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학과 기술, 문명은 발달했지만 국가나 서로다른 문화권의 조화, 인간과
자연의 조화는 이뤄지지 않고 있습니다. 저는 동양사상에 관심을 갖고
소설속에서 세계의 조화점을 찾으려 합니다"

국내에서 70만부가 팔린 프랑스소설 "개미"의 작가 베르나르 베르베르
(33)씨가 출판사 "열린책들"의 초청으로 내한했다.

그는 소설 "개미"가 "서로 다른 문명 사이에 생기는 의사소통의 문제를
인간과 개미의 관계를 통해 상징적으로 드러낸것"이라며 이 소설속에서
음양의 조화처럼 상호보완하는 화합의 관계를 추구한다고 밝혔다.

베르베르씨는 프랑스툴루즈 태생으로 국립언론학교에서 저널리즘을 공부
하고 6년간 프랑스주간지 "르 누벨 옵세르바퇴르"에서 과학기자로 일했다.

"처음 ''개미''를 발표했을 때 단순한 SF소설로 오인받아 외면당했었다"는
베르베르씨는 자신의 작품이 프랑스 문단보다 교육자나 과학자들에게
먼저 인정받았다고 말했다.

세밀한 관찰력과 묘사력, 놀라운 상상력으로 구성된 "개미"는 12년간
120여차례 개작을 거듭한 끝에 탈고한 것으로 유명하다.

이책을 쓰기위해 생물학 천문학 범죄학등을 공부했다는 베르베르씨는
전세계적으로 200만부가 팔린 "개미"가 한국에서만 70만부가 팔려 프랑스
에서보다 더큰 인기를 끈데 대해 "한국인들이 새로운 것에 관심이 많기
때문인 것 같다"고 밝혔다.

베르베르씨는 4일 서울과학고에서 "문학과 과학"이라는 주제로 강연한데
이어 9일까지 교보문고등 대형서점에서 독자와의 대화시간을 갖는다.

"개미"에 출간된 자신의 소설 "타나토노트"에 대해 설명할 예정.

"타나토노트"는 죽음의 세계를 다룬 소설.

"소설은 독자를 더넓은 세계로 이끌어 꿈과 행복을 느끼게 만들어 주는
것"이라고 설명한 베르베르씨는 "단순히 현실을 묘사하기보다 다른세계와
미래 저편의 얘기를 새로운 형식에 담고 싶다"고 덧붙였다.

< 권성희기자 >

(한국경제신문 1994년 11월 6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