곽승영 < 미 하워드대교수/경제학 >


한국을 비롯한 많은 국가들이 금융자유화 조치를 취하고 있다.

금융자유화조치는 금융매개기능을 개선하고 금융자원의 효율적 사용을
위해서는 취하는 조치로서 그 근간은 금리자유화이다.

정부는 91년8월 "금리자유화 4단계 계획"을 발표했다.

93년말까지 제1,2금융권의 여신금리 회사채 금융채 통화채등의 금리와
2년이상의 장기수신금리를 자유화하고 94년부터는 한은 재할대상 대출금리와
단기시정성 금융상품의 발행한도및 만기등에 대한 자유화폭을 확대한다는
것이다.

또 96년에는 금융 대출금리와 요구불 예금을 제외한 수신금리를 자유화하고
97년이후 요구불 예금금리의 자유화가 실시되는 것으로 되어 있다.

금리자유화계획의 핵심은 94년부터 96년까지 모든 여신금리와 요구불
예금을 제외한 모든 수신금리를 자유화하는 것이다.

금리자유화조치가 계획대로 추진될 것인가 여부에 대하여는 두고 보자는
관망적 태도가 지배적이다.

과거 정부가 한때 금리규제를 완화했다가 89년말 거시경제상황이 나빠지고
금리가 상승추세를 보이자 규제로 돌아서는 조치를 위했던 사례등으로 인해
회의적 시각도 없지 않다.

여기서 96년까지 실시하기로 한 모든 여신금리와 요구불 예금금리를 제외한
모든 수신금리의 자유화조치를 앞당겨 95년까지 실시할 것을 제의하고자
한다.

조기실행을 건의하는 이유를 간추려 보면 이러하다.

첫째 금리규제제도가 폐지되고 은행이 기업으로서 운영될 경우 은행대출
금리는 회사채 금리보다 1%낮은 반면에 은행예금의 유효금리는 회사채
금리보다 4% 낮아지는 관계가 성립한다고 가정을 할수 있게 된다.

이 가정을 한국경제모형에 도입하여 금리자유화 조치의 거시 경제적
효과를 추정한 결과를 요약하면 완전한 금리자유화는 예금금리와 대출금리를
상승케하여 1%정도 자본비용을 높게 한다.

자본비용이 증가하면 투자수요가 줄어들어 실질 GDP와 물가수준은 1%정도
감소한다.

금리의 상승으로 대미환율이 1% 절상되나 실질환율에는 영향이 없고 소득이
하락하므로 경상수지는 9얼달러 정도 개선될 것으로 추정되었다.

그런데 올해 성장율은 예상보다 높은 8% 이상이 될 것이 확실하고 인플레도
7%수준이나 경상국제수지는 30억달러 수준의 적자가 예상된다.

내년에도 세계경기확장에 따라 경기과열 우려가 있고 국제수지 적자와
인플레 압력이 강할 것으로 보인다.

이에따라 거시경제 정책의 초점은 안정기반구축에 있을 것이다.

그런데 금리자유화 조치는 물가 하락과 국제수지적자 축소 효과를 가져
오므로 현재 거시경제정책이 추구하는 안정기반달성을 도와주는 조치가 될
것이다.

경기상태를 고려할때 현재가 금리자유화조치를 취하기에 알맞는 시기로
간주되어진다.

둘째 정부는 환율변동폭을 확대하고 해외투자와 해외로부터 자금조달이
허용되는 외환자유화 계획을 세우고 있다.

96년부터 외환자유화조치가 본격화 하고 자유변동환율제도가 시행될
것으로 보인다.

한국이 OECD의 회원으로 가입하기 위해서는 외환자유화와 자본시장개방을
추진해야 한다.

외환자유화와 자본시장 개방은 국내금융시장에 큰 충격을 줄 것은 물론
통화관리나 이자율을 적정수준에서 유지하는 것을 극히 어렵게 만든다.

금리가 시장조건에 따라 결정되게 되면 중앙은행의 통화량과 이자율
관리에 따른 어려움을 줄여준다.

따라서 금리자유화조치를 조기에 끝맺는 것이 정책 수행 면에서도 바람직한
것이다.

셋째로 대기업은 현재도 정부의 허가를 받아 해외에서 자금조달을 할수
있다.

해외금리가 낮기 때문에 해외에서 자금조달을 할수 있는 기업은 자본비용을
낮추게 된다.

그러나 금융정책이 총통화를 중심으로 운영되고 있기 때문에 해외자금조달
은 국내 대출자금의 축소로 연결되어 해외자금을 쓸수 없는 기업, 특히
중소기업의 자금조달을 더욱 어렵게 만든다.

현재와 같이 총통화중심제에서도 금리가 시장원리에 따라 결정되도록
한다면 해외에서의 자금조달은 국내자금의 이자율을 높게 하지만 중소기업이
높은 이자를 지불하더라도 자금을 확보하려고 하면 이들 기업의 자금수요를
만족시켜 줄수 있을 것이다.

기업의 자금수요를 만족시켜준다는 관점에서 금리자유화가 이루어져야
할 이유가 있는 것이다.

넷째로 최근 빈발하고 있는 사건들을 볼때 우리사회의 부패문제는 심각하고
도덕성이 타락되어 있음을 느낄수 있다.

장영자 어음부도사건등은 금융 정상적으로 거래되지 않고 있었다는 증거다.

금융실명제의 실시도 비정상적인 금융거래 관행을 없애고 정상적인 금융
거래 관행을 제도화하려는 시도였던 것이다.

그러나 금리가 시장조건을 충분히 반영하지 않는 상황에서 꺾기등 변칙
수단과 이용가능한 온갖 수단을 동원하여 은행자금을 획득하려는 욕구를
제거하기는 거의 불가능한 것이다.

값싼 금융자금의 이용도가 기업과 개인의 경제적 정치적 위치를 결정하는데
중요한 척도가 되고 있는 실정임을 감안할때 금융거래에서 일어난 부정과
비도덕적 행위는 사회전반에 퍼져 자라게 된다.

사회의 도덕성 회복을 위해서도 금리가 시장원리에 의해서 결정되는 제도의
정착이 필요한 것이다.

물론 금리자유화조치가 취해지고 은행이 기업으로서 금융거래를 운영할때
금리가 시장조건을 충분히 반영할 것이라고 기대하는 것은 과욕인것 같다.

은행간의 담합적 경쟁성향과 정부가 보이지 않는 수단의 사용을 통해 금리
결정에 큰영향을 줄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금리가 시장조건을 반영하는 것이 중요한 만큼 국내에 있는 외국은행지점의
영업영역에 대한 제한을 제거해야 한다.

시중은행과 같이 취급하고 시중은행을 포함한 국내은행의 활동에 대한
정부의 간섭도 배제하고 은행의 기업화 조치를 취해야 한다.

물론 이 조치는 세계경제포럼의 보고서에서 지적된바와 같이 경쟁력이
극히 낮은 국내은행이 경쟁력제고의 필요성을 실제로 느끼게 하고 소비자가
금융서비스업이 국제화하는데서 오는 이득을 맛보게 하기 위해서도 필요한
것이다.

낙후된 금융부분을 개선하고 은행의 경쟁력을 키워 나가기 위해서 금리
자유화조치는 가능한 조기에 끝맺어야 한다.

금리가 시장원리에 따라 변동하게 되면 우리경제의 모든 부문이 왜곡됨이
없이 운영되는 변화를 하게 된다.

금리가 지니고 있는 변화하게 만드는 힘을 믿고 금리의 신호에 따라
경제가 운영되어 나아갈때 우리경제는 강하게 되고 개인의 생활도 밝게 될
것이다.

(한국경제신문 1994년 10월 27일자).