대한 "신속처리권" 부여문제가 쟁정이 될때 공화당의 견제가
거세질 것으로 보인다.

군사, 외교정책 역시 마찬가지다.

양당이 국내정책에는 마찰을 빚고 있으나 군사, 외교정책에 있어서는
보조를 같이하고 있다는게 일반적인 관측이다.

미국의 외교정책은 전통적으로 의회의 영역을 넘어 대통령의 전권사항으로
처리되고 있어 기존 군사 외교정책은 흔들림이 없을 것이란 전망이다.

공화당이 의회를 통해 군사외교정책에 대한 의견을 제시할수는 있지만
클린턴을 강요할수는 없을 것이란게 전문가들의 관측이다.

일부에서는 클린턴이 국내에서의 인기하락을 만회하기 위해 보다 새로운
군사외교정책을 구상하고 있을지도 모른다고 조심스럽게 내다보고 있다.

즉 미국의 경제적 이익및 안보가 위협받을 경우 직접적인 군사개입을
해왔던 미국의 외교정책에는 크게 흔들림이 없을 것이란 분석이다.

< 김재일기자 >

(한국경제신문 1994년 11월 10일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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