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조원 시장을 잡아라''

시장점유율을 높이기 위한 가구업체들의 판매전이 뜨거워지고 있다.

가구업계는 올들어 원자재파동 인건비인상 수요위축 등 3중고에 시달리며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다.

시장전반이 위기국면을 맞고 있다는 우려감을 표시하기도 한다.

사임당가구 등 중견가구업체들이 부도의 회오리에 휘말리며 업계의 이같은
위기감을 증폭시키고 있다.

위기는 기회를 동반하게 마련이다.

업계는 올연말을 고비로 가구산업의 ''판짜기''가 끝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업계는 판짜기후에도 살아남기위해선 전문생산체제와 신제품개발에 한발
앞서야 한다는 공감대를 형성하고 있다.

신제품과 디자인개발, 생산성향상과 새로운 마케팅전략을 마련해 가고
있다.

<<< 혼례용가구 >>>

가구업체들의 주력품목인 혼례용가구는 연간 1조5천억원시장을 형성하고
있다.

그러나 부엌용가구 침실용가구가 세분화된 품목으로 자리매김하고 있어
순수가정용 가구시장은 1조원정도로 추산된다.

장롱 화장대 침실 거실장등 혼례용가구는 2년전부터 고광택유색가구인
하이글로시제품이 대유행하기 시작해 아직도 시장을 휩쓸고 있다.

그렇지만 선진국의 경우 이미 하이글로시제품이 자취를 감춰가고 있고
천연 무늬목가구가 대체하고있는 중이어서 국내 시장의 판도변화도 예견
되고 있다.

혼례용가구는 수요층이 신세대여서 이들의 의식구조변화가 판매의 관건이
된다.

요즘 신세대들은 결혼후 필요한 가구를 선택하고 원목제품을 선호하는
수요패턴을 보이고 있다.

업체들의 기술및 디자인개발도 이런 추세를 반영하고 있다.

특히 지난4월 이탈리아의 밀라노국제가구전시회에서 나타난 세계가구패턴의
변화가 업체들의 기술개발방향을 제시해 주고 있다.

자연무늬목과 유색의 조화, 고급스런 부자재와 액세서리부착등이 새로운
조류이다.

최대업체인 보루네오가구는 올매출목표를 1천7백억원으로 지난해보다
13% 늘려 잡았으며 하이글로시가구를 국내에 소개한 개척자답게 다양한
하이글로시제품으로 소비자를 공략하고 있다.

또 자연무늬목의 질감을 그대로 살린채 투명 하이글로시 도장및 파스텔
색상으로 유색도장처리한 신제품을 개발해 놓고 있다.

보루네오는 전통 칠보기법의 모데르나등 신제품을 선보이고 있다.

바로크가구는 올매출목표를 지난해보다 14% 늘어난 1천1백억원으로 잡는
한편 무광택고급가구로 승부를 걸고 있다.

대표적인 품목은 화이트워시아테네 솔베이지 크레용 파르테논등이다.

바로크도 원목가구시대가 열릴 것으로 전망, 루벤스브랜드로 원목가구
시장에 나서고 있다.

한양목재(라자가구)는 올 매출을 8백50억원으로 잡고 중후한 분위기의
무늬목제품으로 시장공략에 나서고 있다.

특히 최고급 원목을 사용한 엘레세를 개발, 판촉에 나서고 있는데 엘레세는
금도금된 클래식감성의 손잡이등을 장착한 것이 특징이다.

삼익가구는 혼례용 아동용 주니어용등 계층별로 다양한 가구를 생산하고
있다.

이회사는 원목과 무늬목가구업체의 전통을 이어 관련제품을 잇따라 내놓고
있다.

레이디가구는 장롱을 기준으로 50만원대 하이글로시가구인 아이비시리즈로
저소득층을 파고들고 있다.

<<< 사무용가구 >>>

사무용가구시장은 혼례용가구시장의 위축과 달리 "약진"을 거듭하고 있다.

사무용가구시장은 연간 7천5백억원규모로 추정되고 있으며 매년 20~30%의
신장이 지속될 것으로 업계는 보고 있다.

사무자동화(OA)바람을 타고 시장이 계속 확대되고 있어서이다.

사무용가구시장은 또 목재가구업체와 금속가구업체간 점유율 높이기 경쟁이
치열, 관심을 끌고 있다.

국내 사무용 가구는 그동안 정부및 공공기관에서 금속가구를 선호하다가
목재가구업체들이 "시스템퍼니처"를 개발하면서 또다시 금속가구생산업체와
경쟁체제를 유지하고 있다.

최근들어선 사무환경개선에 따른 국내시장의 수요가 늘면서 한정된 시장을
놓고 업체들간 과당경쟁이 빚어지고 있다.

게다가 일본 미국 이탈리아등 선진국업체들이 국내시장진출을 위해 딜러
확보와 투자선을 찾아나서고 있는등 개방바람이 거세다.

사무용가구 생산업체로는 목재쪽에서 보루네오가구 현대종합목재
한샘퍼시스 한양목재등이, 금속에선 동성사무기기 삼신 동양강철등이
많이 알려져 있다.

보루네오 현대등 대형업체들은 혼례용과 달리 성장세가 뚜렷한 사무용
가구부문을 대폭 강화, 시설투자와 대리점확보전에 나서고 있다.

사무용 가구의 수출은 품질및 가격경쟁력의 열세로 침체를 벗어나지
못하고 있으나 최근들어 삼신등이 대량오더를 확보, 수출을 늘려가고 있다.

사무용 가구의 최근동향은 인도네시아를 비롯 말레이시아 태국등 원목
수출국들이 원자재수출을 제한, 원자재구득난이 심화되면서 목재와 금속이
결합한 형태의 가구개발이 유행을 타기 시작했다.

특히 쾌적한 사무공간확보라는 대명제를 충족시키기 위해 인체공학이
가미된 신제품개발에 업체들이 사활을 걸고 있다.

<<< 부엌용가구 >>>

부엌가구시장도 사무용 가구와 함께 호황을 누리고 있다.

5천억원으로 추정되는 부엌가구시장은 매년 20~30%가 성장하고 있다.

한샘 에넥스등 전문업체와 보루네오가구 현대종합목재등 종합가구회사간
경쟁도 치열해지고 있다.

특히 올들어선 80년대이후 부엌가구의 중심개념으로 자리잡은 시스템키친을
뛰어넘어 신개념들이 속출했다.

국민소득이 향상되면서 식기세척기 세탁기 전자레인지 냉장고등의 가전
제품이 함께 내장되는 부엌가구개발이 활발하며 인테리어개념의 도입이
이미 시작됐다.

한샘은 올들어 "인텔리전트키친"개념을 도입했다.

디자인 인테리어 안전 위생 자동화시스템등이 완벽하게 조화된 휴식공간을
만들겠다는 발상이다.

에넥스는 엘리베이션시스템을 개발했다.

버튼하나로 작업대의 높이를 자유자재로 바꿀수 있게 고안됐다.

이회사는 이를 "휴먼키친"이라고 부른다.

제품성향은 강렬한 원색의 하이글로시와 UV(자외선건조)도장제품이 주류를
이루고 있다.

< 남궁덕기자 >

(한국경제신문 1994년 11월 4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