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형 수퍼체인업체인 LG유통의 조용호점포개발팀장(35)은 입사후 6개월이
지나기 전까지는 신입사원들을 후배로 인정하지 않는다.

유통업이 미래의 성장산업이란 말만 듣고 막연히 입사한 후배들이 힘든
매장근무기간을 견디지 못하고 중도하차하는 경우를 많이 봤기 때문이다.

그역시 초년사원시절 심각하게 전직을 고려한 적이 있었다.

조팀장이 처음 맡은 업무는 슈퍼마켓의 청과담당.대학에서 경제학을 전공한
그는 난생 처음으로 생선과 배추를 다듬으며 자신의 선택이 잘못된 것인가를
수없이 반문해야 했다.

조팀장이 전직을 생각한 것은 작은 봉급이나 궂은 업무 또는 유통업의
특성상 남들이 쉬는 일요일에 더 바쁘다는 근무환경 때문이 아니었다.

"당신 경력이면 어디가서 넥타이 매고 근무하지 못하겠느냐"던 아내의
성화가 말해주듯 유통업에 대한 사회적 편견이 그를 흔들리게 했다.

1년간의 힘든 점포근무기간을 마치고 이제는 어엿한 중견사원이 된 그가
후배들에게 꼭 들려주고 싶은 말은 "유통업은 성취감이 높은 직업이다.
1~2년간의 힘든 매장근무를 견뎌내야 성취감을 맛 볼 자격이 생긴다"는
것이다.

유통업에 대한 사회적 관심이 높아지면서 취업희망자들이 늘고 있지만
올해 체인스토어업계의 취업문은 그리 넓지 않을 전망이다.

대부분의 업체들이 내실위주의 경영으로 돌아선데다 전산화 등의 진전으로
인력절감을 꾀하고 있기 때문이다.

LG 한양 해태 농심가등 4대 슈퍼체인업체들은 작년 수준으로 인원을 모집할
계획.

편의점도 훼미리마트 에이엠피엠 바이더웨이등을 제외하곤 대부분 작년과
비슷한 수준이다.

선경유통 콜럼버스등 최근 각광받는 도매물류업체들은 작년보다 채용인원을
크게 늘려잡고 있다.

유통업계는 특별히 학과나 성적에 제한을 두지 않는게 특징이다.

매일 소비자와 만나야 하는 직종인만큼 얼마나 성실하게 업무를 수행해
나갈 자질과 품성을 갖추었는가를 중요시한다.

물론 업무의 특성상 판매사자격증을 소지하거나 외국어에 능통한 사람이
선호되며 1차상품바이어 등 특수한 직무는 관련 전공자가 우대받는다.

신입사원은 반드시 점포근무경험을 쌓아야 하는 것도 특징.

슈퍼의 경우 1~2년간 현장근무를 한뒤 적성에 따라 관리직 또는 점장이나
바이어로 진출하게 된다.

편의점도 1~2년간 현장실습을 거친뒤 가맹점의 경영을 지도하는
슈퍼바이저나 상품바이어 또는 관리직으로 나가는게 보통이며 승진은
타업종에 비해 빠른 편이다.

신업태의 진출이 최대 관심이 되고 있는 만큼 면접시험에 대비, 다양한
유통업태의 개념과 전망, 유통시장개방에 따른 영향과 대비책 그리고 지원
동기 및 앞으로의 계획등에 대해서 대답을 준비해 두는게 좋다.

< 이영훈기자 >

(한국경제신문 1994년 11월 5일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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