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년간 광고한번 세일한번 하지않은 가구업체가 있다.

강원도 춘천군에 본사와 공장을 둔 밴가구(대표 심갑종).

종업원 78명으로 연간 1백80억원의 매출을 올리고 있는 이회사는
가구업체중 유일하게 가격정찰제를 시행하고 있다.

지난 84년 창업이래 이같은 영업방침이 한번도 바뀌지 않았으나 매출에서
세일업체들 못지않게 신장세를 유지했다.

이 회사가 수년째 팔고있는 가구의 모델은 모두 78가지이다.

3~4년간은 새모델을 내놓지 않고 유행따라 색상만 바꾼다.

전문품목인 아동및 주니어용 시스템가구에는 "부위"별 가격이 매겨져 있다.

최하 5천원에서 10만원대를 넘는 것까지 세세하게 분류돼 있다.

회사측은 3년째 값을 올리지 않고 있다.

독일서 수입하던 도장용 필름을 럭키에서 저렴하게 살수 있어 가격상승
요인이 없기 때문이다.

밴가구를 구입후 싫증나거나 이사등으로 흠집이 나면 부위별로 교환하면
된다.

시스템식으로 구성돼 방크기 비용등을 고려해 선택할수 있게 했다.

밴가구는 현재 서울 신세계백화점을 제외한 전백화점에 입점 판매되고
있다.

백화점측은 처음엔 가격이 비싸다는 이유로 정찰제 판매를 반대했으나
지금은 다들 흡족해 한다고 회사측은 밝힌다.

신세계의 경우 아무런 통고없이 임의로 밴가구를 할인판매하다 즉각
철폐했다는 설명이다.

할인판매 가구는 세일기간중 많이 팔리지만 세일이 끝나면 매출이
떨어지는데 비해 정찰제가구는 판매가 꾸준해 백화점내 평당효율에서
밴가구가 대개 1위를 차지한다고 회사측은 설명한다.

회사측은 정찰제 유지를 위해 대리점은 운영하지 않는다는 것을 원칙으로
삼고 있다.

다만 "판매원으로 5년이상 근무한 사람에게는 대리점을 준다"는 사규에
의해 최근 2개의 대리점을 허용했다.

물론 대리점도 정찰제를 실시하도록 돼있다.

밴가구는 외형이 1백80억원이지만 매년 춘천군내 소득세납부실적 1위를
기록해 국세청의 성실신고업체로 지정돼 있다고 회사측은 말한다.

정찰제로 매출이 완전노출돼 "절세"를 할래야 할수없기 때문이다.

이회사 인근의 한 국민학교는 전국 국민학교중 가장 좋은 책상을 쓰고
있다.

심갑종사장은 정직하게 번돈을 새싹들에게 쓴다는 생각에서 이 학교
전체 6학급에 밴가구를 무료로 증정한 것이다.

< 문병환기자 >

(한국경제신문 1994년 11월 4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