필자는 지난 80년9월 한 보고서를 접하고 나서 조류보호협회를 설립하기로
마음 먹었다.

미국 국무성 환경평가위원회가 작성한 "지구상에 생존하는 동.식물자원의
15-20%에 해당하는 50만종이 2000년까지 소멸될 것"이라는 충격적인
보고서를 읽고 협회를 만들기로 한 것이다.

국가의 지원은 한푼도 받지 않고 임원 3만5천명의 회원 그리고 이름없는
후원자들이 우리나라를 인간과 새들의 낙원으로 만들기 위해 노력하고
있는 모임이다.

지난 15년동안 우리 협회는 나름대로 왕성한 활동을 하고 있다고
자부하고 싶다.

협회를 설립하자 마자 일반사회인을 비롯 청소년들에게 올바른 삶교육과
자연보호운동실천을 위해 탐조회를 조직했다.

지금까지 40회에 걸쳐 연인원 3만2천명이 철새들의 이동 생태 서식지등을
밝히고 생명의 소중함을 일깨웠다.

탐조활동은 국민은행을 비롯 삼성전자 롯데제과 두산식품 동아생명
엘지카드등 20여개 기업이 후원형식으로 참여하고 있으며 동참의사를
밝혀오는 기업은 점점 늘어나고 있다.

바쁜 사회생활중에도 시간을 쪼개 탐조활동에나서는 사람들이
자랑스럽기도 하다.

협회는 올해만도 청와대 녹지원에서 영부인 손명순여사와 함께 새집을
달아주는 등 지금까지 모두 3천5백20개의 새집을 달았다.

겨울철에는 서울시내 유일한 새들의 낙원인 한강 밤섬에 매년 먹이주기
를 하고 있다.

폭설로 먹이를 찾지 못하는 겨울철새의 보호를 위해 강원도 철원 충남
태안등 전국철새도래지 10여곳에 옥수수 밀 보리 해바라기씨를 공급하고
있다.

지난 90년 우리협회가 국내외에서 찬사를 받은게 인상에 남는다.

90년3월 이동무리에서 탈락돼 충남 서산군 소원면의 한 갈대밭에서
탈진상태로 발견된 세계적인 희귀조 흑두루미를 협회가 구출했다.

3개월간의 정성어린 치료끝에 그해 6월30일 모스크바행 대한항공 931편을
이용,고향인 러시아로보내자 세계 각국의 동물보호단체들의 찬사가
쏟아졌다.

우리협회는 지금 전국에 11개 지회를 두고 있다. 조직이 확대되면서
새보호활동도 더욱 다양해지고 있다.

예컨대 전세계에서 유일하게 우리나라에만 생존하고 있는 크낙새가 자연
훼손으로 서식처를 잃고 자취를 감추고 있어 크낙새찾기 운동과 함께
크낙새동상건립도 추진중이다.

밀렵활동을 방지하기 위해임원및 회원들이 전국 조직망을 구성,밀렵
감시활동을 벌이고 있다. 내년봄에는 조류보호 진료소도 개원할
계획이다.

우리협회의 모임이 활성화되고 왕성한 활동을 한데는 전국의 회원들의
몫이 컸다.

또 상임부회장을 맡고 계신 정광준씨(무역업) 최무영씨(작가),사무국장
홍완우씨,상임고문인 국회의원 박명환씨(민자당 마포갑)등에게 지면을
텅해 다시한번 감사드리고 싶다.

(한국경제신문 1994년 11월 4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